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은행권 알뜰폰사업 허가에 "알뜰폰사업자 한숨"… 과기부는 뭐했나
[출연] 은행권 알뜰폰사업 허가에 "알뜰폰사업자 한숨"… 과기부는 뭐했나
  • 이유진 기자
  • 승인 2019.0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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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이유진 기자]

[앵커] 최근 은행권에서도 국내 최초로 알뜰폰사업 허가가 떨어지면서 알뜰폰 시장이 대기업 독과점 구조로 갈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가입자 이동, 수익성 악화 등 타격을 우려하는 알뜰폰사업자와 달리 과기정통부는 금융위 쪽으로 책임을 넘기는 모습입니다. 산업부 이유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이 기자, 은행권이 알뜰폰사업을 시작하게 되면 기존 사업자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되나요.

[기자] 네. KB국민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가상이동통신사업자(MVNO), 즉 알뜰폰사업 허가를 받게 되면서 기존 알뜰폰사업자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습니다.

KB국민은행이 가입자 유치에서 기존 이동통신 3사 가입자를 가져갈 것이냐, 알뜰폰 가입자를 가져갈 것이냐의 싸움이 시작된 건데요.

결론적으로, 알뜰폰사업자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알뜰폰을 이용한 소비자들이 알뜰폰에 대한 이해도가 더 높고, 이통 3사 요금제를 쓰던 소비자들은 보조금 대비 알뜰폰 혜택이 많지 않으면 쉽게 이동을 하지 않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입니다.

수치적으로도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이동하는 비율이 더 크다는 사실이 증명됐습니다.

2018년 알뜰폰에서 이통3사로 전환한 가입자는 69만2352명으로 알뜰폰으로 번호 이동한 가입자 56만4501명보다 12만7851명 많았습니다.

[앵커] 알뜰폰 시장이 새롭게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이번 KB국민은행의 알뜰폰사업 허가는 금융혁신지원 특별법인 규제 샌드박스 시행에 따라 이뤄진 것인데요.

하지만 정작 알뜰폰사업자 등 관련 산업 보호를 위해 액션을 취해야 할 과기부는 어쩐지 조용한 모습입니다. 이에 대해 과기부는 금융위에서 의결된 사안이라는 설명만 되풀이했는데요.

[과기부 관계자] : 심의회에 관련 전문가들이랑 관련 부처 담당자들이랑 다 모여서 충분히 회의를 하고 나서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요.

우체국 때 적극적으로 제지에 나섰던 과기부가 이번에는 금융위나 국민은행 등과도 사전 접촉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알뜰폰 사업자들의 한숨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알뜰폰사업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악화에 따른 수익률 저하, 적자 상황까지 모면하기 어려워 보이는데요.

네. 그렇습니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부터 ‘국민요금제’ 등을 선보이며 2~3만원 대까지 통신요금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알뜰폰사업자들은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습입니다.

[알뜰폰사업자/ 익명] : KB가 만든 요금제에 대응해서 적자로 팔면서 대응을 해볼 것이냐, 아니면 포기할 것이냐 고민을 하고 있거든요. 이건 뭐 싸움이 안 되는 거죠. 가입자를 모은들 적자 가입자고, 그렇게 해서 가입자를 모을 거냐 아니면 현재 요금제를 유지해나가면서… 언젠가는 가입자가 계속 빠지겠죠.

현재 알뜰폰사업자의 알뜰폰 요금제 관련 수익은 5% 미만입니다. 이는 도매대가 상한선이 법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인데요.

올해 9월 알뜰폰 도매제공의무제도가 일몰되고, 도매대가 인하 등 정부 정책 또한 불분명해 알뜰폰사업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중장기적으론 알뜰폰사업이 대기업산업으로 재편되고, 수익성 악화에 따라 요금제 또한 다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요.

[기자] 현재 알뜰폰사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5대 5의 구조입니다. 전체 시장으로만 보자면 총 700만명의 알뜰폰요금제 가입자 중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350만명 씩 확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알뜰폰사업자들이 경쟁력을 잃고 수익성이 계속해서 악화될 경우, 알뜰폰 사업은 80% 이상 대기업 산업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큽니다.

업계에서는 가입자를 확보한 일부 대기업에서 다시 요금제 가격을 올릴 가능성 또한 제기하고 있습니다.

[알뜰폰사업자/ 익명] : 일정 기간은 마켓을 유치하기 위해 가져갔다가 그 뒤에는 방향을 바꾸겠죠. 대기업들이 시장을 초토화 시키잖아요. 경쟁자들을 죽여버리는 거잖아요. 경쟁자가 없으니까 유지하다가 일정 시간 지나면 마켓을 가졌기 때문에 자기들이 내부적으로 론칭한 서비스들은 좀 더 비싸게 팔겠죠.

여기에 통신3사 5G 공세에 대한 뚜렷한 대비책 또한 없는 상황이라 알뜰폰사업자들의 난항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앵커] 네. 과기정통부와 알뜰폰사업자 간 대화와 해결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이유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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