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 미행사
흥국생명,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 미행사
  • 박현성 기자
  • 승인 2022.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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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흥국새명]
[사진제공=흥국새명]

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의 중도상환(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외화채권 발행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은 이달 9일로 예정된 5억달러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상환 자금을 조달하려고 했지만, 시장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차질이 생기자 이처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금융기관의 신종자본증권에 대해 콜옵션이 미실시된 것은 2009년 우리은행 후순위채 이후 13년 만으로, 시장에서는 파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 조건이 부여돼 있어 조기상환을 미실시했다는 것이 디폴트(부도)의 의미는 아니지만, 시장에서는 암묵적인 관행으로 여겨집니다.

우리은행 콜옵션 미행사 사태 때도 한국물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에 전반적인 타격을 입었습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국내 크레딧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이번 콜 미행사로 시장의 충격은 다른 시기에 비패 그 여파가 클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유 연구원은 “다른 보험사들도 달러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거나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할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실질적인 경제 만기가 Call date로 인식되던 후순위/신종자본증권에 대한 만기연장리스크 프리미엄을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이어 그는 “일부 자본비율이 감독 규제 수준에 미흡한 경우 투자자 모집 자체도 어려워지는 환경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이와 관련 정원하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이번 콜옵션 미행사가 흥국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 비율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조기상환 시기 도래로 이자율이 재설정되면서 이전보다 금리 부담이 높아져 신종자본증권 배당 부담이 증가하지만, 최근 급격한 금리 상승 등으로 차환 발행 시 부담하는 비용을 고려하면 콜옵션 미행사로 인한 추가 수익성 저하 우려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다만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자본시장 내 신뢰가 저하된다는 점에서 향후 회사의 자본시장 접근성이 낮아질 수 있다"며 "흥국생명이 이미 발행한 후순위채무 중 약 1600억원이(2000억원 중 400억원 조기상환)이 내년 중 만기 도래 예정이므로 추가 자본성 증권 조달에 어려움을 겪거나 금리 부담이 과중해지는 등 자본관리 능력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 연구원은 "2017∼2018년 일부 보험사가 해외채 시장을 통해 신종자본증권을 2조원 이상 발행했고 이 중 1조원 이상의 물량에 대해 내년부터 조기상환 콜옵션 행사가 예정돼 있다"며 "이번 콜옵션 미행사 공시로 국내외 자금 시장 내 불확실성이 일부 확대돼 차환 목적으로 신규 외부 자금을 조달하려는 회사들의 경우 조달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채권 시장 안정화 정책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개별 회사의 보유 재원, 추가적인 보완자본 발행 여력 등이 상이한 점을 고려해 각사의 자본관리 능력 및 국내외 자금시장 상황 전반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신용평가에 이를 반영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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