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이치앤비디자인에서 지금 무슨 일이...최대주주 지분 넘긴 김 씨는 누구?
[단독] 에이치앤비디자인에서 지금 무슨 일이...최대주주 지분 넘긴 김 씨는 누구?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4.0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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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치앤비디자인 홈페이지 캡쳐]

라임펀드 사기 공모 혐의 등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전 KB증권 김 모 팀장이 에이치앤비디자인으로부터 취득한 전환사채권(CB)과 신주인수권부사채권(BW)을 활용해 약 110억원 금액을 현금화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공시 내용 등을 토대로 단순 계산했을 때 나온 수치입니다.

김 모 씨는 지난 5일 신 모 씨가 대표로 있는 유콘파트너스에게 자신이 보유한 CB 131만9258주와 BW 65만9629주를 1주당 4548원에 처분했습니다. 김 모 씨가 보유한 197만8887주를 한번에 유콘파트너스에 매도한 겁니다. 판매 금액만 약 90억원에 달합니다.

앞서 김 모 씨는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모두 5차례 걸쳐 (주)제이블디에스 등 기업과 개인에게 자신이 갖고 있던 BW를 장외 매도 등을 통해 약 20억원의 금액을 현금화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간 김 모 씨가 매도한 BW는 43만9753주로 1주당 처분 단가는 4548원이었습니다. 이 같은 거래 내역은 모두 에이치앤비디자인이 공시한 사실에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김 모 씨가 에이치앤비디자인에서 자신이 쥐고 있던 CB와 BW 모두를 매도하며 약 11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하는 데까지 걸린 기간은 약 8개월. 현재는 지분을 모두 매각한 상태지만 지분율로만 따져보면 이 회사의 최대주주까지 등극했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김 모 씨의 에이치비디자인 '주식대량보유상황보고서'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김 씨가 처음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해 6월 13일. 이날 김 씨는 BW 153만 9137주를 장외 매수를 통해 확보했다며 보유비율 10.82%라고 보고했습니다. 보유 목적에 대해서는 단순투자로 기재했습니다. 이후 8월 9일에는 보유비율이 7.97%로 줄었다고 보고했습니다. 앞서 BW 매도를 통한 20억원 현금화가 그 사이 이뤄진 겁니다. 지난해 12월 13일에는 장외 매수를 통해 CB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보유비율이 12.66%까지 확대됐다고 공시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 5일 유콘파트너스에 지분을 전량 매도했는데 지분 변화가 눈에 띕니다. 유콘파트너스가 김 모씨에게 CB와 BW를 장외 매수했다며 밝힌 '주식등의 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보면, 보유지분이 14.49%로 앞서 김 씨가 보유했던 비율보다도 많아졌습니다. 그 사이 지분을 추가 확보해 매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지분 변동에 따라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최대주주도 변경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2월 1일 기준으로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주식 13.19%를 보유한 멘델스리미티즈투자조합이었습니다. 앞서 김 모씨가 지난해 13일 12.66% 지분을 공시했던 것을 보면 사실상 2대 주주까진 올랐던 것이고, 최근 유콘파트너스에 넘긴 물량이 14.49%였던 점으로 봤을 때 일정 기간 최대주주가 됐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그런데 유콘파트너스와 김 씨와의 거래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유콘파트너스는 지난 5일 김 모씨로부터 장외매수를 통해 에이치앤비디자인의 CB와 BW를 매수했습니다. 취득 처분 단가는 1주당 4548원입니다. CB와 BW 모두 유콘파트너스가 향후 주식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해도 에이치앤비디자인의 현재 주가가 전환가액(4548원)보다 낮다는 점입니다. 거래가 이뤄진 지난 5일 에이치앤비디자인의 당시 종가는 3730원이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유콘파트너스 측 입장을 확인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최초 김 모 씨가 장외매수를 통해 확보했다는 BW는 메타버셜그룹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수차례 시도 끝에 연락이 닿은 김 씨는 지인이 있는 메타버셜그룹 통해 BW를 매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씨는 "에이치앤비디자인의 CB와 BW를 확보한 배경에 대해선 순수 투자를 위해 들어온 것이고 경영 참여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분을 매도할 생각이 있었던 시기에 유콘파트너스가 일주일 전 매수의사를 희망하면서 매도하게 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 모씨는 다음 달 22일 오후 2시 서울고등법원에서 라임사태와 관련해 2심 선고를 앞두고 있습니다. 김 씨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한(사기) 등'으로 앞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습니다. 앞서 김 씨는 과거 라임사태 당시 KB증권에서 팀장 직급으로 근무했습니다. 이후 라임사태 등이 터지면서 KB증권에선 자발적으로 퇴사했습니다.

[사진=에이치앤비디자인 차트]

에이치앤비디자인의 내부도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회사 공시 책임자 번호로는 며칠 째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입니다. 회사 내선 번호를 통해 받은 에이치비디자인 한 관계자는 "공시 담당자 최근 퇴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최근 지분 변동 등에 관한 추가 질의를 한 뒤부턴 사내 내선 번호로도 통화 연결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에이치엔비디자인의 최근 주가도 원인모를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1월 11일 종가 기준 3280원에서 12일에는 2435원까지 떨어지면서 25% 가량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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