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업 불확실성 논의, 입찰 단계서 고려했어야”
산업은행 책임론..,“호반건설에 사전설명 부족”
‘호반건설 반대’ 대우건설 노조 “차라리 다행이다”
[팍스경제TV 권오철 기자]
(앵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포기 의사를 밝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해외 손실에 대한 불확실성이 매각의 발목을 잡았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권오철 기자와 나눠봅니다.
권 기자,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포기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인가요?
(기자)
네. 호반건설은 오늘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대우건설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그에 앞서 호반건설은 산업은행 측에 매각 포기 의사를 전달했다고 합니다.
지난달 31일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불과 9일 만에 발생한 이변입니다.
(앵커)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등 무성한 말을 남기며 매각이 성사되는 분위기였는데요. 호반건설이 갑작스럽게 인수 절차를 중단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호반건설 측은 이틀 전인 6일부터 언론보도를 통해 대우건설 해외플랜트 부문에서 수천억 손실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당혹해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어 어제, 대우건설이 지난해 실적 발포에 모로코 발전소 현장에서 발생한 점정 손실 3천억원을 4분기 실적에 포함시키자, 호반건설 경영진은 당혹감을 넘어 심각하게 사태를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당초 업계는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을 7천억대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4천억대로 이익이 대폭 축소된 것입니다.
호반건설 한 고위 관계자는 팍스경제TV에 “해외사업에 대한 잠재적 손실까지 감안한다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면서 “향후 방향이 어떻게 될지 장담 못하겠다”고 알려왔습니다.
이후, 어젯밤 호반건설 M&A 팀장이 산업은행 측과 긴급회동을 가졌고, 이 자리에서 최종적인 매각 포기 결정이 나온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결국, 호반건설의 인수포기는 해외사업의 예상치 못한 손실 발생에 대한 우려때문이라고 이해해도 될까요?
(기자)
맞습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6년 7천600억원대 빅배스 즉, 대규모 부실 반영을 단행했습니다.
그런데 1년 만인 지난해 4천200억원대 손실이 해외사업에서 발생했고요.
이 중 모로코에서 발생한 손실 3천억원은 호반건설이 매각 입찰 때까지도 인지하지 못했던 갑작스런 액숩니다.
뒤늦게 발생한 대규모 손실액에 호반건설 측은 ‘신뢰 문제’로 인식했습니다.
호반건설 M&A 관계자는 “내무적으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의 우발 손실 등을 접하며, 과연 우리 회사가 대우건설의 현재와 미래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단적으로 모로코에는 발전소가 2기가 있습니다. 이중 1호기에서 자재 문제가 발생해 정유가 새는 상황에서 자재를 교체하는 작업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2호기에도 같은 자재가 쓰였기 때문에 언제 동일한 손실이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대우건설은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약 20개국에서 해외사업을 진행 중이기 때문에 호반건설로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권 기자, 건설사의 해외사업 손실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 불확실한 손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입찰 단계에서 가만했어야 했던 것 아닌가요?
(기자)
상식적으로 그렇긴 합니다. 해외사업에 손실은 대우건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사업에 비중이 있는 건설사를 인수할 때는 그만한 손실을 떠안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대우건설 인수기업은 지분 매각 금액 외에도 손실을 커버할 자금력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호반건설 측은 인수 금액으로 알려진 1조6000억원까지만 준비하고, 이 같은 대규모 손실은 미처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해외사업 경험이 없는 호반건설은 차치한다 해도 수년간 대우건설을 이끌어온 산업은행은 사전에 호반건설에 이런 불확실성에 대해 설명이 했어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이다. 산업은행 측의 책임론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산업은행 측은 모로코 손실에 대해 실적발표 전까지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이런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수 주체인 호반건설에 적절히 안내해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최소 1조6000억원만 보고 호반건설에 대우건설 지분을 넘기는 결정을 한 것도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결국, 매각 결렬이란 성적표를 받은 산업은행 측은 오늘 오후 늦게 “호반건설과의 M&A절차를 공식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앵커)
마지막 질문입니다.. 지금까지 호반건설의 인수를 반대하던 대우건설 노조 측은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노조 측은 “차라리 다행이다”는 입장입니다.
“호반건설이 인수한 후에 이런 일이 터졌으면 어떻게 할 뻔 했냐”는 겁니다.
아울러 대우건설 측은 “임직원들이 동요없이 근무에 충실하고 있다”면서 “향후 일정에 대해선 산업은행 측의 결정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대우건설 매각이 향우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권 기자, 잘 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