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3세 경영 속도 내는 한화그룹, 김동관 '독주' 속 동원·동선도 '전열 정비'
[비즈 이슈] 3세 경영 속도 내는 한화그룹, 김동관 '독주' 속 동원·동선도 '전열 정비'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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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관 사장, 차기 회장 유력…우주 등 그룹 역점사업 두루 관장
동원 '금융'·동선 '레저' 분야서 경영 보폭 확대…후계구도 경쟁 치열

한화그룹이 3세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경영 복귀를 계기로 그룹 내 사업 재편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맞춰 3형제가 '미래 신사업', '금융업', '레저사업'에 각각 자리를 잡으면서 한화그룹 후계구도의 윤곽이 한층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현재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친환경에너지, 우주 등 그룹의 전 사업분야에서 경영 능력을 입증해나가며 독주 체제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차남인 김동원 전무과 막내인 김동선 상무도 금융과 레저사업에서 경영 보폭을 확대하며, 전열을 정비하는 모습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차기 회장 유력…우주 등 그룹 역점사업 두루 관장

(왼쪽부터)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사진: 한화그룹 제공]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일찌감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지명돼 왔다. 지난 2010년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한 김 사장은 10년 만인 지난해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합병으로 태어난 한화솔루션의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면서 차기 경영자로의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과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최근에는 100%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을 흡수합병하며 외형을 확장했다. 무엇보다 한화솔루션은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한화의 경영권 승계에 결정적 역할을 할 회사로 주목받고 있다. 

또 김 사장은 그룹이 핵심사업으로 육성 중인 우주, 방산 등 미래 신사업에서도 존재감을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말 항공·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한편, 같은 시기에 출범한 그룹 내 우주산업을 총괄하고 있는 '스페이스 허브'에서는 팀장을 맡고 있다. '스페이스 허브'는 각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항공우주 관련 핵심 기술을 한 데 모으는 역할을 한다. 

한편 김 사장은 ㈜한화의 전략부문장도 겸직하고 있다. 지분 22.7%를 보유한 김승연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화는 그룹 지배구조상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다. 그룹의 미래 비전 수립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동관 사장이 이미 적통 후계자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태양광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김 사장이 친환경 그린 에너지를 비롯해 우주 등 그룹의 미래 먹거리까지 모든 사업에서 직접 챙기면서 그룹 내 입지를 빠르게 넓혀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동원 '금융'·동선 '레저'…후계구도 경쟁 치열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금융계열사에서 경영보폭을 넓히고 있다. 

현재 김 전무는 한화생명에서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를 맡고 있다. 올 초에는 미래전략, 거버넌스, 해외, 컴플라이언스, 전략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전략부문을 신설하고 부문장에도 올랐다. 

이미 재계에선 김 전무가 향후 그룹의 금융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을 내놨고, 이미 금융권에서도 실력이 충분히 입증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막내 김동선 상무는 형들과는 달리 그룹 내에서 세를 넓히지 못하고 있다.

김 상무는 최근 소속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옮겨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레저그룹장(상무)을 맡았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상무보)으로 그룹에 복귀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진 인사이동이다. 

앞으로 김 상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승마사업 총괄 및 프리미엄 레저 분야 신사업모델 개발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특히 승마사업의 경우 김 상무가 승마선수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김 상무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가 새 둥지를 튼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그룹 내 계열사 중 경쟁력이 제일 약한 데다, 재무상태도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9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 1분기에도 26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19년 이후 3년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신사업 등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상무가 관련 분야에서 전문성을 기르고 있는 형들과는 달리, 차별화된 강점을 갖고 있지 못하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실제 그의 발자취가 이를 방증한다. 

2014년 한화건설에 입사한 김 상무는 당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면세사업 태스크포스(TF)팀을 이끌며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을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폭행 사건 등으로 물의를 일으켜 2017년 퇴사했다. 

이후 독일로 넘어가 요식업 등 개인 사업을 하다 지난해 귀국해 한화에너지에 입사했다. 하지만 또다시 2개월 여 만에 휴직했고, 최근 다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자리를 옮긴 상황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 장례식 당시 김승연 회장이 막내아들 손을 꼭 잡고 공식석상에 나타난 것만 봐도 김 회장이 (막내아들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라며 "하지만 과거 불미스러운 일을 많이 일으켰고, 그룹 내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형들과는 달리 체계적인 경영수업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후계구도에서는 멀찌감치 밀려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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