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스토리] HD현대마린솔루션 KAM영업부, 신조어 ‘캄’으로 혁신하는 그들을 만나다
[팀스토리] HD현대마린솔루션 KAM영업부, 신조어 ‘캄’으로 혁신하는 그들을 만나다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4.03.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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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주의 말고 과정주의 강조...과정 좋으면 대부분 좋은 결과 낸다"
반 부서장 "사람 때문에 힘든 건 없게 하겠다"..."회의 대신 커피 하자"
고객사 이메일 오면 빠른 답장..."사소해 보이는 것이 신뢰 구축 바탕"

"캄사합니다, 캄동적이야, 캄 보기 좋네요, 오늘도 캄격 받고 갑니다" 

‘감’자를 ‘캄’자로 잘못 쓴 것이 아닙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임직원들이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실제로 쓰는 말들입니다. 처음에는 일부 부서원들 사이에서 시작된 이 '캄'이 지금은 HD현대마린솔루션 전체 임직원들에게 익숙한 문화 코드가 됐습니다. ‘캄’의 의미를 누구나 잘 알아듣기 때문입니다. '캄'은 'KAM'을 가리킵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KAM영업부'의 이니셜을 지칭한 건데요. 'Key Account Manager(주요 고객 관리)’의 약어입니다. 바로 "캄사합니다" 전도사들이 모인 부서입니다.

KAM영업부는 핵심 고객을 중점 관리하며 전략 영업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부서입니다. 최근 이 부서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한 직원은 "KAM영업부서로 가고 싶어도 대기자들이 많고 아직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른 부서에서 경험을 쌓고 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평이 좋게 나 있는 부서로 꼽힙니다. 'KAM영업부'를 이번 팀스토리(팀문화)의 주인공으로 택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곳 구성원들이 만들어 가는 문화는 무엇이고,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일하고 있는지 KAM영업1부 반민섭 부서장을 만나 깊이 있게 들여다봤습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 KAM영업1부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 "성과주의 말고 과정주의 강조...과정 좋으면 대부분 좋은 결과 낸다"
흔히 영업부서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강압적인 분위기와 압도적인 판매 스트레스, 성과주의 문화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기자가 만나 본 KAM영업부는 그런 고정관념을 뒤집었습니다. 반 영업1부 부서장은 부서원들에게 강조하는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우리 부서원들한테 성과주의, 결과주의라고 하지 않고 '과정주의'라고 이야기해요. 과정이 좋으면 90% 이상 좋은 결과로 이어지더라고요". 개인의 성과보다는 최종적으로 회사 실적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게 그가 생각하는 업무 철학입니다. 

그가 이렇게 강조할 수 있는 배경은 실질적인 성과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매년 연평균 성장률 35%를 기록하는 등 고속 성장 중입니다. 2021년 매출 1조 877억원, 영업이익 1130억원, 2022년 매출 1조 3338억원, 영업이익 1419억원을 기록했고, 2023년에는 매출 1조 4305억원, 영업이익은 2015억원을 기록하는 등 매년 실적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HD현대마린솔루션 임직원 전체가 노력해 이룬 성과입니다. 그 한편 KAM영업부의 기여 또한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의 다양한 사업 중 KAM영업부 역할은 '선박부품/서비스 영업'입니다. 반 부서장은 "2021년 선박부품 AS 서비스로 올린 수주 금액은 약 3억 달러, 2023년에는 5억 2000만 달러 수주 실적을 올렸다"면서 "2년 동안 선박부품/서비스 영업 매출은 약 80% 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팀의 성과와 무관치 않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팍스경제TV 배석원 기자와 HD현대마린솔루션 KAM영업1부 반민섭 부서장이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KAM영업팀은 2020년 6월 탄생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팀의 정체성이나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불안감과 고민이 컸던 게 사실입니다. 우스갯소리로 지금은 '캄사합니다'라고 하는데 그때는 '캄캄합니다'라고 했다고 할 정도로 당시엔 실험적이란 평이 따라붙었습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부서는 빠르게 자리 잡았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7월 'KAM영업부'로 승격했고 지금은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KAM영업1부와 2부로 나눠 영업진을 확고히 갖췄습니다.

세부적인 조직 구성도를 살펴보면 영업1과(유럽), 영업2과(아시아·미주), 영업3과(중동·국내), 발전영업과 등 모두 4개 소부서가 만들어져 있고 담당 국가도 구분하고 있습니다. 1,2과는 영업1부, 3과와 발전영업과는 영업2부로 편성돼 있습니다. 반 부서장이 이끌고 있는 영업1부 인원은 약 20명 정도.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직원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젊은 조직입니다. 부서원을 "우리 친구들"이라고 부르는 반 부서장은 82년생. 만으로 42세인 그 역시 젊은 리더입니다.

반민섭 HD현대마린솔루션 KAM영업1부 부서장이 KAM영업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 반 부서장 "사람 때문에 힘든 건 없게 하겠다"..."회의 대신 커피 하자"
반 부서장이 2021년 11월 영업1부로 발령된 후 그가 만든 조직 문화 중 하나는 공식 회의를 없앤 겁니다. "저는 공식 회의를 하지 않아요. 필요한 정보는 개인별로 피드백을 주고받습니다. 무언가 중요한 소식이 있다면, '우리 잠깐 티타임 한번 하자'라고 랜덤하게 모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만 “팀장들이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팀별 회의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그가 즐기는 소통 방식은 스몰토크입니다. '회의 하자'는 말보다 '커피 하자'는 말을 더 자주한다는 게 주위 구성원들의 전언입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사무실에 들어서면 문구 하나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렇게 써있습니다. "숙제하듯 살지 말고 축제하듯 살자, 우리". 이 문구처럼 KAM영업부도 즐겁게 일하는 문화 구축에 힘쓰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이 들어왔을 때 항상 하는 얘기가 있어요. 어차피 일을 하러 온 곳이니까 일 때문에는 힘들 수 있다. 일은 어렵고 힘들 수 있으니까. 그런데 '사람 때문에 힘든 건 없게 하겠다'라는 게 저희의 목표고요".

HD현대마린솔루션 사무실 입부 벽면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부서장의 친근한 리더십 덕분일까. 부서 분위기는 화기애애합니다. 인터뷰 이후 사진 촬영하자는 말에 부서원들이 우르르 몰려들었습니다. 이미 자주 해봤다는 듯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였습니다. KAM의 'K'를 표현한 겁니다. 일과 후 저녁 모임도 잦은 편입니다. 반 부서장은 "요즘 뉴스를 보면 젊은 직원들이 회식을 싫어한다 그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우리 친구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부서 단위 공식 회식은 분기 1번, 팀별 회식은 한 달에 한 번인데, 비공식 모임이 더 많아요"라고 했습니다.

KAM영업부는 이탈률이 제로에 가깝습니다. 부서를 자발적으로 떠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회사의 공식 인사 발령 이외에 자발적으로 부서를 떠난 경우는 이직한 1명을 제외하고는 없다고 반 부서장을 설명했습니다. 그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최고의 팀'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HD현대마린솔루션 KAM영업1부 구성원들이 K를 손가락으로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 고객사 이메일 오면 빠른 답장..."사소해 보이는 것이 신뢰 구축 바탕"
HD현대마린솔루션은 현재 국내에는 분당, 부산, 울산 사업장을 가지고 있고, 해외에서는 네덜란드 로테르담, 미국 휴스턴, 싱가포르와 두바이까지 모두 4개의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실제 해당 국가에 머물며 선주사들과 만나 밀착 영업을 펼치는 것은 주로 현지법인 영업 관계자들. 본사에 속해 있는 KAM영업부는 전략 영업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저희 고객사가 전 세계에 한 900개 정도 육박해요. 그중에서도 저희가 주요 고객사를 120사 정도로 좁혀서 이곳들은 밀착 관리에 집중하고 있죠”. 사업의 규모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을 분석해 전략 영업으로 파고들 수 있게끔 집중 관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 부서장은 쉽게 “법인이 영업 전초기지라면 저희는 본사 카운터 파트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고객사가 요구하는 조건은 모든지 케어(CARE)하겠다는 이상적인 목표도 부서가 활력있게 움직이는 원동력입니다.

출근 시간은 오전 10시. 오후 3시부터는 자유롭게 퇴근할 수 있습니다. 이건 이 부서만의 이야기가 아닌 HD현대마린솔루션 사내 규정입니다. 좌율좌석제라서 아무 곳에 앉아서 근무 할 수 있습니다. KAM영업부의 아침은 이메일 확인으로 시작된다고 합니다. 밤사이 들어온 메일은 없는지, 고객사 요청 사항은 없는지 확인이 가장 먼저라고 했습니다.

반민섭 HD현대마린솔루션 KAM영업1부 부서장이 KAM영업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HD현대마린솔루션] 

웃으며 일한다고 해서 업무 분위기가 느슨한 것은 아닙니다. 반 부서장이 부서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빠른 피드백’입니다. “제가 우선 가르치는 것은 메일을 받으면 무조건 가능한 최대한 빨리 답 메일을 보내라고 합니다. 고객사에게 가장 안 좋은 것은 무응답이거든요. 그러니까 ‘된다, 안 된다, 검토해보겠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 주십시오’라든지 회신을 가장 먼저 보내라고 교육합니다. 이게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신뢰가 쌓이는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가 이런 작은 부분을 강조하는 데에는 그가 직전 싱가포르 법인장으로 근무하며 터득한 경험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가 영업맨으로 처음 발을 내디딘 곳이 바로 싱가포르입니다. 2018년에 설립된 싱가포르 법인으로 발령받으면서 엔지니어이던 그는 처음으로 영업 업무까지 맡게됐습니다.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을 제대로 경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는 서른여섯에 불과했다고 했습니다. 차장 1년차였습니다. "입사 동기하고 둘이 처음에 갔어요. 동기가 영업 주재원이었고 저는 법인장. 이렇게 떠났고, 현지에서 사람도 직접 채용하면서 법인 인원도 25명까지 늘렸죠". 100원 짜리 패킹 판매부터 시작해서 마지막에는 100억원이 넘는 수주 영업을 하기까지 그도 갖가지 경험을 젊은 날에 체득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영업은 본인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 끝에는 신뢰 형성을 기반으로 한다고 했습니다.

부서장으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그는 겸연쩍어했습니다. "구성원뿐만 아니라 HD현대마린솔루션 전 구성원분들이 회사 다니는 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즐겁게 일하는 곳이길 바란다"면서 "일이 안되면 풀면 되는 것이고 깔끔하게 일하고 간다 그런 느낌으로 출근하고 일하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게 개인적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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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초롱 2024-03-27 17:57:16
재밌는 기사네요.

취준생 2024-03-26 15:12:42
미래가치가 풍부한 곳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