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美세이프가드 발동..흥분한 정부&담담한 기업
[분석] 美세이프가드 발동..흥분한 정부&담담한 기업
  • 이형진
  • 승인 2018.0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WTO 제소..승소 가능성 높다"
조현수 한화큐셀코리아 대표 "WTO제소 실효의문..고민돼"

[팍스경제TV 이형진 기자]

     앵커> 자. 그럼 이번에는 보도국 이형진 기자와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 관련 해서 짚어보는 시간 가져보겠습니다.

이형진 기자. 미국의 긴급수입제한조치, 세이프가드로 인한 산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깁니다?

 

기자> 일단 정부 대책 발표와 언론보도만 보면 그렇죠.

 

그래서 좀 면밀히 취재를 해봤습니다. 우선, 세탁기부터 얘기를 해보죠.

 

미국 대통령 트럼프가 싸인 한 우리 세탁기에 대한 추가 관세가 120만대 기준으로 그 이상 수입하면 50% 관세가 더 붙는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 LG전자와 삼성전자가 팔고 있는 1500달러 이상 하이엔드 제품군의 대미 수출물량이 120만대 이하입니다.

 

대략 100만대 수준인데요.

 

그 얘기는 바꿔 말해, 미국기업 월풀이 팔고 있는 저가형 세탁기는 수익성도 나쁘기 때문에 엘지 삼성에게는 크게 의미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세이프가드 발동으로 인한 추가관세로 긴급 대책회의를 하고 몇 번씩이나 정부 대책을 발표할 정도로 호들갑 떨 일은 아니다, 이리 말하고 싶습니다.

앵커> 그럼 태양광은 어떤가요? 일부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태양광 기업인

한화큐셀이 세이프가드 직격탄을 맞을 것이다라는 보도도 있습니다?

 

기자>  그렇죠. 그리고 실제로 한화큐셀코리아 조현수 대표가 기자들 앞에서 "정부와 함께 WTO 제소를 검토하고 있지만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고민이 많다"고 발언하면서 기사들이 쏟아졌습니다.

 

그래서 한화큐셀 내부사정을 좀 알아봤는데요.

 

한화큐셀은 미국의 세이프가드에 대해 담담한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한화그룹 고위관계자랑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때문에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를 견뎌낼 충분한 내구성을 갖춘 상태라고 합니다.

 

이를 토대로 조현수 대표의 말을 복기해보면요.

 

‘우리정부가 WTO제소하자’는 요구에 ‘고민이 많다’는 뜻이 내포돼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앵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승소가능성에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WTO제소하는 것 자체에 우리기업들은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얘기군요?

 

그럼. 트럼프의 발언, 세이프가드가 우리기업들 공장 유치를 위한 전략이라는 얘기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기자> 네. 일단,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미국에 세탁기 공장 세우는 것은 서로 큰 의미가 없습니다.

 

세탁기 공장을 미국 내 세우는데 돈이 그렇게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요. 거의 완전 자동화로 돌아가는 현지 공장에서 고용되는 미국인들의 숫자도 많지 않다고 합니다.

 

하지만, 블루칼라를 등에 업고 당선된 트럼프에겐 글로벌 기업 삼성 LG의 공장을 유치했고, 또, 고용까지 이끌어냈다는 내용은, 국내 정치 선전전 콘텐츠로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그런데요. 한화그룹, 한화큐셀의 입장은 다릅니다.

태양광 공장을 미국에 지으려면 최소 1조5천억원에서 최대 3조원까지 소요됩니다. 미국 정부의 그 정도 비용을 보전할 수 있는 보상이 없다면 태양광 공장을 지을 이유가 없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의 정책 자체가 오락가락하는데다, 아메리카퍼스트만 외치고 있으니까 한화 입장에서는 더욱 신중한거죠.

 

게다가, 우리정부는 실효성도 불투명한 WTO 제소를 같이 하자고 하니까, 자칫 긁어부스럼만 만들 가능성 때문에 고민스러운 상황이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앵커> 자. 그럼. 정부는 왜 긴급 대응책을 만들고 난리를 치고 있는 걸까요? 정부,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정부가 트럼프의 소위, 미친개 전략에 말려든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미FTA 재협상을 앞두고 김현종 본부장이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나선 상태잖아요?

 

그 와중에 세이프가드가 발동된 겁니다. 그런데 앞서 살펴봤듯, 우리 기업들이나 수출경제에 큰 부담이 없는 상태입니다.

 

 

트럼프 정부가 모를까요? 바로 자신들의 카운터파트인 한국정부의 대응 수준을 체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그래서 나옵니다.

 

김현종 본부장은 WTO제소 뒤 승소를 자신하고 있어요.

 

그런데 말이죠. 트럼프는 자신들이 만든 WTO 탈퇴하겠다는 얘기까지 하는 판국에, WTO제소 뒤 승소가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겁니다.

 

오히려, 우리 정부는 현황을 잘 파악하고 기업들의 차분한 대응을 주문할 필요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처럼 한미FTA 협상 당사자인 김현종 본부장이 나서서, 우리기업들을 앞세워 실효성도 없을 WTO제소 같은 것 말고,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한마디로, 미국이 던진 잽에 우리 정부가 어퍼컷을 맞은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 미국은 더 강한 카드로 우리 정부와 기업들을 흔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 김현종 본부장과 우리 정부 통상관계자들은 기억해야 할 겁니다.

 

앵커 마무리> 지금은 정중동, 통상교섭에 있어 문재인 정부의 묵직함을 보여줄 때다. 이런 얘기군요. 보도국 이형진 부국장과 얘기 나눠봤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