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노사 대화 ‘물꼬’ 트일까…어깨 무거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이슈] 노사 대화 ‘물꼬’ 트일까…어깨 무거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2.0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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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가전과 모바일 양 축을 담당하는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노조와의 마찰로 회사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입니다. 

한 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가운데 노사는 이달 중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예정인데요. 과연 한 부회장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 삼성전자, ‘노조 리스크’에 시름…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 직면

삼성전자가 ‘노조 리스크’에 시름하고 있습니다. 2021년 임금협상을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삼성전자 내 4개 노조(삼성전자사무직노조·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삼성전자노조동행·전국삼성전자노조)는 공동교섭단을 꾸리고,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간 총 15회에 걸쳐 2021년도 임금협상을 진행했습니다. 

노조는 연봉 1000만 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 25%의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했는데, 사측은 지난해 3월 노사협의회와 합의한 임금인상률인 7.5% 외의 추가 인상은 어렵다며 맞서면서 노조 측 요구를 거절했습니다. 

이에 노조는 지난 달 16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경영진과 노조 대표자가 전격적으로 만나서 논의하고 결정하자”며 “대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전국의 삼성 그룹사 노조들이 연대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파업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 사측, 노조 요구 수용…이달 중 ‘대표이사가 직접 대화’ 예정 

이에 삼성전자는 노조 달래기에 나섰습니다. ‘대표이사가 직접 대화에 나서라’는 노조 측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기로 한 건데요. 

지난 달 사측은 노조에 보낸 공문을 통해 "공동교섭단에서 요청한 대표이사와의 대화에 대해 노사 간 지속적인 소통과 신뢰의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노조 측은 "우리의 '대표이사 직접 대화' 요구에 응답한 사측의 태도 변화를 환영한다"면서 2021년도 임금·복지협상 요구안 44개 중 '급여체계 개선'과 '휴식관 보장' 등 2가지 핵심 요구안을 대표이사와 논의 한다는 계획입니다. 

급여 체계와 관련, 노조는 성과급 지급 기준을 현재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영업이익으로 바꾸고, 포괄임금제·임금피크제 폐지, 기본급 정액 인상 등을 회사에 요구할 예정입니다. 휴식권과 관련해서는 유급휴일 5일 추가와 회사창립일·노조창립일 각 1일 유급화 등을 제안할 계획입니다. 

노조는 “대표이사와의 만남이 새 대화의 시작일지 아니면 더 큰 투쟁으로 이어질지는 전적으로 회사의 태도에 달려 있다”며 “이번 만남으로 노사 모두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 한 부회장, 협상 테이블에 나설 가능성…위기관리 능력 시험대 될 듯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노조 대표단은 이달 중 대화 테이블에 앉게 될 전망입니다. 현재 삼성전자 측은 “면담 참석자 및 구체적인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회사와 노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업계에서는 한종희 부회장이나 경계현 사장 중 한 명이 직접 노조와 협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데요. 특히 한종희 부회장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실제 현재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한종희 부회장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장 부회장 뿐입니다. 지난해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을 맡게 된 경계현 사장의 경우 오는 1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 대표이사에 오를 예정입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노조가 이재용 부회장과 한종희 부회장, 경계현 사장 등이 교섭에 직접 나서라고 요구해왔던 만큼, 이 부회장까진 아니더라도 이 부회장에게 걸맞은 무게감 있는 경영진인 한 부회장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며 “취임과 동시에 한 부회장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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