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데스크] "힘든 증권사?" 오너·지주사에 고배당
[투데이데스크] "힘든 증권사?" 오너·지주사에 고배당
  • 조강욱
  • 승인 2013.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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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기록한 현대증권, 440억원 '배당''
- 대신증권, 225.5%로 배당성향 1위
- 한국투자, BNP파리파, 부국, 한양증권 등 순
- 오너 최대주주인 증권사 배당성향 높아
- 금융지주, 재벌 계열 증권사도 막대한 배당금
- BNP파리바증권, 배당금 102억원 전액 해외유출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앵커 : 최근 증시만 보면 답답한 분들 많으실 텐데요. 증시 침체로 증권사들의 실적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오너와 지주사에 거액 배당을 해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증권사 중에는 적자에도 수백억 원대의 배당금을 나눠준 곳도 있다면서요?

기자 : 사주와 금융지주가 최대주주로 있는 증권사들이 실적 부진에도 거액의 배당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현금배당을 한 증권사 24곳의 총배당금은 5627억원으로 전년보다 4.2%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 기간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1조6374억원에서 1조1566억원으로 29.4%나 줄었습니다.

특히
은 지난해 21억원 적자에도 현금 444억원을 배당했습니다. 반면 지난해 적자를 낸 다른 대부분 증권사는 배당을 하지 않았습니다.

흑자를 낸 증권사 중 순익 대비 배당금 비율인 배당성향이 가장 높은 곳은
으로 225.5%에 달했습니다. 대신증권은 작년 영업활동으로 172억원 흑자를 내는 데 그쳤지만 387억원을 배당했습니다.

배당성향은 대신증권 다음으로 한국투자증권, BNP파리바증권, 부국증권, 한양증권, 유화증권, 아이엠투자증권, NH농협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등의 순이었습니다.

또 대우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KTB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우리투자증권, 동양증권 등도 20%에서 40% 정도의 수익을 배당했습니다.

앵커 : 증시 침체에도 200%가 넘는 배당성향은 상당히 큰 비율인데요. 특히 오너와 지주사가 있는 증권사의 배당성향이 높았다죠?

기자 : 그렇습니다. 사주나 금융지주가 지분을 많이 보유한 증권사들의 배당성향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대신증권의 최대주주는 이어룡 회장의 아들인 양홍석 부사장입니다. 양 부사장은 6.66%, 이 회장은 1.41%, 이 회장의 딸 정연 씨는 1.03%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순익이 2011년 907억원에서 작년 17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은 56.8%에서 225.5%로 커졌습니다.

부국증권도 순익이 줄어 배당금은 감소했지만 배당성향은 2011년 57.9%에서 작년 68.4%로 높아졌습니다.

부국증권 1대 주주는 김중건 회장, 2대 주주는 동생인 김중광 씨입니다.

신영증권도 원국희 회장, 유화증권은 윤경립 회장, KTB투자증권은 권성문 회장이 각각 최대주주로 배당금 중 상당 부분을 챙겼습니다.

금융지주나 재벌 계열 증권사들도 지주나 계열사들이 막대한 배당금을 가져갔다.

지난해 순익보다 많은 1801억원을 배당한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습니다.

순익의 절반가량을 배당한 NH농협증권은 NH농협금융지주가 68.13%의 지분을 보유했고 산은금융지주는 대우증권의 최대주주입니다.

동양증권은 계열사인 동양인터내셔널이, 삼성증권은 삼성생명보험, 현대증권은 현대상선이 최대주주입니다.

BNP파리바증권은 BNP파리바그룹이 지분 100%를 보유해 102억원의 배당금을 모두 가져갔습니다.

앵커 : 최근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가운데서 이렇게 막대한 배당을 한다는 것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데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 사실 배당은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 중 일부를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투자를 유인하는 요인입니다.

하지만 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보다 당장 사주나 본사의 이익을 위해 고배당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최수현 금감원장은 지난 5월 말 한 행사에서 "경기가 어려울 때일수록 금융사들이 배당보다는 내부유보를 늘려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가 일부 은행만큼 고배당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익 등을 고려했을 때 너무 고배당을 하는 것은 아닌지 체크는 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업계가 모두 고배당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흑자로 전환했지만 배당을 하지 않았고 적자를 낸 한화투자증권, 골든브릿지증권, 리딩투자증권, 맥쿼리증권, 유진투자증권 등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본 기사는 7월 8일 아시아경제팍스TV <투데이데스크>에 방영된 내용입니다. 동영상은 아시아경제팍스TV 홈페이지(paxtv.moneta.co.kr)에서 다시 보실 수 있습니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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