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한국전력, '언 발에 오줌누기' 자구책?...적자해소 난망 '미봉책'
[이슈] 한국전력, '언 발에 오줌누기' 자구책?...적자해소 난망 '미봉책'
  • 박나연 기자
  • 승인 2023.1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 기사를 번역합니다

산업용 전기료만 '찔끔' 인상...재정난 완화 근본대책 못돼
한전 "송구스럽다...최대 규모 조직 개편 등 최선 다할 것"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2021년 이후 누적 적자가 47조원,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가 201조원에 달하는 등 재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지금껏 '선 한전의 자구책 마련, 후 요금 인상'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일,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기요금 일부 인상안을 발표했습니다. 산업용 전기요금만 올리기로 결정했는데, 중소기업 요금은 동결하고 대기업 요금만 kWh당 평균 10.6원 인상한다는 내용입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한전의 판매 수익이 올해 4000억원, 내년에는 2조 8000억원으로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적자 해소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입니다. '언 발에 오줌누기 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대규모 인력 조정과 임금조정 등이 포함된 한전의 추가 자구책 역시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안 되는 '미봉책'이라는 부정적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사진=산업통상자원부]

◆ 산업용 전기료만 '찔끔' 인상...재정난 완화 근본대책 못돼

9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이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10.6원 인상됐습니다. 애초에 정부는 올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kWh당 51.6원으로 산정했지만, 지난 1분기(1∼3월)와 2분기를 합해 요금 인상 폭은 kWh당 21.1원에 그쳤습니다.

이에 따라 한전은 이번에 산업용 중에서도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평균 10.6원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주택용과 소상공인·중소기업용 전기요금은 경제에 미치는 부담을 고려해 동결한다는 방침입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사진=한국전력공사]

 한전 "송구스럽다...최대 규모 조직 개편 등 최선 다할 것

김 사장은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걱정을 드려 송구스럽다. 위기를 조속히 타개하기 위해 재정건전화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며 특단의 자구책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우선 "2001년 이후 최대 규모의 조직 개편을 통해 본사 조직을 20% 줄이겠다"며 "소규모 지사를 거점 지사로 통합하고 시너지가 큰 업무는 지역본부가 일괄 수행하도록 해 사업소 조직도 25% 축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올해 정원 감축 이후 초과하는 현원은 올해 말까지 해소하고 자동화 등을 도입해 2026년까지 700명을 추가 감축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희망퇴직의 경우 2직급 이상의 내년도 임금인상분을 재원으로 시행하고, 전 직원 임금 인상분 반납도 연내에 노조와 협의를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입니다. 자산 매산 부분에 대해서는, 한전 인재개발원을 팔고 한전KDN지분 20%와 필리핀 칼라타간 태양광사업 지분(38%)도 전량 팔겠다고 밝혔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