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쌀 소비 촉진 정책에 맞춰 식품업계가 '가루쌀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빠른 사업 추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새 기술 개발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정부는 이른바 '가루쌀 정책'이 쌀값 안정화와 농가 소득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쌀 소비 촉진 해결책은 가루쌀
28일 통계청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kg으로 전년 대비 약 0.5% 감소했습니다. 1인 가구 증가와 서구식 식습관 확산으로 2014년 이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계속 줄고 있습니다. 2014년 65.1kg이었던 쌀 소비량은 9년 동안 13%가량 줄었습니다.
이에 비해 가공용 쌀 소비량은 지난해 81만7122t으로, 전년 69만1422t 대비 17% 정도 늘었습니다. 2014년 53만 4999t에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쌀 소비 활성화 방안을 찾는 데 이런 변화도 고려했습니다. 바로 가루쌀을 대안으로 내놓은 것입니다.
가루쌀은 전분 구조가 밀과 유사해 제분에 적합한 쌀을 말합니다. 물에 불리지 않고 수확 직후 바로 빻아 가루로 만들 수 있어,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합니다. '바로미2'가 대표적인 품종입니다. 지난해 4월 농림축산식품부는 ‘가루쌀 미래비전 선포식’을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 식품업계 가루쌀 제품들 출시
또 올해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할 기업 30곳을 선정했습니다. 해당 업체에는 최대 3억원을 지원합니다. 가루쌀 활용 신제품 개발부터 시제품 생산, 포장, 소비자 평가, 홍보 등도 지원받습니다. 식품 기업은 25개 사가 선정됐습니다. 면류 부문은 농심, 삼양식품, 농협경제지주, 하림산업 등입니다.
빵류 부문에선 SPC삼립, 성심당 등이 선정됐습니다. 과자류 부문에선 오뚜기라면, 프리믹스 부문에선 사조동아원 등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외식기업으로는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 기업들은 잇달아 가루쌀 활용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농심 '볶음면' ▲오뚜기라면 '라면스낵' ▲하림 '닭육수 쌀라면' 등이 대표적입니다. 삼양식품은 만두를 개발할 예정입니다. 신세계푸드는 식물성 대안유인 '라이스밀크', 한울푸드는 영유아·비건 전용 간식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사조동아원과 삼양사는 '가정용 가루쌀 프리믹스', 성심당은 '마들렌'을 선보입니다.
◆ 지나치게 빠른 사업 추진 우려
사업을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한 식품회사 관계자는 "가루쌀 보급량이 한정적이어서 생산량도 적은 만큼, 향후 상황을 지켜보며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식품을 만드는데 기술을 개발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시장 경쟁력도 따져봐야 합니다. 가루쌀은 수입산 밀에 비해 여전히 비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입산 밀가루 가격은 1kg당 2000원 내외인 반면, 가루쌀은 3000~4000원대입니다. 다만, 농식품부 측은 쌀값 안정화, 농가의 소득 증가, 친환경적 등을 가루쌀 사업의 강점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가루쌀 정책을 펼쳤습니다. 일본 정부는 2009년 ‘미곡의 신용도로의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가루용 쌀을 개발·보급했고, 품질 기준도 설정했습니다. 아울러 가루쌀 소비 확대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실시했고, 쌀 소비를 촉진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