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민경미 기자] 미국의 50번째 주 하와이, 미국이지만 여전히 ‘하와이’로 불리는 그 섬.
하와이에 붙는 수식어는 그 외관만큼이나 화려하다. '무지개 주', '지상의 낙원'이라 불리는 하와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허니문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와 19시간의 시차가 있는 곳, 분명 저녁 비행기로 떠났는데 도착하니 그날 아침인 곳이 하와이다.
시간을 거꾸로 여행하는 것같은 착각이 들게 만드는 하와이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야자수다. 야자수 길을 따라 가다보면 꿈과 낭만과 젊음과 바다를 만날 수 있다.
공장이 없어 파란 하늘과 맑은 공기를 지닌 하와이에선 무지개가 흔하다. 요트나 크루주를 타고 바다에 나가 푸른 바다나 산에 뜬 무지개를 바라본다면 그 경이로움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올 것이다.
대자연이 주는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은 도시에선 결코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기에 사람들은 더욱 열광하는 것이 아닐까싶다.
낮에 와이키키 해변을 가면 서핑과 부기보드를 즐기는 이들과 한가롭게 모래찜질을 하거나 선탠을 하며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조깅을 하는 사람들, 맛집을 찾아 다니는 미식가, 쇼핑에 심취한 사람들, 스노쿨링과 스카이다이빙 등 액티비디를 즐기는 사람들 등 저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하와이를 즐긴다.
서핑마니아들이 즐겨찾는 오하우 섬의 북쪽에 위치한 노스쇼어는 겨울에 가야 파도의 위용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끊임없이 밀려오는 파도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강렬하다.
4층 건물만큼이나 높은 파도를 자유자재로 다루며 열정을 불태우는 서퍼들, 그들에게 집채만한 파도는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라 삶의 일부분이다. 어떤 책에서 “파도가 없는 바다는 더 이상 바다가 아니다”라고 했듯 움직임 없이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우리네 삶도 그와 비슷한 것 같다. 파도가 없는 바다가 존재하지 않듯 시련이 없는 삶 또한 없다. 파도타기를 하다 넘어져 물에 빠져도 또 다시 패들링을 하며 파도를 향해 전진하는 서퍼처럼 인생 또한 장애와 난관을 극복해야만 한뼘 더 성장할 수 있는 듯하다.
석양이 물드는 해변가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한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해질녁 아름다운 태양과 구름, 바다를 그들의 마음 속에 담는다.
하와이를 담은 칵테일 한 잔을 마시며 전통춤인 훌라춤 공연을 보는 사람들, 바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고즈넉한 밤바다를 관망하는 사람들을 제외하곤 하와이의 밤 문화는 우리나라처럼 시끌벅적하지 않다. 나이트클럽은 관광객의 전용이고 현지인들은 바에서 가볍게 술 한 잔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금요일 밤 8시면 힐튼 하와이언 빌리지 옆에서 불꽃놀이 쇼를 한다. 물론 우리나라 여의도나 부산 불꽃놀이에 비하면 그 규모나 시간적인 면에서 한참을 못미치지만 이국땅에서 보는 불꽃놀이는 사람을 설레게 하는데 충분하다.
특히 옆의 꼬마들이 “원더풀”, “점핑” “뷰티풀” “판타스틱” 등을 외치며 감탄하는 소리를 들으면 ‘아 내가 지금 하와이에 있구나’를 실감하게 한다.
불꽃놀이가 끝나면 썰물이 빠지듯 그 많은 인파가 모래사장에서 일제히 사라진다. 내일의 삶을 위해 긴 휴식에 들어가는 것이겠지.
참, 와이키키엔 노숙자가 정말 많다. 1년 내내 여름이기 때문에 동사할 걱정이 없어 본토에서 일부러 보낸다고 한다. 하와이의 월세는 가히 살인적이다. 월 100만원짜리 단칸방은 정말 몸만 누일 수 있을 정도다. 월 150만원에서 200만원은 돼야 그냥저냥 살 수 있는 집이다.
남성보다 여성 노숙자가 많은 이유는 여성의 월급이 남성보다 낮기 때문이라고 한다. 밤이 되면 쓰레기통을 뒤지는 노숙자를 보며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다’는 자연의 이치처럼 인간 세상에도 똑같은 이치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하나의 하와이를 놓고 관광객이 보는 하와이, 현지인이 보는 하와이, 노숙자가 보는 하와이는 다 다를 것이다.
하와이 여행길에서 한국에서 살다 이민을 가서 상인이 된 이들을 만났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들에게 하와이는 '파라다이스'가 아닌 '삶의 터전'일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자가 맛본 하와이의 달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들의 하와이에는 인생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다 녹아있었다.
기자에겐 서울 또한 그런 곳이다. 희로애락이 공존하는 도시. 어찌 기쁘고 즐거운 인생만이 인생이겠나. 하와이를 다녀와서 서울이 더욱 사랑스러워진건 애(哀)와 마주할 수 있어서 있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