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 서울시의 무사안일 행정...유사시 한강 긴급복구 훈련 ‘나 몰라라’
[출연] 서울시의 무사안일 행정...유사시 한강 긴급복구 훈련 ‘나 몰라라’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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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태, 가장 글로벌 이슈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북한의 미사일, 포사격도 있죠. 무력도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안보 불안도 가중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유사시, 우리나라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만약에 한강다리가 붕괴되거나 파괴됐을 때 과연 이것을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취재를 해봤는데, 상당히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문제를 단독으로 취재한 배석원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배기자,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유사시 한강 다리가 피격당하거나 어떤 사고로 붕괴됐을 때 이를 복구할 수 있는 능력이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한강 교량은 현재 31개인데, 이 중에서 유사시 긴급복구하는 교량은 양화, 마포, 원효, 한강, 반포 등 11개 다리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중 일부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가 담당을 하고 있고, 일부는 서울시가 복구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만약 한강 다리가 부서지면, 서울시가 국토교통시행계획에 따라 전시 동원업체에 복구지시를 내리고 동원업체가 자재를 운반해서 복구에 나서는 형태입니다.

그런데 취재를 해보니까 서울시가 10년 넘도록 동원업체들과 교량 복구 훈련을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서울시가 보유하고 있는 전시동원 업체 지정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건설사 18개 기업이 지정 돼 있습니다. 이들 기업은 모두 사전에 국토교통부가 조사를 진행했을 때 유사시 동원업체로 나서겠다고 자발적으로 동의한 기업들입니다.

[앵커] 
10년 동안 아무것도 안했다는 이야깁니다. 무방비라는 얘기가 되겠죠. 그렇다면 전시동원업체 어떤 기업들로 지정돼 있습니까.

[기자]
기업 명단을 살펴보면, DL이앤씨, 대우건설, GS건설, 현대건설, 동부건설 등 이름만 대면 아는 기업들입니다. 기업마다 담당 교량을 지정해 놓고 있었는데요. 가령 DL이앤씨는 천호대교, 잠실대교는 현대엔지니어링, 반포대교는 두산건설. 이런 식으로 정·부로 나누어져 있었습니다. 

원래대로라면, 서울시의 교량 복구 계획에 따라 당장이라도 유사시 이들 기업이 교량 복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하고 있어야 하는 건데, 그간 서울시가 이들 기업과 교량 복구 훈련을 제대로 진행한 적이 없다 보니, 지금 당장 현장에 투입해도 원활하게 교량 복구 절차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인 겁니다.

 *교량별 긴급복구업체
천호대교 : DL이앤씨(정) /대우건설(부)
잠실대표 : 현대엔지니어링(정) /롯데건설(부)
영동대교 : GS건설(정) /DL이앤씨(부)
동호대교 : 대우산업개발(정) /반도건설(부)
한남대교 : 쌍용건설(정) /한라(부)
반포대교 : 두산건설(정) /아이에스동서(부)
동작대교 : SK건설(정) /현대건설(부)
한강대교 : 두산건설(정) /신안종합건설(부)
원효대교 : KCC건설(정) /삼성물산(부)
마포대교 : DL이앤씨(정)  /두산건설(부)
양화대교 : 효성중공업(정) /동부건설(부)

[앵커] 
이 이야기를 들어보면 10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즉 무방비 상태다. 이런 이야기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가 기사가 나가고 나서 어떤 교량, 어떤 다리에는 어떤 건설사들이 해야하는지 저희들이 리스트를 올려놓겠습니다. 유사시 문제가 될 수 있는 건데, 그렇다면 이들 동원업체가 유사시 어떤 자재를 활용해서 교량 복구에 나선다는 겁니까? 

[기자]
그때는 서울시의 비축 자재를 사용 하게 되는데요. LST교량이라고 해서 군부대가 사용하는 교량보다 10미터 정도 더 긴 교량을 사용하게 됩니다. 이 교량은 서울시가 2009년에 14억원을 들여서 구매했던 자재인데, 교량의 형태가 지그재그 모양으로 돼 있습니다. 그래서 트러스트교라고 불립니다. 

교량을 완성했을 때 길이는 70m이고, 하중은 55~60톤 정도 됩니다. 숙련자 21명이 달려들었을 때 72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이 교량을 처음으로 육군 수도방위사령부의 주도하에 설치 시연을 보였는데, 약 19시간 정도가 걸린 바 있습니다. 

이 기록은 군부대가 사전에 열흘 정도 집중적으로 교량 설치 훈련을 해 보고 나서 걸린 시간입니다. 심지어 설치를 맡았던 부대는 주 임무가 군부대 교량을 설치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 시간이 단축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동원업체가 만들 때는 이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습니다.

[앵커] 
배 기자, 그런데 전시동원업체가 사용해야 할 교량을 왜 군부대가 설치한 겁니까?

[기자]
지난해 11월에 진행된 ‘한강상 민·관·군 합동 긴급복구 훈련’이었는데요. 명칭은 민·관·군 합동 훈련이었지만 사실상 군부대만의 훈련이라도 해도 무방할 정도였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냐면, 서울시가 LST 비축 자재를 갖고 있었는데, 그동안 한 번도 이를 활용한 훈련을 한 적이 없었던 겁니다. 군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면, 서울시에서 이 교량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보니 당시 군에서 “우리가 먼저 만들어보겠다”고 제안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서 12년 만에 처음으로 군장병들의 주도 하에 LST교량의 설치 훈련이 이뤄진 겁니다. 그때 계획상에선 1년차에는 군부대가 먼저 시범을 보이고 올해부턴 전시 동원업체가 직접 설치를 해보고 군에서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취재를 해보니까 올해 훈련은 지난 8월23일에 수방사 예하 부대에서 진행이 됐고요. 이번에도 동원업체가 직접 설치하는 훈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부 전시 동원업체 관계자는 “훈련이라기보다는 단순 견학에 더 가까웠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습니다.

[앵커]
동원업체의 훈련도 훈련이지만, 실제 비축 자재도 충분하지가 않다 이런 이야기가 들립니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서울시가 갖고 있는 70m 길이의 LST교량도 현재 하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보면, 동원업체가 18개 기업이고 1년에 한 번씩만 실제 설치 훈련을 한다고 해도 18개 기업이 이 교량만 사용한다면 수년이 걸릴 수도  있는 겁니다.

또 유사시 교량이 파괴가 된다고 하더라도 하나의 다리 복구에만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겁니다. 서울시도 동원업체의 교량 설치 숙달 능력이 미흡하고 또 교량의 수가 부족한 것도 인지는 하고 있지만 교량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예산 등은 현재 확정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 때도 보셨다시피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했을 때 우리 다 보셨지 않습니까. 데이터센터 화재가 발생했을 때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지 않으니까 얼마나 큰 피해를 모두가 봤습니까. 서울시도 이런 걸 본다면, 이렇게 무사안일한 태도로 지나갈 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금 더 꼼꼼히 챙겨야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배석원 기자였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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