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기업은 지금 '호칭·직급 다이어트' 중...'님' '매니저' 등 소통 강화
[이슈] 기업은 지금 '호칭·직급 다이어트' 중...'님' '매니저' 등 소통 강화
  • 박나연 기자
  • 승인 2023.0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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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용님·토니'...구성원 간 열린 소통 장려
직급 체계 개편...승진 개념 사라지기도
반응은 엇갈려...수평적 문화 기여 vs 글쎄

"ㅇㅇ님~좋은 아침입니다"

국내 기업들에 '호칭 간소화'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사내망을 통해 ‘경영진·임원 수평호칭 가이드'를 공지했습니다. 이에 따라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은 앞으로 영어 이름이나 영문명의 이니셜(앞글자), 한글 이름에 '님'을 붙이는 등 상호 수평적 호칭을 사용하게 됩니다. 대기업 오너들도 호칭 파괴에 적극 앞장서는 모습입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자신을 회장님이 아닌 '토니'로 불러달라고 요청한 바 있습니다.

더불어 직급 개편도 잇따르는 추세입니다. 일례로 두산그룹은 지난 8일 사내 공지를 통해 이달 21일부터 새로운 직급·직위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5단계(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였던 직위가 2단계(선임·수석)로 바뀌게 됩니다. 기업들은 복잡한 호칭과 직급체계를 단순화함으로써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구성원 간 소통을 강화한다는 구상입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각 사 그룹]

'재용님·토니'...구성원 간 열린 소통 장려

앞으로 삼성전자 직원들은 이재용 회장을 'JY'나 '재용님'으로 부르게 됩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사내망을 통해 '경영진·임원 수평호칭 가이드'를 공지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습니다. 경영진을 포함한 임직원은 앞으로 영어 이름이나 영문명의 이니셜(앞글자), 한글 이름에 '님'을 붙이는 등 상호 수평적 호칭을 사용해야 합니다. 

SK그룹의 한 발 앞선 행보도 눈에 띕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SK텔레콤 인공지능(AI) 사업팀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자신을 회장님이 아닌 '토니'로 불러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토니'는 최 회장의 영어 이름입니다.

이 외에도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JP',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영수님'으로 불립니다. 기업 측은 호칭을 단순화함으로써 구성원 간의 열린 소통을 장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두산그룹 CI
두산그룹 CI

◆ 직급 체계 개편...승진 개념 사라지기도

두산그룹, SK이노베이션, LG전자 등 많은 국내 기업들의 직급 체계도 바뀌고 있습니다.

두산그룹은 지난 8일 사내 공지를 통해 이달 21일부터 새로운 직급·직위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원과 대리는 '선임'으로 호칭을 통합하고 과장·차장·부장은 '수석'으로 묶입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빠른 의사결정의 강점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수평적으로 열린 소통환경을 만들겠다"고 언급했는데, 이번 개편은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확대하고자 하는 박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해석됩니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부터 임원 이하 일반 직원 모두를 'PM' 직급으로 통일했습니다. 기업 관계자는 PM(Professional Manager)이라는 단일 직급 도입으로 직장 내 승진 개념도 자연스레 사라졌다고 말했습니다. LG전자도 직급을 '사원, 선임, 책임' 3단계로 단순화해 직급 개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LG전자 CI
LG전자 CI

반응은 엇갈려...수평적 문화 기여 vs 글쎄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직원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님' 문화를 사용하는 기업에 근무하는 한 관계자는 "사실 같은 부서에 있는 사람들끼리야 직급으로 부르는게 익숙해 아직도 '부장님' 등의 호칭이 나오기도 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소통할 때 수평적이고 동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효과는 분명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궁금한 게 있을때 상무급 임원에게 다이렉트로 자유롭게 질의가 가능한 점에서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문화를 유지하고 있는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존중과 자율성이 주어지면 그만큼 책임감도 커진다고 생각한다"며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직원 간에 규율이 더 확실하게 잡혀있는게 오히려 편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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