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국내 기자재 업체와 해외 동반 진출 확대 위해 노력할 것”
산업부·전기협회 중심으로 전력 기자재 해외 전시회 통합 운영 추진
"작년 전력 기자재 수출액이 116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이젠 13대 수출 산업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은 4일 서울 무역보험공사 중회의실에서 열린 'K-그리드 수출 얼라이언스 킥오프 회의'에서 전력 기자재 산업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 실장은 "최근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가스 발전소와 같은 전력 인프라 투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이제는 전기가 없이는 단 1시간도 살 수 없고, 전기 없이는 산업 발전도, 경제 성장도 이뤄낼 수 없는 전기의 시대가 이제 본격적으로 활짝 열렸다"고 강조했습니다.
킥오프 회의 현장에는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와 한국전력공사(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부 및 공공기관을 비롯해 전력·건설 민간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해 수출 의지를 다졌습니다. LS전선과 대한전선,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일진전기,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GS건설, 현대건설 등 9개 민간 기업이 회의에 참여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지난해 12월 출범한 얼라이언스의 첫 번째 전체회의입니다. 산업부는 글로벌 시장 대규모 전력(인프라) 수요를 활용한 우리 기업들의 시장 진출 기회 모색 등을 위한 차원에서 킥오프 회의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K-그리드는 전선류와 변압기, 차단기 등 전력기자재를 비롯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각종 솔루션을 포함합니다.
◆ 대한전선·HD현대일렉트릭·효성중공업, 미국 전력 시장 공략 가속화
정부와 기자재·EPC기업의 연대와 협력을 강화해 세계 전력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을 쏟겠다는 방침입니다. 기업들도 '해보자'는 의지가 강합니다. 임익순 대한전선 에너지부문장은 "지금 신재생에너지나 인공지능(AI) 등으로 에너지 트렌드가 바뀌면서, 전력의 트렌드도 많이 바뀌고 있어서 케이블 분야가 상당히 많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대한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시장을 노리기 위해 이미 진출해 있던 상황이고 일정 부분은 이제 활성화 단계로 진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도 미국 수출에 집중합니다. 양재철 HD현대일렉트릭 전력영업 부문장(전무)은 "현재 전력 시장이 쇼티지(Shortage) 상황인 만큼 공략하기는 좋은 상황이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유니버셜 테리프(Universal Tariff, 보편관세)가 우려가 되는 상황이지만 전략을 세워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어느 수출 시장을 노리고 있냐는 질문엔 "미국 전력 변압기 시장을 보고 있고 데이터센터도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미국 외에는 유럽과 중동 시장까지 세 군데가 수출 쪽으로는 가장 중점"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연규찬 효성중공업 그리드 솔루션 상무도 "저희는 지금 미국에 가장 집중하고 있다"면서 "작년 미국 법인에서만 매출 1조 5000억원 정도를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연 상무는 이날 'K-그리드 수출 얼라이언스'가 더 중요해진 이유에 대해선 "해외 프로젝트들이 대규모로 바뀌고 있고 정부나 한전 등과 협력할 때, 어떤 보증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현지 고객한테 어필할 때 중요해지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효성중공업은 미국 외에도 인도와 유럽 시장에서의 사업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 한국전력 “국내 기자재 업체와 해외 동반 진출 확대 위해 노력할 것”
한전도 기업들과 그리드 분야 해외 동반 진출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서근배 한국전력 해외원전사업부사장은 "그간 축적된 역량이 있기 때문에 그리드 분야 해외 진출을 위해 지금 역점적으로 전략을 세워서 추진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전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한 4조원 넘는 규모의 해저 송전망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지금도 건설을 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국내 기자재 업체들이나 국내 기업들 동반 진출도 같이 하고 있고, 이제는 국내 그리드쪽 기자재 업체나 관련 기업들하고 동반 진출을 확장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동반 진출을 기대하는 건 건설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임종대 GS건설 인프라 그리드사업부문장은 "이번 회의를 통해서 여러 기회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며 "전체적으로 이렇게 모이는 것도 처음이고, 요즘은 EPC(설계·조달·건설)도 전체적으로 턴키(Turnkey) 형태로 장비 업체와 협업해서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킥오프 회의가 그런 면에서 긍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킥오프 회의는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됐습니다. 1세션에선 허진 이화여대 교수(기후에너지공학)가 '글로벌 그리드 시장 동향 및 전망'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고, 2세션에선 K-그리드 전략 후속 과제 이행 및 향후 계획 등이 논의됐습니다. 이 자리에는 전기협회와 전기연구원,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참여했습니다. 이후 3세션에선 한전과 남부발전,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국제협력 과제 발굴 주제와 관련해 짧은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 산업부·전기협회 중심으로 전력 기자재 해외 전시회 통합 운영 추진
한편 산업부는 지난해 12월 3일 'K-그리드 글로벌 진출 전략 발표'하고 이후 수출지원기관·업계와 협의해 '2025년 수출 진작을 위한 지원방안'을 구체화한 바 있습니다. 우선 무역보험공사는 작년 하반기부터 적용 중인 변압기와 전력케이블 등 수출기업 단기보험 한도 우대(최대 2배), 보험료 할인(최대 20%)을 올해도 지속 제공하고, 지원 품목을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또 그간 기관별로 산발적으로 운영되던 전력망‧기자재 관련 해외 전시회를 산업부‧전기협회가 중심이 되어 통합 운영‧관리해 참여기업 모집부터 홍보부터 성과 관리까지 일원화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 창출에 힘쓸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실장은 “K-그리드의 글로벌 시장 진출은 단순한 수주 확대를 넘어 국가 전력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중요한 기회”라며 “공기업이 이끌고 탄탄한 기술력을 보유한 민간 기업이 동참하는 팀코리아 체계를 통해 K-그리드를 원전을 잇는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확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