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스마트싱스’ 연결 시장, 돈이 되나?"...삼성전자가 초연결에 집중하는 속내는
[이슈] "‘스마트싱스’ 연결 시장, 돈이 되나?"...삼성전자가 초연결에 집중하는 속내는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3.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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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중심엔 '스마트싱스' 있다..."3000여 개 기기 연결 가능"
연결 지속 강조 배경엔...편리성 경험한 '충성고객' 늘리기?
‘스마트홈 도래’ 앞서 봤나?...스마트싱스 2014년 M&A 통해 확보

삼성전자가 연초부터 줄곧 강조하고 있는 메시지가 있습니다. 바로 "고객 맞춤 초연결 경험 확대"입니다. 스마트폰과 TV, 가전 등을 하나로 묶는 연결기술은 삼성전자 임직원이 반도체 사업만큼 열정을 쏟고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도 이를 언급 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IT·가전 최대 전자 전시회(CES2023)에서 '맞춤형 경험으로 열어가는 초연결 시대(Bring Calm to Our Connected World)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한 부회장은 당시 "DX 부문에서 절반 가까운 임직원이 연결 기술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다양한 기기를 쉽고 직관적으로 연결하는 '초연결 시대'를 여는 것이 목표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연결'이라는 키워드는 올해 삼성전자의 핵심 강조 경영 전략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연초 CES2023을 시작으로 지난 6월에는 한 부회장이 직접 '초연결시대, 지속가능한 미래 위한 삼성가전' 기고문을 통해 연결 가치를 피력했고,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IFA2023), 10월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23),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2023)까지도 연결 생태계를 지속 강조하고 있습니다. 더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전시마다 연결 단어 언급이 없었던 현장은 없다시피 합니다. 올해 모든 참가 행사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처음과 끝을 동일한 메시지로 마무리한 '연결 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스마트싱스에코시스템 [사진=삼성전자]

◆ 연결 중심엔 '스마트싱스' 있다..."3000여 개 기기 연결 가능"
삼성전자 연결 생태계는 '스마트싱스(Smart Things)'가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싱스는 다양한 가전제품을 연결하고 제어할 수 있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입니다. 삼성전자 가전뿐만 아니라 구글, 아마존, 애플 등 타사 제품까지 연결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308개 파트너사의 약 3000여 종의 제품과 연결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안성도 지속 검증하고 있고 아이폰 사용자들도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용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는 기능은 '원격제어'입니다. 외부에 있어도 에어컨부터 공기청정기, 세탁기, 건조기, 로봇청소기 등을 핸드폰으로 제어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게 사용자들 평입니다. 또 전력 소모량을 체크하고 조절하는 등 전기료 절약 방법까지 스마트싱스로 전달 받을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전기료 인상 이슈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도 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펫케어(애완동물 돌봄), 엘리베이터 호출, 세제 소모품 관리, 조명, 커튼 제어 등 활용성이 다양한 점이 특징입니다. 내 손 안에서 집안 전체를 관제하고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는 게 사용자들의 대체적인 목소리입니다. 

'스마트 홈' 구현으로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겠다는 게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대외적인 전략이기도 합니다. 한 부회장은 최근 삼성전자 54주년 기념식에서도 이 같은 주문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여러 제품을 잘 연결해 보다 큰 가치를 제공해 미래 라이프스일을 선도하는 기업이 돼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지향점을 제시했습니다. 여기서 '큰 가치 제공자'는 고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진=삼성전자]

◆ 연결 지속 강조 배경엔...편리성 경험한 '충성고객' 늘리기?
삼성전자가 이처럼 연결성을 주창하고 있지만 사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의 매출 사업은 아닙니다. 아무리 많은 사용자가 스마트싱스 앱을 다운로드하고 주변기기들과 연결한다고 해서 당장 삼성전자에 돈을 벌어다 주지는 않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앱을 사용하는 데 요금이 지불되는 것도 아닙니다. 삼성전자 측은 "스마트싱스 기반의 연결 생태계를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장벽없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고자 하기 위한 것"이며 "소비자들은 궁극적으로 플랫폼에 따른 스마트홈 기기 선택의 제약을 받지 않게 돼 기기 선택권과 사용성이 획기적으로 확장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가 브랜드 가리지 않고 삼성 연결 생태계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고객이 삼성 연결 생태계를 경험하는 단계까지만 온다면 편리함에 적응돼 자연스럽게 삼성 고객층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깔려있습니다.

일종의 '고착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고착효과는 다른 서비스와 기술로 전환하는 데 상당한 전환비용이 발생해 새로운 서비스나 기술이 출현해도 현재 사용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계속 사용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이 적용된 다양한 제품도 잇따라 출시하고 있습니다. 냉장고와 세탁기와 같은 가전에 인공지능(AI), IoT 기술이 접목된 것은 일반적이고 그외에도 IoT거실등, 스마트싱스용 문열림센서, 홈카메라, 전동 커튼, 스마트싱스 스테이션 등 수십 가지 별도 상품을 판매하고 있습니니다. 대부분 집안을 이른바 '삼성생태계'로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제품들입니다. 

하지만 현재 다양한 브랜드 기기들과 연동 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사 스마트싱스 제품 가짓수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용자가 증가할수록 삼성전자도 관련 제품 수를 다양화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무선충전과 스마트싱스 허브 역할을 대신하는 '스마트싱스 스테이션'의 경우도 10만원 넘는 금액으로 판매되고 있는데 이 제품은 삼성전자가 올 초 CES 현장에서 처음 공개한 바 있습니다. 다가오는 CES2024에서 또 다른 신제품을 공개할 지도 주목되는 부분입니다.

 KES 2023(한국전자전)에 구축한 삼성전자관 전경.
삼성전자관에선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활용한 효율적인 전기 요금 절감 노하우 등이 공유됐다. [사진=삼성전자]

◆ ‘스마트홈 도래’ 앞서 봤나?...스마트싱스 2014년 M&A 통해 확보
삼성전자는 초연결 시대가 도래할 것을 일찌감치 예견했습니다. 2014년 '스마트홈' 출시를 시작으로 2017년 '삼성커넥트'라는 사업을 추진했고 지금의 스마트싱스는 2018년 본격화된 겁니다. 지금의 삼성전자 스마트싱스라는 명칭은 10여 년 전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한 기술력이 바탕이 됐습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4년 미국 사물인터넷 개방형 개발 회사인 스마트싱스(Smart Things)를 인수했습니다. 2014년 7월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홈업체 인수 이야기가 돌았고 8월 15일 전격 인수 소식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정확한 인수 금액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당시 알려진 규모로는 2억 달러(당시 약 2043억원) 수준입니다.

이때부터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배터리 업계에서 2차전지 관련 연구개발 인력을 상시 채용하듯이 삼성전자도 똑같이 IoT 인력 상시 채용을 벌인 바 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는 스마트홈 1단계 시대부터 3단계 시대까지 앞서 전망한 바 있습니다. "1.0 시대는 가전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되는 시기라면 2.0은 기기들이 스스로 작동하는 단계, 3단계는 여러 회사 제품이 함께 연동돼 작동하는 단계"라고 앞서 로드맵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은 사실상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만큼 3단계로 볼 수 있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통한 지향성은 한결 같습니다. "가정 내 다양한 브랜드의 기기를 모두 연결해 고객 경험과 편리성에 집중하고 여기서 당사 기기 경험을 더욱 확대하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서비스 영역도 넓히는 중입니다. 2020년 10월부터는 '스마트싱스 파인드 서비스'도 개시했습니다. 이 서비스는 삼성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 태그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모바일 기기와 스마트 태그가 장착된 개인 물건 불실했을 때 유용하게 활용이 가능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최근에는 국민은행과 신용카드 위치 확인이 가능한 IoT 기술을 활용한 카드사 협력도 진행 중입니다.

한편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0월 한 달 기준으로 스마트홈·IoT 분야 등록 앱 가운데 스마트싱스가 차지한 비율은 66%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안드로이드 사용자 데이터만을 취합한 것으로 약 566만대로 집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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