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원전, 현대건설,삼성물산 'JV' 수주...두산에너,한전KPS 곧 계약
IAEA, 세계 가동 원전 3기 중 2기 ‘30년 넘어’…원전 MRO 시장 열리나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체코 신규 원전 수주가 현지 법원 제동으로 일시 중단된 가운데 K-원전 MRO(설비개선·유지보수) 사업이 먼저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 새로 짓는 원전보다 앞서 기존 원전 정비 사업에서 역량을 입증하겠다는 것이다. 대상지는 동유럽 국가 루마니아다.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 본격 사업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수원과 시공 관련 건설기업 관련 부서 직원 수십명도 루마니아 현지에 파견돼 있는 상태다.
◆ 유럽 원전 MRO 첫 발…한수원, 루마니아 CANDU형 원전 시설개선 총괄
한수원은 지난해 12월 19일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NN)로부터 '루마니아 체르나보다(Cernavoda) 1호기 설비개선사업 계약'을 따냈다. 이 계약은 한수원과 캐나다 원전 기업인 캔두 에너지(Candu Energy), 이탈리아 안살도 뉴클레어(Ansaldo Nucleare) 컨소시움으로 참여했고 이들 3사 모두가 주계약자다. 사업 기간은 2030년 6월 중순까지다.
한수원은 체르나보다 1호기 기기교체와 인프라 시설,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등 원전설비 개선사업 총괄 자격으로 계약했다. 캔두 에너지는 원자로 사업 영역을, 안살도 뉴클레어는 터빈 발전기 계통 부분에서 각각 사업을 진행한다. 총 사업비 2조8000억원 중 한수원의 수주 금액은 1조2000억원 규모다.
루마니아 콘스탄차주 체르나보다 1호기는 CANDU형 중수로 원전으로 1983년 3월 착공해 1996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이번 설비개선 사업을 통해 해당 원전 수명을 30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는 상업 운전 이후 1억2700만MWh 전기를 공급했고 이는 루마니아 전체 전력 소비량의 9%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루마니아 원전, 현대건설,삼성물산 'JV' 수주...두산에너,한전KPS 곧 계약
이번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과 마찬가지로 계약은 선두에서 한수원이 따냈지만, 공사 진행은 국내 여러 기업이 함께한다. 한전KPS, 두산에너빌리티, 현대건설, 삼성물산이 주요 기업으로 참여하고 이외에도 국내 원전 기자재 수출 관련 중소기업들도 협력사로 나선다.
신규 원전을 짓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핵연료를 공급하는 한전원자력연료나 체코 원전에서 설계를 담당하는 한국전력기술 같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체코 신규 원전 '팀코리아'와 동일한 구조다. 이 사업의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두 기업은 'HS'라는 합작법인(JV)을 만들어 한수원과 지난 4월 계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은 사업부지 내 출입 통제 인프라와 교육 시설,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공사 착수는 이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 초를 예상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한전KPS 등 관련 기업 관계자들은 "아직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관련 계약한 수주 건은 없다"고 전했다. 두 기업의 계약은 올 상반기 중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설비개선 수주 공시가 진행되면 한전KPS는 원자로 압력관 교체와 150개에 달하는 주요 설비 개보수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는 국내 월성 원전과 동일한 노형(CANDU-6)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증기발생기 습분분리기 교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기발생기 습분분리기는 터빈으로 공급되는 증기에서 습분을 제거하여 터빈을 보호하기 위한 설비다.
◆ IAEA, 세계 가동 원전 3기 중 2기 ‘30년 넘어’…원전 MRO 시장 열리나
노후 원전 설비개선 사업은 한수원 등 ‘원전 팀코리아’ 기업들에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1호기처럼 설비개선 수요가 커지고 있는 추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2024 세계 원자력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원전은 413기이며, 이 가운데 약 3분의 2가 30년 이상 운전된 노후 원전이다.
루마니아 원자력공사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2007년 10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체르나보다 2호기 역시 2027년부터 설비개선을 논의할 수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2호기 노형도 1호기와 마찬가지로 CANDU-6다. 원전 업계도 이번 1호기 설비개선 작업이 추가 수주로 이어지는 중요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편 체코 정부는 한수원과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계약을 사전 승인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향후 가처분 내용이 마무리되면 즉시 계약이 가능하게 한 조치다. 이외에도 양국은 원자력과 첨단산업 분야에서 총 14건의 협약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포괄적 협력을 다졌다. 또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의 성공 추진과 제3국 공동 진출 및 추가 2기 건설 협력도 공고히 했다. 양국 산업부 장관은 ‘한-체코 배터리 협력 양해각서(MOU)’도 맺어 향후 유럽연합(EU) 배터리법의 공동 대응력도 강화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