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프로야구 전 세계적 인기에 '스포츠마케팅 강자' 등극
신한은행, 프로야구 전 세계적 인기에 '스포츠마케팅 강자' 등극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6.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KBO리그’ 세계 최초 무관중 경기 시도…해외 관심 폭발
-신한은행 KBO 상품 연이어 ‘완판’…1조2000억원 규모
- ‘박항서’ 신한베트남은행에 이어 글로벌 마케팅 영역 확대 '주목'
ESPN에서 방송된 NC 대 삼성 KBO 개막전에서 신한은행 모바일 앱 '쏠(SOL)' 엠블럼이 등장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이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의 강자로 평가될 정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전 세계적으로 스포츠 경기가 중단된 상태다. 

그렇지만 KBO리그가 개막하면서, 공식 후원사인 신한은행은 상당한 마케팅 효과를 누리게 됐다. 스포츠 가뭄기에 세계 최초 무관중 리그에 도전한 KBO리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전 세계 스포츠 마니아들의 이목이 쏠리자 신한은행도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며, 글로벌 은행의 초석 쌓기에 집중한다.

◆ KBO리그에 관심 폭발…신한은행 상품도 완판 행진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프로야구 관련 금융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진행중인 KBO리그에 대한 국내외의 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지난 달 개막전에선 잠실과 문학 구장에 다수의 해외 언론이 직접 찾아와 취재하는 이례적인 모습도 발견됐다. 특히 미국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이 KBO리그를 중계하고 있어서다. ESPN을 통해 KBO리그를 처음 접한 야구팬들은 미국에서 볼 수 없었던 한국 야구만의 볼거리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타격 후 배트를 집어 던지는 세리머니인 '빠던’과 고의가 아닌 실수에 고개를 숙여 사과하는 문화, 주심의 개성 있는 삼진콜 동작 등 한국 야구만의 특색이 흥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이 같은 관심은 수치로 증명된다. 지난달 5일 ESPN에서 방송된 NC 대 삼성 개막전은 27만6623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였다. 생방송 시청자 수가 17만3468명, 오후 3시 재방송 시청자 수가 10만3155명이었다.

국내에서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달 개막주간(5~10일) 1경기당 평균 모바일 시청자 수는 150만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해 개막주간(3월23일~29일) 1경기당 평균 시청자 수가 34만명가량이었던 것에 비해 349% 급증했다. 그리고 이런 관심은 신한은행의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리그 시작 전 3월 25일 출시된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은 지난달 초 기준 각각 3만8155좌, 6만1934좌 판매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2000억원을 넘는다.

특히 정기 예금의 경우 출시 10일 만에 5000억원 한도가 모두 소진됐다. 그러자 지난달 1조원으로 한도를 늘려 2차 판매를 시작했고, 또다시 완판됐다.

신한은행 플랫폼에도 방문자 수가 크게 늘었다. 특히 야구팬을 위한 플랫폼 '쏠야구' 내 콘텐츠에 관심이 쏠렸다. 승리 팀을 예측해 맞추면 마이신한포인트를 받는 '쏠픽'에 하루 최대 4만4311명이 참여했다.

전년 대비 238% 증가한 수준이다. 야구 상식에 대한 퀴즈 이벤트인 '쏠퀴즈'도 일 기준 최대 6만3109명이 참여했다. 전년 대비 253%가량 확대된 것이다.

KBO리그를 통한 신한은행의 마케팅 효과가 벌써부터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이 올해 얻을 수 있는 홍보 효과는 지난해 KBO리그 후원을 통해 이끈 2400억원 규모를 훌쩍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KBO리그 공식 후원사로 선정되면서 240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다. 연간 80억원 규모다. 올해는 KBO 후원 계약을 2021년까지 1년 연장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KBO리그가 무관중 경기로 개막됐지만 야구 팬들의 온라인 응원, 해외 130개국 중계 등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내내 KBO와 함께 야구팬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드리고 선수들을 격려해 경기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KBO리그 타이틀 스폰서 조인식에서 진옥동 신한은행장(오른쪽)과 정운찬 KBO 총재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신한은행)

◆ 박항서 신드롬에 신한베트남 수혜…글로벌 영역 확장

과거에도 신한은행은 스포츠의 힘을 빌려 해외 마케팅을 강화한 바 있다. 신한은행은 2018년 신한베트남은행을 통해 당시 최고 인기였던 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을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박 감독을 전면에 내세워 현지 언론에 대대적인 광고를 이어갔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도 큰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하노이와 호치민 공항 등에 큼직한 광고판을 붙였다.

이어 스즈키컵에서 베트남이 우승하면서 신한베트남은행 인지도와 브랜드 가치는 한 번 더 높아졌다. 결국 100만명 남짓했던 신한베트남은행 고객 수는 박 감독의 광고 등장으로 반년 만에 120만명까지 늘었다.

카드 고객도 19만명에서 21만명으로 10% 이상 늘었다. 인터넷 뱅킹 이용자 수도 같은 기간 12만4000명에서 18만명으로 45% 치솟았다. 이번 KBO리그를 통해선 미국 시장의 홍보 효과를 노린다.

현재 신한은행의 10개 해외법인 중에서 흑자 전환하지 못한 유일한 곳이 신한은행아메리카다. 신한은행아메리카는 지난 1분기 10억1200만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KBO리그를 통해 신한은행의 타이틀 엠블럼이 미국 내에 지속 노출되고 있다는 것은 절호의 기회다. 글로벌 은행을 목표로 해외 영역을 확대중인 신한은행의 행보는 빈틈없는 성과를 이끌 수 있다.

물론 미국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마케팅 성과를 이끌어내는 게 쉽지만은 않다. 송출 화면에 신한은행의 명칭이 드러나는 게 아니라 ‘쏠(SOL)’의 엠블럼이 등장하므로, 신한의 정체성을 알리는 데 어려움이 있다.

국내에서는 쏠(SOL)이라고 하면 신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미국에서는 연결고리가 약하다. 또 신한베트남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아메리카의 중심은 소매영업이 아니다.

신한은행은 현재 이러런 부분을 고려해 효과적인 마케팅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계를 통해 노출되는 브랜드 홍보 효과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전략을 구상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미주 지역에 KBO리그가 방송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뜻밖에 광고 효과를 얻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O리그와의 계약 규정 등을 충분히 고려해 해외와 국내를 포괄해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방안을 지속 검토 중이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