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전기차 캐즘’ 악재 만난 K-배터리...‘전고체·ESS’서 활로 찾는다
[이슈] ‘전기차 캐즘’ 악재 만난 K-배터리...‘전고체·ESS’서 활로 찾는다
  • 임해정 기자
  • 승인 2024.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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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3사, 2027~2030년 전고체배터리 상용화 
글로벌 ESS 시장, 2035년까지 163% 성장 전망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고전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수요 둔화 현상)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잇단 전기차 화재 사고도 소비자의 전기차 구매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배터리 3사는 이처럼 겹친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제품보다 성능을 강화한 다양한 차세대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습니다. 화재 위험이 적은 '전고체 배터리'와 고성장 중인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가 그것 입니다. 국내 배터리업계가 ‘전고체·ESS’ 배터리 개발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삼성SDI가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해 전고체 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을 공개했다. [사진=임해정 기자]

◆ 배터리 3사, 화재 위험 적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 박차
잇단 전기차 화재로 배터리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화재 위험이 적은 전고체 배터리가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 중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꼽히는 삼성SDI는 2027년부터 전고체 배터리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는 목표입니다. 삼성SDI는 전고체전지 계열 중 높은 이온전도, 양산 적합성 등이 강점으로 꼽히는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할 방침입니다.

지난해 SDI연구소 내에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S라인'을 준공하고 같은 해 6월부터 시제품을 생산했습니다. 파일럿 라인에서 시제품 양산을 통해 일부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했으며 양산 관련 협력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3월에는 '인터배터리 2024'에 참가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자랑하는 900Wh/L 전고체배터리 양산 준비 로드맵을 처음 공개했습니다.

손미카엘 부사장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전고체 샘플 단계에서 개발 로드맵상 계획했던 성능 수준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하반기에는 생산 공법 확정과 일부 초기 시설 투자를 진행하고 크기·용량을 확대한 다음 단계 샘플을 생산·공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K온도 대전 배터리 연구원을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전초 기지로 활용키로 하고 총 4700억원을 투자해 차세대 배터리 파일럿 플랜트와 글로벌 품질 관리센터(G-VC)를 신설할 계획입니다.

내년 파일럿 라인이 구축되면 2026년 초기 단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생산하고 2028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에너지 밀도를 930Wh까지 높여 주행 거리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황화물 전고체 배터리 완성차를 공급할 계획입니다. SK온은 2021년 솔리드파워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전고체 배터리 공동 개발을 진행해왔습니다.

가장 먼저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뛰어든 LG에너지솔루션은 고분자계와 황화물계 전고체전지를 동시에 연구 중입니다. 리터당 650Wh 고분자 전고체 배터리를 2026년 상용화한다는 방침입니다. 에너지 밀도를 두 배 끌어올린 900Wh 이상의 황화물 전고체 배터리는 2030년 양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애리조나주 ESS 일러스트. [사진=LG에너지솔루션]

◆ 35년까지 163% 성장 ESS 시장도 위기 극복 좋은 기회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ESS시장은 235기가와트시(GWh)로 전년보다 27% 성장하고, 2035년에는 618GWh까지 16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처럼 친환경 에너지 사용 확대로 커지는 ESS시장도 배터리업계는 위기 극복의 좋은 기회입니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ESS 매출 성장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됐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4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8.7%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2분기보다는 2배 이상(129.5%) 늘었습니다. 매출 역시 6조87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했지만 전 분기보다는 11.6% 증가했습니다. 북미 배터리와 전력망을 중심으로 한 ESS 부문에서 출하량이 증가한 덕분입니다.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력망을 중심으로 한 ESS 매출 성장 등으로 전 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말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동안 ESS 포트폴리오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국내 배터리사 중 리튬인산철(LFP) ESS 개발을 가장 먼저 완료하고, 지난해 12월부터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중국 난징 공장의 ESS 생산라인을 일부 LFP배터리로 전환해 내년까지 14GWh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 애리조나주에 3조원을 투자해 총생산 규모가 16GWh에 달하는 ESS용 LFP 배터리 생산 공장도 건설 중입니다. 해당 부문 매출을 5년 내 5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설정했습니다. 

올해 6월에는 주택용 ESS 신규 브랜드 '엔블럭'(enblock)을 공개했으며, 재생에너지 전력망 통합관리 전문 사내 독립기업 에이블(AVEL)을 출범시켜 제주를 중심으로 ESS를 활용한 전력망 통합관리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 밖에 한화에너지가 추진하는 '아틀라스ESS 프로젝트'에 ESS용 배터리 공급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북미 지역 내 전력망용 대규모 물량을 요구하는 고객들과 적극적인 공급 논의를 진행하는 등 안정적 매출 창출을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 공급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며 "2025년 내 ESS 미국 양산 추진을 통해 북미 시장 내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유럽시장에서는 기존 EV 생산 라인의 ESS 라인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SDI도 ESS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습니다. 삼성SDI는 지난해 말 ESS 사업 확대를 위한 전담 조직인 'ESS Business팀'을 신설했습니다. 2026년부터 전력용 ESS 제품에 들어갈 배터리 라인업에 LFP 배터리를 추가하고,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배터리와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ESS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지난해에는 차세대 ESS 모델 삼성 배터리 박스(SBB) 1.5를 공개했습니다. SBB는 20피트(ft) 컨테이너에 하이니켈 NCA 배터리 셀과 모듈, 랙 등을 설치한 제품으로 전력망에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SBB 1.5는 내부 공간 효율화로 총 5.26㎿h(메가와트시) 용량을 구현했으며 컨테이너 단위 에너지밀도가 기존 제품 대비 37% 향상됐습니다.

SK온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ESS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높은 차량 충전 사업용 ESS, 선박용 ESS 시장 등도 개척해 향후 ESS 전용 라인 확보를 통해 매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증대할 계획입니다. 일각에서는 SK온의 주력인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NCM) 생산역량을 중심으로 ESS용 배터리가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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