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정부 '수산물 소비 독려'에 힘 보태는 경제계...일부선 우려 목소리도
[이슈] 정부 '수산물 소비 독려'에 힘 보태는 경제계...일부선 우려 목소리도
  • 박나연 기자
  • 승인 2023.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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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등 경제6단체 "어민 부담 나눠지는데 경제계가 앞장"
HD현대, 사내식당서 우럭·전복 메뉴 확대...연말까지 100t 전망
'난감한' 급식업계, '불안한' 직장인...우려 시각에도 귀 기울여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수산물 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러자 정부·여당은 기업의 사내식당 등 단체급식에 수산물 메뉴의 확대를 독려하며 수산물 소비 촉진에 나섰습니다. 

이에 대한상의, 경총 등 경제단체들은 물론 여러 기업들이 경제활성화 및 수산업계와의 상생을 위해 수산물 소비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 중 HD현대의 행보가 눈에 띕니다. HD현대는 지난달 22일 수협중앙회, 현대그린푸드와 '어업인 지원 및 어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사내식당에 우럭과 전복 소비를 크게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흐름에 일부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습니다. 당장 급식업체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며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수산물 소비 촉진 운동의 좋은 의도는 이해하지만, 메뉴는 고객사 요청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고객사가 거절할 경우 수산물 사용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안전성'을 이유로 "무작정 수산물을 강제한다면 사내식당을 이용하고 싶지 않아질 것 같다"는 등 부정적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경제계, 행복한 추석 보내기 캠페인 발표문'을 읽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이 '경제계, 행복한 추석 보내기 캠페인 발표문'을 읽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 대한상의 등 경제6단체 "어민 부담 나눠지는데 경제계가 앞장"

경제6단체(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중견기업연합회)는 지난 5일 '다함께 행복한 추석보내기-나부터 실천 캠페인'을 공동 발표했습니다.

6개 실천행동은 ▲국내 여행 ▲국산 농축수산물 선물 ▲구내식당에 국내 수산물 ▲전통시장 ▲대중교통으로 고향방문 ▲고향사랑 기부제입니다. 우태희 대한상의 부회장은 "지역경제와 어민들의 부담을 나눠지는 데 경제계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대한상의는 이 외에도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해 소상공인들을 격려하고 국산품 구매에 나설 예정입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달 28일 '수산물 소비 및 어촌·바다 휴가 활성화 챌린지'를 통해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촌과 어민을 돕고, 침체된 국내 수산물 소비를 촉진하겠다는 의지를 전한 바 있습니다.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우럭과 전복을 활용한 신규 레시피의 품평회가 실시되고 있다. [사진=HD현대]
HD현대 글로벌R&D센터에서 우럭과 전복을 활용한 신규 레시피의 품평회가 실시되고 있다.
[사진=HD현대]

HD현대, 사내식당서 우럭·전복 메뉴 확대...연말까지 100t 전망

HD현대는 그룹 내 17개 계열사가 입주해 있는 판교 글로벌R&D센터를 비롯, 전국 각 사업장에서 운영하는 사내식당 86곳에 우럭과 전복을 활용한 메뉴를 늘려 '어촌 경제 살리기'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룹 내 전체 식수인원(1일 기준)이 약 5만 5000명인 점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예상되는 추가 소비량은 100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우럭과 전복의 소비가 크게 감소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지원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회사 측은 전했습니다.

HD현대는 이를 위해 지난달 22일 수협중앙회, 현대그린푸드와 '어업인 지원 및 어촌 경제 활성화를 위한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수산물 소비 증대를 위한 선한 영향력으로 어촌 경제가 다시 활력을 찾는데 일조한다는 구상입니다.

[사진=해양수산부]
[사진=해양수산부]

◆ '난감한' 급식업계, '불안한' 직장인...우려 시각에도 귀 기울여야

정부의 수산물 소비 활성화 요구에 급식업계는 고민입니다. 업계 측은 메뉴가 고객사 요청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고객사가 거절할 경우에는 수산물 비중을 늘리기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자칫 고객사를 잃게 될 가능성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사내식당을 이용하는 일부 직장인들의 우려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찬반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수산물 안전성'에 불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수산물을 강제한다면, 사내식당을 앞으로 이용하고 싶지 않아지지 않을 것 같다", "지금 당장은 문제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추후에 신체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만큼 아무래도 우려된다", "그냥 외부 식당을 이용하게 될 것 같다"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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