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임시 금통위 개최 협의중"… 기준금리 인하할까
한은 "임시 금통위 개최 협의중"… 기준금리 인하할까
  • 송현주 기자
  • 승인 202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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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5%포인트 상회 인하는 어려울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오는 18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맞춰 개최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은이 임시 금통위에서 금리를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은행은 13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임시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은은 “임시 금통위 개최 필요성에 대해 현재 금통위 위원들 간에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예정된 금통위 정례회의는 4월 9일이지만 시장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임시 금통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시장의 관심은 개최 사실 자체보다는 금리인하 시기와 인하 금리 폭이다.

일각에선 한은이 주말 사이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과 오는 17~18일(현지시간) 미 FOMC의 금리 결정을 반영해 회의 일정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시장에선 한국시간으로 19일 새벽 연준이 0.50∼0.75%포인트의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하고, 자금시장 경색까지 나타날 경우 임시회의 일자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한은의 금리인하 폭은 0.25포인트를 넘어서지 않을 거란 분석이 우세하다. 과거 임시 금통위에선 0.50%포인트 이상 금리를 인하하는 ‘빅 컷’이 이뤄졌다. 

하지만 외국인 주식자금이 대거 유출되는 현 상황과 통화정책 여력을 고려할 때 이번에는 0.25%포인트를 상회하는 인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는 17일 국회가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예정하고 있는 점도 한은으로선 고려 대상이다. 재정정책과의 정책공조 효과를 부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화한 상황에서 금리 수준이 크게 내려갈 경우 외국인 자금이탈을 가속할 우려와 급속한 원화 약세도 부담 요인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이달 들어 6조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13일에는 국채선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채권시장에서도 이탈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다.

금리인하 폭이 클 경우 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쏠릴 거란 우려도 나온다. 돈이 더 많이 풀릴수록 생산적인 부문에 유입되기보다는 부동산으로만 쏠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간 한은이 금리 인하를 보수적으로 한 이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기준금리 자체가 이미 낮아 인하 여력도 충분치 않다.

과거 임시 금통위를 열었던 2001년, 2008년과 다른 상황인 것이다. 한은은 '9·11 테러' 직후인 2011년 9월 0.50%포인트를,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0월엔 0.75%포인트를 각각 내린 바 있다.

다만 현 위기 상황에서 0.25%포인트 인하만으론 인하 효과가 부족하므로 0.50%포인트 인하가 필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임시 회의에서 0.25%포인트 인하가 예상된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은 여전히 신흥국인데, 0.50%포인트 인하시 원화 약세와 외국인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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