[이슈] 대우조선해양 “불법파업 해결해주세요”...경찰청 앞서 ‘배를 짓고 싶다’ 호소
[이슈] 대우조선해양 “불법파업 해결해주세요”...경찰청 앞서 ‘배를 짓고 싶다’ 호소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2.0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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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절실한 호소, “선박 생산 중단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박두선 사장, “도크 점거, 직원폭행 등 무법행위 바로 잡아 달라”
“1도크 무단 점거 등 누적 피해금액 6월 말까지 2800억원 달해”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직원 서른 명이 11일 아침 6시부터 서대문 경찰청 앞에 모였습니다. 경찰청으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한 달여가 넘는 하청업체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수천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현실을 담은 호소문을 전달하고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섭니다.

직원들은 “배를 짓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불법파업 막아주세요”, “우리 도크를 돌려주세요!” 등의 문구가 적혀 있는 피켓을 들고 호소문 천여 장을 출근하는 경찰 관계자 등에게 전달했습니다. 하청업체의 불법 파업이 장기화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호소문 배포 등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을 이어 나간다는 구상입니다.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직원들이 11일 오전 6시부터 경찰청 앞에 모여 불법파업 중단을 호소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직원들의 절실한 호소, “선박 생산 중단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직원들이 경찰청에까지 간 이유는 하청업체 소속 직원들의 불법 파업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존폐에 가까운 위기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배포한 호소문에는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사내 각 협력사를 대상으로 ▲노조 전임자 인정 ▲노조 사무실 지급 ▲임금 30%인상 ▲상여금300% 인상 등 실현 불가능한 요구사항을 내세우며 조선소의 핵심 생산시설인 도크를 점거하고 생산을 방해하는 불법 행위를 장기간 벌이고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은 “대주주를 포함한 채권단 지원과 직원 협력사 등의 희생으로 살아남았다”면서 “이제 회생과 경영정상화를 통해 국민의 혈세로 지원된 빚을 갚아야할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러면서 “2만여 명의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의 노력이 단 100여 명의 하청지회의 불법행위로 인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안호균 서울사무소 재경본부장은 “임직원이 이렇게 한마음으로 호소문을 들고 나온 것은 그만큼 전면 중단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결해달라는 절실함 때문”이라면서 “조기에 이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으면 인원을 더 늘려 호소문 배포 등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사무소 직원들은 우선 12일까지 경찰청 앞에서 호소문을 전달한다는 계획입니다.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지난 7일 경남 옥포조선소에서 기자회견을 불법파업 행위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우조선해양]

◆ 박두선 사장, “도크 점거, 직원폭행 등 무법행위 바로 잡아 달라”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지난 7일 경남 옥포조선소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불법 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박 사장은 “수년간 이어져온 불황으로 일감 부족의 어려움을 겪던 와중에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선박 계약해지, 생산 인력 부족, 글로벌 공급망 위축 등 동시 다발적으로 악재가 발생하는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며 “지난해에는 1조7000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도 강재 상승으로 인해 4700억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위중한 전환기에 거통고조선하청지회는 불법 파업을 강행했고, 그 과정에서 직원 폭행과 에어 호스 절단, 작업자 진입방해, 1도크 점거, 물류 적치장 봉쇄 등 무법적 행위를 자행했다”며 “이들의 모든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법질서를 바로 잡아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등이 11일 서울 경찰청 앞에서 불법파업 수사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전달했다. 
[사진=배석원 기자]

◆ “1도크 무단 점거 등 누적 피해금액 6월 말까지 2800억원 달해”
하청지회의 불법 파업에 따른 피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진수 지연으로 하루 매출 감소는 약 260억원, 고정비는 6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6월 말까지 누적된 피해액만 2800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인도 일정 미준수로 생긴 지체보상금까지 더하면 지연 금액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하청지회가 파업을 시작한 시점은 지난달 2일부터입니다. 1도크를 점거한 것도 지난달부터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5개의 도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중 1도크가 불법파업으로 점거 당하면서 현재 사용을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1도크가 거의 한 달 넘게 사용하지 못하면서 앞서 발주 받은 해외 선사 유조선 4척의 건조도 지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선박들은 지난해 상반기 미주와 유럽지역에서 수주를 따낸 선박으로 계약 금액은 4800억원에 달합니다. 이 중 한 척은 지난달 18일 진수를 앞둔 상황이었는데 도크가 점거되면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창사 이래 날씨 때문에 진수가 지연된 적은 있어도 파업 등의 이유로 진수가 안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면서 “현재로 추산했을 때 지연 배상금은 130억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파업 장기화로 대우조선해양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하청지회는 임금인상과 단체교섭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협상 대상은 협력사와 노조원이 풀어야할 사항으로 대우조선해양이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사 가운데 하청지회에 속해 있는 협력사는 22개 정도입니다. 1도크에는 현재 7명의 노조원이 파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 중 철제 구조물에 스스로 들어가 있는 하청지회 부지회장은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우리는 살고싶습니다”는 문구를 구조물에 써 붙이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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