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저축은행, 금리인상·다중채무자·PF부실 '3중고에 끙끙'
[이슈] 저축은행, 금리인상·다중채무자·PF부실 '3중고에 끙끙'
  • 김하슬 기자
  • 승인 2022.1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 금리 인상으로 커지는 이자 비용
- 다중채무자·새출발기금도 큰 부담
- 시장 침체로 부동산PF 부실 우려 

저축은행업계가 기준금리 인상, 다중채무자 관련 위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의 3중고로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자산건전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 금리 인상으로 커지는 이자 비용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크게 치솟으면서 저축은행들도 잇따라 예·적금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있습니다. 시중은행과의 금리 격차가 좁혀지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로, 저축은행에는 큰 부담입니다.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저축은행 특성상 수신금리 인상은 곧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저축은행중앙회 집계를 보면 1년 만기 금리가 5%를 넘기는 상품은 62개입니다

더블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이 연 5.60%로 최고 금리를 제공 중입니다. DB저축은행의 정기예금과 HB저축은행 회전예금 상품이 연 5.50%로 뒤를 이었습니다. 시중은행 상품도 적지 않은 금리를 제공합니다.

이미 4%대 금리를 넘긴 상품들이 여럿 있습니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은 4.60%(최대 0.95%포인트 인상), NH농협은행은 ‘NH올원e예금’을 통해 4.60% 금리(최대 0.5%포인트 인상)를 제공합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과 우리은행 ‘우리 WON플러스 예금’은 각각 4.55%(최대 0.8%포인트 인상)와 4.52%(최대 1%포인트)입니다. 이처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금리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이 증가하는 등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며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면서 업무 효율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다중채무자·새출발기금도 큰 부담

시중금리 상승으로 다중채무자 관련 리스크도 더욱 커졌습니다. 김석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시중금리 상승 및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런 우려가 현실화되면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금융업권 간 위험의 전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차주의 신용도가 낮아,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더욱 높습니다.   

또 그는 "전체 여신 내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개인신용대출 부문의 경우 자산건전성이 시중 유동성 축소 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며 "2021년 말을 저점으로 연체율도 소폭 상승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지난 4일부터 본격 시행된 새출발기금 역시 저축은행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됩니다. 새출발기금은 정부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대상 채무조정 프로그램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중·저신용자의 채무를 조정해 주기 위해 도입됐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원금을 최대 80% 감면하는데, 채무 조정 대상에 저축은행 고객이 상당수 포함된 상황입니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새출발기금로 인한 타격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있다”며 “아직 시행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는 중이다"고 전했습니다.

◆ 시장 침체로 부동산PF 부실 우려 

부동산 경기 침체 역시 큰 위험 요소입니다. 올해 상반기 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 등 저축은행 업계 상위 5개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총 2조8042억원입니다.

지난해 동기(1조9133억원) 대비 46.6% 증가한 규모입니다. 저축은행별로 보면 OK저축은행은 9521억원입니다.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 9134억원, 웰컴저축은행 6361억원, 페퍼저축은행 1621억원 순입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407억원이었던 부동산PF 대출 잔액이 1년 새 1621억원으로 298.3% 급증했습니다. 올해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21.1%에서 10.8~14.8%로 강화했습니다.

그러자 저축은행들이 부동산 대출을 확대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석우 연구원은 "저축은행 여신포트폴리오 특성상 자산건전성 지표의 방향성이 부동산 경기와 밀접하게 연동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저축은행의 부동산PF 대출 건전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여러 악재들 탓에 저축은행업계도 대응 방안을 찾는 데 분주합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용절감이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들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며 "디지털 활성화를 통한 비용절감이나 또는 CSS 고도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저축은행이 받고 있는 대출총량규제가 완화된다면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조금이라도 안정적인 영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