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한화, '비윤리 기업' 꼬리표 떼고 친환경 선도기업으로 '성큼'
[비즈이슈] 한화, '비윤리 기업' 꼬리표 떼고 친환경 선도기업으로 '성큼'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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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인도적 무기' 비난 받는 분산탄 사업 매각…ESG 영향 분석
외부 투자 유치에 용이한 구조 마련…친환경 기업 이미지 제고 효과↑

한화그룹이 친환경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 무엇보다 김승연 회장이 강조해 온 'ESG(환경·사회적책임·지배구조) 경영' 기조 아래 분산탄 사업부 매각에 나서면서 또 한 번의 도약에 나서는 모습이다. 

 

◆ 분산탄 사업 디펜스케이에 매각…'ESG 지표' 개선 목적

[자료제공: 한화]
[자료제공: 한화]

㈜한화가 방산부문의 기존 분산탄 사업을 그룹에서 완전히 떼어냈다. ㈜한화는 분산탄 사업을 물적 분할해 신설한 주식회사 코리아 디펜스 인더스트리(이하 KDI)에 대한 보유 지분 40만주 중 31만2000주를 주식회사 디펜스케이에 78억원에 매각한다고 2일 밝혔다. 매각 후 잔여지분 전량은 KDI 전적대상 임직원들에게 위로금 등의 형태로 지급할 예정이다. ㈜한화 측은 "앞으로 방산 업체 매매와 관련한 정부 인허가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화가 분산탄 사업 매각을 조속히 추진한 것은 ESG의 영향이 컸다. 최근 투자자와 기관들은 기업 경영의 비재무적 요소인 ESG 등을 기업가치 판단의 중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에 국내외 기업들도 ESG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앞 다퉈 ESG 지표를 높이려 노력하고 있다. 

㈜한화 역시 그룹의 핵심 경영 기준으로 ESG를 내세우고 있다. 실제 김승연 회장은 지난달 12일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68주년 기념 사내방송에서 "기업은 경영의 모든 영역에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지속가능성에 대해 평가 받게 될 것이고, 이미 기업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면서 "태양광 사업과 그린수소 에너지 솔루션,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 기술 등 환경을 위한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인도적 무기' 생산 이미지 지워…친환경 기업으로 도약  

김승연 한화 회장[자료제공: 한화그룹]
김승연 한화 회장.[자료제공: 한화그룹]

분산탄은 포탄 안에 또 다른 작은 포탄이 들어가 있는 구조로, 한 번 터지면 광범위한 지역을 초토화시킬 수 있어 대량 살상 효과를 가진다. 이 때문에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분산탄을 '비인도적 무기'로 분류, 분산탄 생산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7년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연기금을 시작으로 스웨덴 연금펀드, 프랑스 연금준비펀드 등 유럽 연기금들이 분산탄 생산 기업에 대한 투자 금지 정책에 동조하고 있다.

그동안 한화도 비인도적 무기를 생산하는 '비윤리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러한 꼬리표는 태양광을 중심으로 친환경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온 한화의 행보에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한화는 이번 매각으로 그동안 국제사회와 비영리기구들이 제기해 온 환경·사회책임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되면서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매각을 통해 외부 투자 유치에 용이한 구조를 마련하게 된 만큼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ESG'가 전 세계 기업들의 새로운 경영 화두로 부상하면서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한화도 과거와는 달리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시대 흐름과 세계적 추세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면, 글로벌 친환경 시장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판단에 선제적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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