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수소에 5조원 투입한 효성 "韓수소동맹 통해 퀀텀점프 이룬다"
[이슈] 수소에 5조원 투입한 효성 "韓수소동맹 통해 퀀텀점프 이룬다"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2.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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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그룹이 수소 투자와 관련해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울산에 세계 최대 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구축한 데 이어 그린수소 단지를 조성하는 등 수소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지만, 지난해 발의된 ‘수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늦어지면서 실질적인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 5조원 규모의 수소 투자계획에 자칫 차질이 빚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효성은 현재 추진 중인 액화수소 플랜트 및 충전소 건립 계획 등에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면서도 최근 전남도와 추진 중인 그린수소 생산 사업에는 일정부분 엇박자가 생길 수도 있다고 내심 걱정스러워 하는 분위기 입니다. 이에 효성은 정부와 국회의 입법적·정책적 지원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조현준 회장의 ‘수소 시장 선점’ 의지를 가시화하기 위한 액션 플랜 작동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즉 수소법 개정 지연과는 별개로, 국내 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내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수소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키워가겠다는 플랜B를 내실있게 가동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 효성, ‘수소법’ 국회통과 지연 우려…“수소동맹 통해 사업 강화“

최근 국내 대표 수소기업인 효성그룹이 고민에 빠졌습니다.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핵심 내용을 담은 ‘수소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무기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일각에서는 효성의 5조원 규모 수소 관련 투자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2월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수소법)’을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현행 수소법이 수소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기구, 정책마련 등 선언적 내용만 담고 있다는 점에서 청정수소 중심의 수소경제로 전환을 가속화하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었습니다. 이에 지난 5월 더불어민주당 정태호, 송갑석, 이원욱 의원을 중심으로 국회에서 수소법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개정안에는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그린수소’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기술을 통해 배출량을 최소화한 ‘블루수소’를 청청수소 범위로 포함시킨다는 내용과 ‘청정수소발전 구매의무제도(CHPS)’ 도입과 수소발전 사업의 법적 지원 근거 마련 등 실질적인 수소경제 육성에 필요한 지원책이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수소법 개정안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초까지 네 차례나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입니다. 

이와 관련, 효성그룹은 정부와 국회의 입법적·정책적 지원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국회 수소법 개정안 통과 및 글로벌 수소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수소기업협의체인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내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현재 효성이 추진 중인 액화수소 플랜트 및 충전소 건립 계획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전남도와 추진 중인 그린수소 생산 사업에는 일정부분 차질이 빚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지난해 성명서 발표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활발한 협의체 활동을 통해 개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덧붙였습니다.

 

◆ 효성, 중공업 등 자회사 통해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 ‘속도’

효성 마포 본사 사진. [사진=효성그룹 제공]
효성 마포 본사 사진. [사진=효성그룹 제공]

효성그룹은 각 계열사를 통해 수소의 생산부터 저장·운송, 충전시설 건립까지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에 속도를 내며 탄소중립 전환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효성그룹의 수소사업 관련 직간접 투자 규모는 ▲효성중공업 액화수소 공장 설립 (1조3000억 원) ▲효성첨단소재 탄소섬유 생산 (1조 원) ▲전남 그린수소 생산 (1조 원) ▲수소기업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 액화수소 플랜트 구축 및 액화충전소 보급 (1조2000억 원) 등 총 5조 원에 달합니다. 

수소충전소 사업을 영위하는 효성중공업은 최근 세계적 산업용 가스 전문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손잡고, 세계 최대 규모의 액화수소 공장 건립을 추진 중입니다. 이곳에는 2022년까지 총 3000억 원이 투입되며, 연간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가 생산될 예정입니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연료 탱크 등에 쓰이는 ‘탄소섬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1 수준으로 가벼워 자동차, 스포츠 레저 분야, 우주항공 등 에 이르기까지 철이 사용되는 모든 산업에 적용될 수 있어 ‘꿈의 신소재’로 불립니다. 이에 수소경제 시대로의 전환 과정에서 탄소섬유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회사는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 2028년까지 총 1조 원을 투자해 연간 생산량을 2만4000톤까지 끌어올릴 계획인데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유일의 탄소섬유 생산 기업으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포부입니다.

 

◆ 전남서 그린수소 생산 본격화…“1조 원 투자 계획”

효성의 그린수소 생산 및 유통. [사진=효성그룹 제공]

효성은 최근 국내에서 그린수소 생산도 본격화했습니다. 전남 지역에 총 1조 원을 투자해 그린수소 20만 톤을 생산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장기적인 구상입니다. 회사는 전남 해상의 풍력 발전으로 만든 전기를 분해해 청정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방식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국내 최대 규모인 10MW급 수전해 설비 구축 사업에 돌입할 계획인데요. 효성은 이렇게 생산한 그린 수소를 수도권 등 산업단지가 집중된 지역에 공급하고, 일본 등 일부 국가에도 수출할 예정입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서울 및 수도권, 울산, 창원, 부산 등 주요 산업단지가 집중된 지역에 그린수소를 공급하고, 장기적으로는 해외 일부 국가 수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전남이 해상풍력 사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만큼, 이를 기반으로 그린 수소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올해로 취임 5주년을 맞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그룹 내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더해 수소경제 구축의 핵심으로 떠오른 ‘그린수소’ 생산에 본격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앞세워 퀀텀점프를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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