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금환급보증 2016년부터 지금까지 '비슷'
케이조선 올 3분기 실적 지난해보다는 '저조'
"인력난도 있지만 RG 제한에 걸려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케이조선 관계자가 털어놓은 이중의 어려움입니다. 인력난에다 선수금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제한까지 걸려 있다는 겁니다. 케이조선은 지금 과거 조선업 위상을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2021년 7월 STX조선해양에서 케이조선으로 사명을 바꾼 지 이제 2년차. 경영 정상화를 넘어 옛 조선사 위상을 되찾겠다는 포부입니다. 케이조선은 과거 STX조선해양 시절 세계 4위의 수주 잔량과 세계 6위 건조량을 기록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큰 풍파를 겪으면서 2014년 상장 폐지라는 쓴 경험을 했습니다. K-조선산업에 물이 들어오면서 케이조선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합니다. 지금도 일감이 쌓이지만 아직 케이조선의 주력 건조 선박인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LR-1급) 건조 싸이클은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인력난에 선수금환급보증제도까지 '이중고'
조선업 전반이 겪고 있는 인력난. 케이조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중소 조선사로서 더 열악한 상황이기도 합니다. 생산계획, 연구개발, 용접공 등 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인력들의 타 조선소 이직이 끊이질 않아섭니다.
하지만 이는 비단 케이조선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현주소입니다. 저마다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보니 각 조선소마다 채용 → 스카웃으로 타 조선소 등 이직 → 추가 채용의 쳇바퀴 구조가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조선소일수록 이 경쟁에서 불리 할 수밖에 없습니다. 케이조선도 인력을 뺏기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속적으로 사람을 뽑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케이조선 임직원 수는 2020년 922명. 2021년 930명. 2022년 929명, 2023년 분기보고서 기준으로 960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이직하는 부분은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우리로서도 임금 등 업계 평균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케이조선 진해 조선소에는 직영 직원과 협력사 직원을 포함해 약 3000여 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중 협력사 소속으로 현장에 투입된 우즈베키스탄과 동남아 등 외국인 인력은 약 500여 명에 달합니다. E-7비자(전문인력)와 E-9비자(비전문인력) 등을 받고 온 사람들입니다. 최근 정부는 올 3분기까지 총 5370여 명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고용허가를 발급 받아 중소 조선업체에 충원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또 일정의 숙련도와 한국어 능력 등 요건을 충족한 E-9 조선업 외국인력 등을 숙련 비자로 전환해 인력 공급을 확대한다고 했습니다. 케이조선 관계자는 "인력이 늘고 있기는 해도 그간 수주 및 작업량도 증가했기 때문에 여전히 사람은 계속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현재는 외국인 인력 외에도 국내 인력 확보도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배석원 기자]
◆ 선수금환급보증 2016년부터 지금까지 '비슷'
케이조선이 겪고 있는 것은 비단 인력문제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선수금환급보증(RG·Refund Guarantee) 제한 문제도 정부 차원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RG는 쉽게 말해 보험 같은 겁니다. 만약 선박 건조 중 문제가 생겼을 때 보증을 선 금융권으로부터 조선소에 이미 전달한 보증한도 금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보증인 겁니다. 선주사들이 조선사에 발주 할 때 RG를 요구하는 것은 조선 업계에선 오래된 관례입니다. 선박 건조 계약 시 RG여부도 함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RG는 은행 등 금융권에서 내주는데 규모가 작은 조선사 일수록 보증을 서줄 기관도, 보증한도 금액도 적다보니 그만큼 선박 수주에서 불리한 조건에 놓이게 된다는 겁니다. 통상 RG한도는 계약금 10~40% 내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케이조선의 RG한도액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큰 변화 없이 비슷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산업은행과 경남은행 이 두 곳에서 RG를 받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케이조선 관계자는 "RG 문제는 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중소 조선사들도 비슷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남 창원 진해구에 위치한 케이조선 야드 크기는 약 100만㎡(약 30만평)에 달합니다. 길이 385m, 너비 74m에 달하는 1도크(드라이도크)에는 4척의 선박이 한꺼번에 건조되고 있습니다. 케이조선의 주력 건조 선박은 석유화학제품운반선(MR·LR-1급)입니다. 크기는 5만톤급부터 11만 5000톤급 정도입니다. 선박 한 척 건조 기간은 약 1년 6개월에서 2년 안팎. 최근 친환경 이슈가 부각되고 선박 환경 규제도 강화되면서 이젠 LNG이중연료 선박도 함께 건조하고 있습니다. 조선에선 건조에 쓰일 LNG탱크가 대기하고 있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LNG, 메탄올, 암모니아 연료추진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선박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케이조선의 진짜 주력 시장은 열리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석유화학제품운반선의 교체 주기는 2025년 정도부터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케이조선이 재도약 할 수 있는 기점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케이조선이 인력난 해소와 RG 확대를 지속 강조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진 배석원 기자]
◆ 케이조선 올 3분기 실적 지난해보다는 '저조'
올해 3분기 케이조선의 누적 매출액은 5148억 1000만원, 영업손실은 107억43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실적보다는 부진한 수치입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흑자였지만 올해 들어 다시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케이조선은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축과 자체 기술력 등으로 어려운 조선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중형 탱커선과 중형 컨테이너선, LNG벙커링선 등 전략 선종에 대한 친환경, 고효율 기술을 확보하는 등 차별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