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들이 너도나도 상장지수펀드(ETF) 새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시장 점유율 경쟁도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이달에만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이 ETF 브랜드를 바꿨습니다. 하반기 중 우리자산운용도 새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만큼 상품명을 통한 마케팅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시장 트렌드를 따른 새 ETF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에게는 옥석 가리기가 필요합니다.
◆ "거세진 ETF 새 이름 열풍"...RISE‧PLUS‧WON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ETF 브랜드명을 기존 ‘KBSTAR’에서 ‘RISE’로 8년 만에 바꿨습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브랜드 변경은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KB자산운용 ETF 사업 방향과 브랜드 전략의 전면적 개편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노후자금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급속히 늘어나는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화자산운용 역시 15년 만에 ‘ARIRANG’에서 ‘PLUS’로 ETF 명을 교체했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은 2009년 ETF 시장에 진입한 뒤 고배당주, 방산 ETF 등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한화자산운용은 ‘PLUS’ ETF 출범과 함께 양보다 질적인 상품 개발·운용에 더 집중할 방침입니다. 우리자산운용도 ETF 명을 'WOORI'에서 'WON'으로 하반기 중 변경할 예정입니다. 상장 ETF 9개의 명칭도 함께 바꿀 전망입니다. 우리금융그룹의 대표 브랜드명과 같은 이름을 사용해 시너지를 내려는 것입니다.
◆ 치열한 ETF 점유율 경쟁..."너도나도 리브랜딩"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브랜드명을 바꾸면서 시장 점유율에 점차 균열이 생길 전망입니다. ETF 시장이 150조원으로 커졌지만, 1~2위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가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판도를 바꾸려는 중위권 운용사들의 도전이 만만치 않습니다.
KB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신한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이 3~6위권으로 꼽힙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 ETF 브랜드명을 'KINDEX'에서 'ACE'로 교체한 후 간접적으로 점유율을 높인 것으로 평가됩니다. 신한자산운용도 2021년 'SMART'를 'SOL'로 바꾼 뒤 점유율을 점차 확대해 왔습니다.
다른 운용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4월 하나자산운용은 ‘KTOP’에서 하나금융그룹 브랜드인 ‘1Q’로 변경했습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한 KCGI자산운용도 기존 ‘MASTER’에서 ‘KCGI’로 브랜드명을 변경한 바 있습니다. 키움자산운용도 연내 브랜드 새 단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개인 대상 마케팅 중요"...상품 옥석 가리기 필요
이처럼 ETF 브랜드명을 경쟁적으로 바꾸는 것은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좋은 상품을 출시해 운용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개인투자자를 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마케팅과 홍보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국내 시장은 순자산 규모에 비해 종목 수가 많아 브랜드 이미지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상품과 브랜드가 어우러져 시장에 각인돼야 이름을 바꾼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운용사들이 지나치게 시장 유행을 따라간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지난해 2차전지가 떠오르자 ETF 시장에서도 2차전지를 테마로 한 상품들이 늘었고, 최근에는 인공지능(AI) ETF 상품군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최병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와 반도체 등 특정 테마가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지만, 테마 ETF 투자 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당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