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스토리] "우리의 1%가 누군가에겐 100%의 희망이 됩니다"...포스코1%나눔재단, 그들의 이야기
[팀스토리] "우리의 1%가 누군가에겐 100%의 희망이 됩니다"...포스코1%나눔재단, 그들의 이야기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4.0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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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뭉치는 기부 금액만 100억원...임직원에 협력사까지 참여
"수혜자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참여자입니다"...변화와 자립 응원
150여개 공헌 사업 5명이서 해낸다..."와보니 다른 차원의 세계"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연간 100억원의 '착한 돈'을 굴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포스코에는 연간 100억원 규모의 착한 돈이 모아집니다. 전액 기부로 조성되는 이 착한 돈은 장애인, 자립준비 청년들, 국가유공자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사회 곳곳에 스며든 금액만 960억원에 달합니다. 누적 수혜자는 33만 4000여 명에 이릅니다. 작은 도시 하나 전체를 도운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기부금의 원천은 포스코그룹. 임직원과 회사가 기부 천사들입니다. 월급의 1%를 떼어 기부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자발적 동참'이라는 점입니다. 월급의 일부를 떼어내 기부하고 있지만 이름이 남지도, 인사고과에 반영되지 않음에도 참여율이 높습니다. 지난해 기준 포스코그룹 임직원의 기부 참여도는 97%에 달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꾸준히 기부 참여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부는 이제 포스코그룹만의 특유한 문화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오늘 이야기의 주인공은 '포스코1%나눔재단'입니다. 재단은 매년 모이는 100억원 규모의 기부금이 의미 있는 곳에 사용되도록 사회 공헌 사업을 재편하고, 운영합니다. 현재는 팀장인 정명화 리더를 비롯해 문정희 차장, 김현주 과장, 이규근 과장, 황은정 대리까지 5명이 이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100억원의 착한 돈을 굴리는 사람들'이 바로 이들입니다. 포스코센터 포스코1%나눔재단 회의실에서 만난 이들의 얼굴에는 하고 싶은 말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곧장 녹음 버튼을 눌렀습니다. 

포스코1%나눔재단 담당자들이 팍스경제TV와 인터뷰 이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은정 대리, 김현주 과장, 이규근 과장, 문정희 차장, 정명화 리더 [사진=배석원 기자]

◆ 연간 뭉치는 기부 금액만 100억원...임직원에 협력사까지 참여

"1%하면 작다고 생각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실은 1%가 어떤 누구한테는 100%의 희망으로 가거든요."

정명화 포스코1%나눔재단 리더는 인터뷰 처음과 끝에 이 말을 두 번이나 반복했습니다. 이중 부정은 긍정이라는 말처럼 임직원의 1% 기부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그만큼 강조한 것입니다. 연간 100억원의 기부금이 모이는데 이는 1:1비율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가령 임직원 한 명이 1만원을 기부하면 포스코그룹도 직원과 함께 1만원을 기부하는 형태입니다. 그러니까 연간 100억원 정도의 기부금이 모인다는 건 구성원들 약 50억원, 회사가 50억원을 낸다는 뜻입니다.

즉 구성원들의 기부금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회사도 기부 금액을 그만큼 늘리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임직원뿐만이 아닙니다. 그룹 협력사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현재 임직원 그리고 협력사 참여자까지 약 3만 8500명 정도가 급여의 1%를 나누고 있다고 정 리더는 설명했습니다. 재계 순위 5위인 포스코 집단이 임직원 기부동참에서 만큼은 1위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포스코1%나눔재단 정명화 팀장이 재단 활동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이런 어마어마한 기부 문화가 자리 잡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정 리더의 얘기입니다. "재단 창립 시기는 2013년 11월입니다. 그런데 그 전에 2011년부터 부장급 이상 임원분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모금을 시작하셨어요. 조금씩 돈을 기부하셔서 어려운 이웃을 돕거나 좋은 곳을 위해 쓰신다거나 이렇게 시작 했는데, 바로 다음 해인 2012년부터 직원들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되면서 규모가 점점 커지게 된 거죠. 자발적으로 모인 기부금도 커지다보니 '2013년에 공익 재단을 만들어서 한번 본격적으로 도와보자' 해서 재단까지 만들어지게 된 겁니다."
 
당시 각 그룹사 부장급 이상 830여 명이 월급의 1% 나눔 기부를 한 것이 그룹사 전체의 기부 문화를 꽃 피우게 한 씨앗이 된 겁니다. 포스코1%나눔재단 설립 목적에는 '다양한 공익활동을 전개함으로써 포스코그룹과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한다'고 돼 있습니다. 지난해 10주년을 맞아 '1% 나눔 10년의 동행, 100% 희망'이라는 기념 백서도 발간했는데 그간의 선행이 켜켜이 기록돼 있습니다. 미래세대 지원부터 다문화가정 정착, 장애인 자립, 문화예술 지원, 코딩 교육 등 지원 영역도 다양합니다.

국가유공자 첨단보조기구 전달식 모습 [사진=포스코1%나눔재단]

◆ "수혜자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참여자입니다"...변화와 자립 응원
오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포스코1%나눔재단이 늘 눈여겨 챙기는 날입니다. 각종 장애인 정착 지원을 위해 힘쓰고 있는 사업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국가유공자 첨단보조기구 지원도 그 중 하나입니다. 화재를 진압하다 장애를 입은 소방공무원이나 지뢰 폭발로 다리를 잃은 군인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장애를 얻은 분들에게 첨단보조기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가에서 의료 기구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활동에 도움을 주는 로봇 의수·의족, 첨단 휠체어 등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안타까운 사실을 알고 재단이 나서기 시작한 겁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56명에게 첨단보조기구를 지원했습니다. 이 중에는 2015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수색 작전을 벌이다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에 두 다리를 잃은 하재헌 예비역 중사도 있습니다.

재단은 단순 지원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변화와 자립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정 리더를 비롯한 5명의 재단 관계자들은 인터뷰 내내 '지원한다'는 말을 잘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수혜자'라고 부르지 않고 '참여자'라고 부르는 것도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선행을 실천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희망날개(첨단보조기구 지원), 희망공간(장애유형별 공간복지 지원), 만남이 예술이 되다(장애예술인 지원), 두드림(자립준비청년 지원), 포어스(다문화학생 및 교육 소외계층 교육 지원) 등 진행하는 사업명에도 장애 또는 지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기부의 초점을 한계 지원이 아닌 자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섭니다.

[사진=포스코1%나눔재단]

재단을 설립하고 그간 3650일 넘는 1% 나눔 활동이 이어지면서 지원 사업 범위도 더 넓어졌습니다. 정 리더는 "재단 설립 초기 5년 정도는 그룹사들이 다 참여하고 있었기 때문에 포스코 업의 특성에 맞춘 사업을 많이 했었죠. 예를 들면 제철소가 건설 중인 어느 나라에 가서 봉사활동을 한다든가, 어려운 지역에 스틸하우스를 지어준다든가, 이런 업과 연관된 활동을 했다면 5년 이후부터는 우리 사회 사각지대 곳곳으로 범위를 확장해서 장애인 분야, 소외계층 분야 등 넓어지게 된 거죠." 그는 또 지원 사업 역시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예를 들어 10년 전 다문화 사업으로 결혼 이주 여성을 지원했다고 하면, 우리 사회가 10년 전에 결혼 이주 여성을 대했을 때와 지금은 너무나 다르죠. 지금은 결혼 이주 여성을 지원하는 게 아닌 이주 여성들이 낳은 자녀들을 지원하는 다문화가정 사업을 펼친다든가 이처럼 저희의 사업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기부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무조건 지원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사회 결의도 거쳐야 하는 만큼 이들의 기부금 사용은 단순 지원이 아니라는 겁니다. 1% 기부가 100% 희망으로 닿을 수 있도록 필요한 곳에 쓰여 진정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곳에 사용돼야 한다는 이상적인 목적 달성 의식이 느껴졌습니다. 

포스코1%나눔재단 담당자들이 팍스경제TV와 인터뷰 이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현주 과장, 황은정 대리, 이규근 과장, 문정희 차장, 정명화 리더. [사진=배석원 기자]

◆ 150여개 공헌 사업 5명이서 해낸다..."와보니 다른 차원의 세계"
인터뷰 내내 재단 이야기에 빠져들었습니다. 갖가지 선행 스토리를 듣다 보면 포스코 직원이 아닌 NGO단체의 자원봉사자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 정도로 열정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포스코1%나눔재단 근무는 순환으로 돌아갑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기존 담당자들은 또 다른 부서로 이전되고 발령 받은 새로운 인원들이 1% 나눔 사업을 이어가는 구조입니다. 이들은 자부심도 남달랐습니다. "밖에 나가면 진짜 몰려듭니다. 어떻게 운영하는 것인지 기부 형태와 운영 방식까지 벤치마킹을 하고 싶다고. 저희는 포스코 직원들이 재단 운영까지 하니까 어떻게 보면 재능기부까지 하는 재단인거죠." 표정에는 뿌듯함이 가득했습니다.

연간 재단에서 진행하는 사업수만 약 150가지. 이 모든 걸 5명이 해내고 있습니다. 물론 구체적인 사업 등과 관련해선 NGO 등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업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 묻자 몇몇 사례를 들려줬습니다. 재단 활동 참여로 한층 더 밝아진 학생을 떠올리는가 하면, 포스코 인턴을 거쳐 지금은 한 사회적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친구를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방송 출연도 하고 청와대 청년 모임 등에도 뽑혀 나간 적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외에도 보이스피싱으로 피해를 입을 뻔한 청년에게 법률 지원을 한 이야기부터 34명의 장애 예술인을 발굴해 대중에게 소개하고 공연을 진행했던 이야기 등 추억이 많다며 저마다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사진=포스코1%나눔재단 홈페이지]

재단의 수입 지출·공시를 담당하는 김현주 과장은 "뿌듯함을 느낀 순간을 떠올려 본다면 재단 회계 입장에서 2019년에 기부율이 확 오르기 시작한 일"이라면서 "2019년 급여 1% 나눔 참여자 비율은 포스코 그룹 전체 직원의 무려 98%까지 찍었다"고 전했습니다. 재단의 막내인 황은정 대리는 더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했습니다. "사실 저도 기부는 하고 있었지만 재단이 뭘 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면서 "근데 막상 와서 일을 해보니 너무 큰 기부금이 모이고 있어서 놀랐고, 그 큰 기부금이 체계적으로 운영, 관리되고 이 기부를 통해 기쁨을 얻는 분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른 차원의 세계였다"고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황 대리는 지난해부터 재단 뉴스레터도 직접 만들어 발송하고 있습니다. 매월 그가 작성한 뉴스레터를 받아보는 기부 참여자는 3만 8000명입니다. 뉴스레터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그는 "재단이 하고 있는 이 활동을 많은 참여자들에게 알려야 겠다는 생각이 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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