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확충을 둘러싼 핵심 쟁점은 저장공간 부족과 주민 수용성 확보다. 한수원에 따르면 한빛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률은 85.3%이며, 기존 습식저장시설은 2030년 포화가 예상된다. 저장공간 확보가 늦어질 경우 원전 운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한수원은 이에 대응해 원전 부지 안에 건식저장시설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건식저장은 사용후핵연료를 전용 저장용기에 넣어 열을 식히며 보관하는 방식이다. 한수원은 관련 인허가를 거쳐 2030년 7월 운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추진은 2023년 한수원 이사회 의결 이후 본격화됐다.
문제는 기술적 필요성과 주민 수용성을 별개로 볼 수 없다는 데 있다. 한수원은 영광군과 고창군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토론회를 열어 저장시설의 필요성, 운영 방식, 추진 일정을 설명하고 있다. 한수원은 건식저장방식이 원전을 운영하는 33개국 가운데 24개국에서 채택됐으며, 자연재해와 항공기 충돌 등에 대비한 규제 기준을 적용해 시설을 설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저장시설의 안전성을 설명하는 것만으로 주민 우려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가동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저장시설의 운영기간과 관리 책임도 장기간 이어진다. 따라서 주민들이 확인할 수 있는 안전 기준과 점검 결과, 사고 대응 절차, 정보 공개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영광과 고창 주민에게는 시설의 필요성뿐 아니라 안전관리의 책임 주체와 사후 관리 방안까지 충분히 공개돼야 한다. 행정과 사업자는 설명회 횟수보다 주민이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와 절차를 제시해야 한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는 저장공간을 확보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2030년 포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일정에 맞춘 시설 확충과 함께 주민이 검증할 수 있는 정보 공개, 독립적인 안전 확인, 지속적인 의견 수렴이다. 사업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이 얼마나 투명하게 진행되는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