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덴셜생명 인수전 후끈...푸본 이어 우리금융도 참여 저울질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후끈...푸본 이어 우리금융도 참여 저울질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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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김수현 기자]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대만계 금융그룹 푸본이 인수전에 뛰어들었고, 우리금융지주의 참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KB금융과 MBK파트너스를 중심으로 한 경쟁 구도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 예비입찰에 참여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본입찰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우리금융의 주력 계열사 우리은행은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인수전 본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이어 푸르덴셜생명 매각 가능성이 제기되자 우리금융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현재 전략적투자자(SI)로서 일부 지분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금융 측도 투자 가능성을 부인하진 않았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 참여에 대해 아직 결정 된 것은 없다"며 "만약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다면 단순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마감된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는 KB금융,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대만계 금융그룹 푸본그룹 등이 참여했다. 예비입찰 참가자들은 실사에 들어간 상태다.

유력 인수 후보인 KB금융은 리딩뱅크를 차지하기 위해 비은행 부문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올해 초부터 생보사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윤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다양한 M&A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회가 왔을 때 과감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었다. 최근에도 생명보험사 M&A를 최우선으로 고려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KB금융은 계열사로 KB생명보험을 갖고 있지만 생보업계 17위로 영향력이 낮은 편이다. 따라서 업계 10위인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해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낸다면 비은행 부문 강화와 실적 향상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KB와 푸르덴셜생명보험이 만난다면'이란 보고서를 통해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한다면 기본적으로 40~50bp의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효과와 4~5%의 주당순이익(EPS) 상승효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단, 가격이 변수다. KB금융은 옛 ING생명 인수전에서 높은 가격 탓에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만약 푸본그룹에 이어 우리금융까지 인수전 참여를 결정하면 매각가는 껑충 뛸 수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MBK파트너스는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 당시 가장 높은 매각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한 뒤 신한금융그룹에 매각해 2조원이 넘는 차익을 거둔 사모펀드다.

문제는 매각 당시 신한금융과 맺은 2년 경업금지 계약이다. 따라서 MBK파트너스는 오는 9월까지 생보사를 인수할 수 없다. MBK파트너스가 입찰 일정을 미루기 위해 경쟁력 높은 가격을 제시했을 거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푸본그룹은 현재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월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나 실사에 착수하지 않아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뒤늦게 실사에 참여하면서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푸본그룹은 2015년 옛 현대라이프생명(현 푸본현대생명)의 지분 48%를 인수하며 국내에 진출했다. 지난해에는 우리금융 지분 4.0%를 4천억원에 사들여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따라서 푸본그룹이 우리금융과 손잡고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모펀드가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할 거란 분석도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당장 개선되는 게 아니므로 금융사가 적극 나서진 않을 것"이라며 "사모펀드 중 한 곳이 인수권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으로 바꾸는 게 선행돼야 하는데 아직 표준등급법을 쓰고 있다"며 "KB금융은 ING생명 인수를 포기했던 만큼 푸르덴셜생명을 고가에 사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아직 인수전 초기 단계이므로 상황을 두고 봐야 한다는 게 정 연구원의 의견이다.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다음 달 19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입찰가는 약 2조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치열한 경쟁 탓에 더 오를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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