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금융감독원의 분담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이 거액의 분담금을 내면서 금감원이 감독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종훈(민중당·울산 동구)의원은 이번 분담금 논란에 대해 "금융감독의 자율성이나 독립성은 그것이 어떤 주체에 대한 것이냐가 문제"라며 정부나 정치에 대한 독립성보다 피감기관으로부터의 독립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실에서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금융기관의 분담금은 총 2921억원인데, 이 중 11%에 이르는 320억8000만원을 삼성그룹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감독기구가 자기 운영 예산의 많은 부분을 내고 있는 대상을 편견 없이 감독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분담금 논란은 감사원이 올해 초 금감원 기관운영감사에서 금융감독 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불거졌다. 금감원의 감독 분담금이 부적절하게 증가해 이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담금관리기본법상 부담금은 재화 또는 용역의 제공과 관계없이 특정 공익사업과 관련해 법률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부과하는 조세 외의 금전지급의무를 말한다. 즉 기본적으로는 국가에서 부담해야 하는 경비다.
현행법상 금감원은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그에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금융기관(피감기관)에 감독 분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 1999년 금감원 출범 당시 548억원이던 분담금은 올해 2921억원으로 늘어 전체 수입예산의 79.7%를 차지한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전환하려고 나섰고,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모두 반기를 들고 나선 것.
금융위와 금감원은 금감원의 분담금은 수수료 성격이 강하고, 부담금이 되면 금감원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손상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주장하는 자율성과 독립성은 정부·정치로부터의 자율성과 독립성일 뿐 거대 자본, 즉 분담금을 내는 피감기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감독 분담금을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감독 서비스의 대가로 간주하고, 이를 통해 감독기구가 운영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국제통화기금INF)의 논리"라며 "국가의 역할을 축소하고 자본의 이해를 우선하는 이른바 신자유주의 이념에서 나온 것으로 꼭 따를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IMF는 1997년 외환위기의 주요 요인 중 하나가 정치적 영향에서 독립되지 못한 금융 감독체계에 있다고 봤다. 따라서 새로운 금융감독기구는 운영과 예산의 자율성, 그리고 충분한 권한을 갖는 독립기구로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행 금융감독기구는 자본의 이해에 포섭되기 쉽다는게 김 의원실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분담금을 부담금으로 전환하느냐 마느냐의 쟁점을 넘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금융감독기구가 수행해온 역할을 냉정히 평가하고 그에 바탕해 금융감독기구의 성격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를 시작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