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스토리] “오늘 30분 휴가 쓰겠습니다” “그래? 오케이”...중부발전의 조직문화 혁신가 '혁신에이전트' 이야기
[팀스토리] “오늘 30분 휴가 쓰겠습니다” “그래? 오케이”...중부발전의 조직문화 혁신가 '혁신에이전트' 이야기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4.0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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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에이전트 안에는 '청년이사'와 '혁신링커'가 있다
"30분 휴가 제도는 직원들 모두가 호평..엄지 치켜 든다"
중부발전, FUN 경영은 작년, "올해는 조직화합에 초점"

지난 2022년, 한국중부발전(중부발전)은 기업 리뷰 플랫폼 잡플래닛이 조사한 '일하기 좋은 기업 종합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총점은 8.86점. 2위는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3위는 구글코리아였습니다.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도 아닌 지방에 위치한 발전 공기업인 중부발전이 자유롭고 근무하기 좋다는 유수의 기업들을 다 제친 것입니다. 급여와 복지, 사내 문화 등 전 부문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습니다. 

2년 여의 시간이 지난 현재는 어떨까. 잡플래닛에 접속해 가장 최근에 올라온 리뷰를 확인해 봤습니다. "좋은 동료들과 일할 수 있는 회사다", "공기업임에도 딱딱하지 않은 분위기를 조성하려고 노력한다", “기업 문화가 좋고 정말 다니고 싶은 회사" 등 전·현직 직원들의 긍정적 평가가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최고 점수인 5.0 리뷰도 심심찮게 달려있었습니다. 통상 기업 플랫폼 리뷰는 부정 평가가 많은 게 상례인데 칭찬 일색 리뷰라니, 호기심이 동했습니다.

전현직 직원의 회사 리뷰가 칭찬 일색인 데는 중부발전만의 남다른 노력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중부발전은 끊임없이 젊어지려 하고 있습니다. 소통에 적극적이고, 변화를 시도하는 데에도 주저함이 없습니다. 공기업은 딱딱하고 유연하지 않을 것이란 고정관념을 내부 젊은 직원들이 깨나가고 있는 겁니다. 국정과제혁신부 소속 '혁신에이전트'가 그 중심에 서 있습니다. MZ세대 중심의 젊은 직원들이 바꿔나가는 중부발전의 '혁신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신서천발전본부 전경 [사진=한국중부발전]

◆ 혁신에이전트 안에는 '청년이사'와 '혁신링커'가 있다
지난 18일 혁신에이전트를 만나기 위해 충남 서천군에 있는 신서천발전본부를 찾았습니다. 이날은 혁신에이전트 구성원의 정기 회의가 있는 날입니다. 매월 1회 열리는 정기회의는 혁신에이전트 구성원이 각자 속해 있는 발전본부를 순회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조직에는 '청년이사'와 '혁신링커'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별도로 중부발전 사장과 함께하는 '북클럽'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는 6명의 구성원이 함께 했습니다.

청년이사 민수지, 최광제 주임, 혁신링커 한규민, 박성훈 차장, 국정과제혁신부 임한나, 이강진 차장이 그들입니다. 연차는 3년차부터 14년차까지 다양했습니다. 직군도 사무, 건축, 발전 등으로 다르고 근무지도 저마다 달랐습니다. 유일한 공통점은 ‘중부발전 혁신’이라는 목표를 위해 한 배를 탔다는 점입니다.

국정과제혁신부가 하는 일은 무얼까. 국정과제혁신부 임한나, 이강진 차장이 입을 열었습니다. "국정과제혁신부는 회사 내에 조직 화합이라든지 어떤 기업문화 개선을 위해 다양한 혁신 과제를 시행하고 있는 부서고요", "매년 임기가 1년입니다. 청년이사와 혁신링커 따로 1년에 1번씩 지원을 받아서 선발된 직원들과 활동하고 있습니다", "청년이사는 3년차 이상, 혁신링커는 7년차 이하면 지원할 수 있습니다". 과거 경영혁신부에서 지금의 국정과제혁신부로 명칭이 바뀐 건 2022년이라고 했습니다. ▲청년이사 ▲혁신링커 ▲북클럽이 국정과제혁신부 안에서 운영 중이고 같은 해부터 '혁신에이전트'라고 통합해 불리기 시작했습니다.

혁신에이전트 구성원이 정기회의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중부발전]

◆ "30분 휴가 제도는 직원들 모두가 호평..엄지 치켜 든다"
이 중 가장 오래된 활동 역사가 있는 건 청년이사들. 2013년 6월 청년이사 1기가 출범했고 지금은 11기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 활동한 청년이사만 140여 명이 넘습니다. 청년이사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4직급의 직원으로 구성된 젊은 리더 단체입니다. 발전사의 개선할 점을 발굴하고, 실제로 경영진 회의에도 참여해 고치고 추가할 점을 요청하는 등 실제로 발전사에서 많은 것들을 바꾸고 있습니다. 현재는 14명이 뛰고 있다고 했습니다.

유연근무제, 법인카드 처리 절차 간소화, 사내망 사우 찾기, 직급·직군 간 호칭 문화 개선, 업무 비효율 가지치기, 30분 단위 연차휴가 제도 도입 등 청년이사들의 제언으로 적용된 사례만 30여 가지가 넘었습니다. 최근 호평을 얻고 있는 제도는 30분 휴가 제도. 한규민 차장은 "정말 최근에 직원들이 손가락 치켜드는 것 중에 30분 단위 휴가 제도가 있다"며 소개했습니다. "저희가 하루 연차가 보통 8시간이라고 쳤을 때 그 휴가 하루를 30분 단위로 나눠서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원래는 연차 또는 반차에서 하나 더 추가되면서 특히 육아를 병행하는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했습니다. 부장 등 고연차분들은 불편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쯤. 한마디를 덧붙였습니다. "처음 안건을 올렸을 땐 사실 저항이 있었어요. 시스템적으로 가능하겠냐, 관리가 되겠냐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지금은 조직 관리부장님들도 오히려 좋아하세요. 임직원들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으니 좋아하고요". 

혁신에이전트 구성원 6명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중부발전]

청년이사의 목소리는 사장, 부사장에게까지 직접 전달되는 만큼 힘이 있습니다. 2016년 입사한 한 차장은 "오늘도 본부장님 회의를 저희가 혁신에이전트로서 참석한 것처럼 부사장님이나 사장님과의 어떤 대화의 장이 열리는 게 많이 있다"면서 "제언할 때도 부정적인 피드백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회사 문화를 바꾸는 것에만 치중하는 건 아닙니다. 놓치고 지나간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민수지 주임은 "저는 보령 발전본부 소속인데, 사용 연한이 다 돼서 제1발전소가 폐지 됐거든요. 몰랐는데, 그때 당시 폐지할 때 행사를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코로나19 상황이었기에. 그래서 그때 계셨던 분들을 다시 모아서 당시에 어떻게 활동하셨는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라든지 등의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담아서 사보로 제작해서 노하우를 전수하고 남기는 활동도 했다"고 했습니다. 단순히 몇 명 직원들만 알고 끝나는 게 아니라 사보를 통해서 전 직원에게 알리는 소식통 역할도 한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지난 10여 년간 청년이사들이 중부발전에 제안한 아이디어만 320여 건이 넘습니다.

마음톡톡 시스템 설명 [자료=한국중부발전]

◆ "마음 톡톡이 왔어요"..."부장님, 대화할 때는 친절하게"
혁신링커들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2021년에 출범한 혁신링커는 올해 4기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회사 좀 다녀봤다’는 차장급으로 꾸려져 있습니다. 저연차 시각으로 바라보는 청년이사들과는 달리 이들은 실무에 더 도움 되고, 직군 간 그리고 사업소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신입사원가족 안심편지 발송, 갑질 근절 소통 실천 서약, 가족 초청 Fun-Up 캠핑 시행, 마음톡톡 시스템, 초급간부 직군전환 제도 등 청년이사 못지않게 활동적으로 중부발전에 새로운 문화와 제도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했습니다. 

박성훈 차장은 "3직급 차장부터는 간부라고 하는데, 이하 직급과 간격을 해소하고 그 격차를 잡아주고자 해서 혁신링커라는 이름으로 저희가 출범을 했고요 저희도 청년이사와 같이 조직 문화 개선과 관련된 아이디어도 내지만 직원과 간부들 간 간극을 해소할 수 있는 이런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달라고 하자, '마음 톡톡 시스템'을 소개했습니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칭찬이나 또는 신고는 아니지만 경고성 의미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메일을 발송하는 것"이라며 "익명 상태로 1:1로 바로 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9월 도입한 마음 톡톡시스템 이야기가 나오자, 저마다 한 번쯤은 사용해 봤다는 듯이 술술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정형화된 문구가 있어요. 그 문구를 골라서 칭찬할 수도 있고, 배려를 해 달라"고 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누가 보냈는지, 어느 부서에서 보냈는지는 전혀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예를 들면 '신속한 업무 처리 감사합니다', '대화할 때는 친절하게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와 같이 메일을 보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긍정의 메일은 기분을 좋게 만들지만, 주의성 메일을 받으면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혁신에이전트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한 달에 3번 정도 발송이 가능한데, 초반에 인기가 매우 좋았고 지금도 칭찬 위주로 많이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주의성 메일을 받아도 인사 점수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그들의 이야기입니다.

혁신에이전트 구성원이 정기회의 모습 [사진=한국중부발전]

◆ 중부발전, FUN 경영은 작년, "올해는 조직화합에 초점"
청년이사, 혁신링커 활동에 발 벗고 나서는 건 비단 회사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만은 아니라고 했습니다. 청년이사를 마치고 차장이 된 후 혁신링커에 지원한 한규민 차장은 배우는 것이 많다고 했습니다. "청년이사로 활동할 때 배운 게 많다"면서 "회사에 안건을 내면 어떻게 어떤 절차를 밟아가며 열매를 맺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 차장도 "다양한 직군과 다양한 사업자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니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다"면서 "또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경영진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현업에 반영되는 것을 보고, 그것을 직원들이 좋아해 주는 걸 보면서 이렇게 조직이 유연한 문화로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발전사 직원들이 모였을 때 "중부발전이 제일 빠르게 변하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을 때에도 뿌듯함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이 말을 특히 체감하는 이도 있었습니다. 2011년에 입사한 임 차장은 "제가 신입사원 때랑 지금이랑 비교해 봐도 확실히 문화는 많이 달라진 것 같다"며 "불과 10년 사이인데도 제도적 부분도 바뀌었고, 직원들도 굉장히 자유로워진 표현을 쓰는 걸 보면서 조직문화가 많이 유연해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중부발전이 달라지고 있다는 건 경영진이 열려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경영진 분들도 저희 청년이사, 혁신링커의 목소리를 많이 들으려고 하신다"면서 "세대 간 해법을 저희의 의견을 통해서 듣고 싶어 하시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작년의 중부발전의 추진 과제가 'FUN경영'이었다면, 올해 추진과는 '조직화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혁신에이전트들의 포부도 물었습니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가정이 평안해야 모든 일이 잘 풀리듯 조직 내의 화합과 편안함이 있어야 미래주도의 혁신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저희의 노력이 중부발전의 큰 줄기가 되길 바랍니다", "공기업인 만큼 나라 정부 정책을 떼려야 뗄 수 없거든요. 그 시기마다 화두가 되는 이슈를 저희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던져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그 문화가 사내에 정착했으면 좋겠습니다, "중부발전이 기업 정보 플랫폼에서 근무 만족도 높은 호평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했으면 좋겠고요. 중부발전의 긍정적인 조직 문화를 더 많이 퍼지게 하고 싶습니다". "중부발전과의 인터뷰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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