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현대중공업 조선인력 ‘블랙홀’...조선업계 아우성
[출연] 현대중공업 조선인력 ‘블랙홀’...조선업계 아우성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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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조선업계의 화두는 인력난입니다. 수주는 호황인데, 배를 만들 사람이 부족한 상황인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사 간의 인력유출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국내 빅3 조선사와 중견 조선사들의 이야기인데요. 어떤 내용인지 산업팀 배석원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배기자, 이번 조선업계에 불거진 ‘인력유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지난달 30일이었는데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케이조선, 대한조선 등 이렇게 4개 회사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계열사 3개 회사죠.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서 이번 사태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신고 요지는 부당한 채용 등으로 기업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들은 현대중공업 등 계열 3사가 자신들 회사의 핵심 인력들에게 접근해서 통상 임금보다 더 높은 보수로 유인하고, 일부 인원에 대해서는 서류전형 등을 면제시켜주는 등 특혜까지 지원하면서 인력을 빼내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조선업이 전반적으로 수주가 늘어나는 시기에서 시장 점유율을 단시간에 장악할 목적으로 올해 집중적으로 채용을 진행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핵심 인력이 빠지면서 신고 회사들은 경영활동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공정위 신고를 앞두고 8월 초쯤 만나서 각 사가 취합한 내용을 종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케이조선 등 4개 회사가 인력유출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건데, 어떤 인력이 빠져나갔다는 겁니까.

[기자]
최근에 조선업계가 수주는 호황인데, 현장에서 일할 사람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었는데, 그 내용은 조선소에서 배를 만드는 기술자 등 생산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대상이 다릅니다. 현장 생산근무자가 아니라 본사 소속의 사무직 인력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겁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케이조선 등 신고 회사를 중심으로 확인을 해봤습니다. 이들 세 개 회사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빠져나간 인력은 약 200여 명 이상으로 우선 추산이 됩니다. 삼성과 대우는 각각 70~80여 명 이상, 케이조선도 30여 명 넘게 이직 또는 퇴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현대중공업 계열회사로 이직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겁니다.

어떤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빠져나갔는지 알아보니까 대부분 ’기술생산직’이라고 불리는 직군들이었습니다.
이 중에는 생산계획, 설계, 연구개발, 지원 이런 인력이 포함돼 있는데, 대부분 7~15년차로 알려졌습니다.

각 사별로 유출된 인력 현황이 조금씩 달랐습니다. 삼성중공업 같은 경우에는 ‘생산관리’ 분야가 비중이 크다고 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연구개발’ 분야서 상당수 빠져나갔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을 했습니다. 케이조선 경우는 ‘설계’ 인력이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직업 선택의 자유’는 헌법상에서 보장이 돼 있다 보니까 누구나 일을 하다 보면 이직은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번 사안의 경우는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이 이뤄졌는지가 쟁점으로 보이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공정위에 신고는 들어갔지만 진실 여부는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습니다. 조선4개 회사가 주장한 부당채용 등이 실제로 있었는지를 가려내야 하는 건데, 이와 관련해서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타사로부터 부당한 방법으로 인력을 채용한 사실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경력직 채용의 경우 통상적인 공개채용 절차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경우 조선계열사는 통합 채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상반기와 하반기 두차례 진행을 했고, 올해도 상반기 채용을 마치고 현재 하반기 공개채용을 진행 중입니다. 이외에도 수시채용을 진행하고 있기는 한데, 이것도 평상시 지원자가 아무 때나 원서를 넣는 게 아니라 필요 부서가 채용을 진행할 때 공고를 진행하는 형태라고 그룹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현대중공업 측은 공정위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회사에 통보가 오면 절차에 따라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앞서 신고 내용은 공정위 서울사무소의 서울경쟁과에서 접수가 이뤄진 것은 확인이 됐습니다. 지금은 조사를 맡게될 부산사무소로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제 공정위 조사 결과를 봐야겠지만, 이번 사태로 국내 조선사 간 갈등의 골은 좀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인력유출, 인력이탈 이런 문제를 들여다보면 아무래도 임금 등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엮여 있을 겁니다.
다른 회사로 이직한 개개인을 탓할 수는 없겠지만, 자칫 이런 문제가 우리 조선업계의 악순환의 고리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지금까지 배석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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