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SPC 불매운동 확산에 애먼 가맹점만 피해... 파리바게뜨 매출 50% ‘뚝’
[이슈] SPC 불매운동 확산에 애먼 가맹점만 피해... 파리바게뜨 매출 50% ‘뚝’
  • 박주연 기자
  • 승인 2022.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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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경기도 평택의 SPC 계열 SPL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온 오프라인에서 SPC그룹 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한 지 이틀 만인 23일 또 다시 SPC 계열사인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근로자의 손가락 절단사고가 발생하면서 더욱 확산되는 양상입니다. 시민단체와 대학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불매운동에 일반 시민들까지 가세하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SPC그룹의 진정성 없는 대국민 사과가 오히려 악화된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면서, 사과나 재발방지 약속을 넘어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경영 쇄신 방침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SPC 불매운동 확산에 ‘빠바’ 가맹점 매출 평균 50% 하락

SPC 제품을 구매하지 말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경기 평택시 SPC 계열 SPL제빵공장에서 근무하던 20대 노동자가 빵 소스 배합 작업 중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SPC가 다음날 바로 공장 라인을 재가동하면서 논란을 키웠습니다. 여기에 연이어 23일 SPC 계열사인 샤니 제빵 공장에서 40대 근로자 A씨가 손가락이 끼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SPC 불매 리스트' 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불매운동 목록에는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삼립, 파리크라상, 샤니, 쉐이크쉑, 라그릴리아 등 SPC그룹이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 약 20여개가 올랐습니다.

문제는 잘못은 본사가 저질렀는데 불매운동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애꿎은 가맹점주들이라는 점입니다. 특히나  파리바게뜨 가맹점주가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한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는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를 통해  “인명 사고가 발생한 뒤 이틀까지는 매출이 괜찮았는데, 그 이후부터 평일 수,목 매출은 40% 깎였고, 이번 주말 매출은 60%나 하락했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가맹점주도 "객수는 최소 50명은 줄었고, 매출도 사건 발생 후 매일 손해보면서 운영하고 있다"면서 "산재는 발생할 수 있지만 본사가 대처를 미흡하게 해서 직격탄 맞은 건 가맹점주들이다"고 울분을 토했는데요. 그는 "무분별한 가맹점대상 불매운동은 사실상 소상공인을 죽이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을인 가맹점입장에서는 손실보상 해달라고 그랬다간 가맹계약해지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 허영인 회장 사과가 역효과 불렀다..."진정성 없는 사과에 공분"

전문가들은 사망사고 이후 SPC그룹의 부적절한 태도가 문제를 더 키웠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SPC의 대국민 사과에 대해 “사측이 안전 진단 등을 거론했지만 직원이 사망한 건데 직원들의 고충을 들어 인력 보충이나 공정 위험성 등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이 없어 직원을 존중하는 마음이 드러나지 않는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면서  “노사관계 문제를 안고 있고 먹을거리라는 직접적 위협을 더한 SPC에 대해 소비자들은 격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며 "다만, 지금의 문제가 가맹점을 앞세워서 해결될 문제는 아닌 만큼 불매운동이 답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참여하지 않는다고 비방하는 행동도 간혹 있는데, 참여자들의 자발성을 인정하고 조금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도 SPC 사과의 진정성을 문제 삼았는데요.

서 교수는 "SPC그룹은 그동안 포켓몬 빵으로 굉장히 매출이 늘면서 주목받았던 회사"라면서 "베이커리의 삼성과 같은 기업으로 생각했던 회사가 원시적인 사고가 터졌는데, 진정성 없는 애매모호한 사과로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으니 소비자들이 더욱 화가 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가맹점주 뒤에 숨어선 안 돼...확실한 대책 내놓고 근본적인 변화에 나서야"

애꿎은 피해를 호소하는 가맹점주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불매운동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민들은 '#SPC불매', '#멈춰라SPC'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이들은 SPC 브랜드를 대신해 이용할 수 있는 브랜드 목록도 함께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날 오전 기준 트위터에는 'SPC 불매' 트윗이 5046건이, 인스타그램에는 1000개가 넘는 태그가 올라왔습니다. SPC 본사 앞과 대학가 등에는 대자보도 붙었습니다.

전문가들은 SPC그룹이 불매운동 대응에 중점을 둬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은희 교수는 "가맹점을 앞세워 본사가 뒤에 숨는 비겁한 모양새를 취해서는 안 된다"면서 "식품기업은 먹거리에 대해 소비자가 조금의 불안이라도 가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생선 공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등 후속 대책을 확실히 내놓아야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교수도 "최근 갑질 이슈가 부각되면서 요주의 기업이었는데 이번에 이런 상황이 터지니까 악덕 기업 이미지가 되어버렸다"면서 "ESG 경영이 메인이 되는 시대변화를 최고 경영자가 잘 인식하고, 근본적인 변화에 나서도록 해야한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팍스경제TV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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