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임자 해봤어?" ‘정주영의 도전정신’ 품은 HD현대, 미니·소형 굴착기 시장 판 흔든다
[이슈] "임자 해봤어?" ‘정주영의 도전정신’ 품은 HD현대, 미니·소형 굴착기 시장 판 흔든다
  • 배석원 기자
  • 승인 2024.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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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유럽서 히트 1.7톤 미니 굴착기 국내 상륙, 전동화 모델도 가세
1톤 미만 초미니 굴착기 선보인 HD현대인프라코어, "내년 초 국내 출시"
"먼 거리서 앱으로 시동 켜고, 작업 공간이 위험한 지역이면 알림도 준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HD현대사이트솔루션·HD현대건설기계·HD현대인프라코어) 3사가 일본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소형 굴착기 시장의 판도를 흔들 기세입니다. 당장 내년부터 신규 소형·미니 굴착기 시리즈를 대거 출시합니다. 앞서 북미와 유럽 등에서 우선 출시했던 소형 굴착기 모델까지도 내년 초부터 한국 시장에 투입하는 등 전방위로 공세를 펼칠 계획입니다. 

통상 소형 굴착기는 6톤 이하, 미니 굴착기는 3.5톤 이하 모델을 지칭합니다. 국내 소형 굴착기 시장의 경우 80%를 일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상황입니다. 6톤 이상 굴착기는 국내 시장에서 HD현대 건설중장비 회사들이 당당히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소형 굴착기에서만큼은 일본 기업들에 맥없이 밀리고 있습니다.

구보다(Kubota), 얀마(Yanmar), 히타치 건설기계(Hitachi Construction Machinery), 코벨코(Kobelco) 등이 국내 소형 굴착기 시장을 독점하고 있습니다. 특히 얀마와 구보다의 점유율이 높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얀마는 1912년, 구보다는 1890년에 설립된 기업인데, 양사 모두 소형 굴착기 시장에 뛰어든 시기가 최소 30년 이상이다 보니 기술력과 경험 측면에서 앞서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얀마의 경우 1968년 최초의 미니 굴착기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HD현대건설기계가 12년만에 성능 개발해 출시하는 1.7톤 미니 굴착기(HX17AZ) 

◆ 북미·유럽서 히트 1.7톤 미니 굴착기 국내 상륙, 전동화 모델도 가세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의 소형·미니 굴착기 경쟁력은 최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국제건설기계전(CONEX2024)에서 드러났습니다. 전시 기간 내내 수많은 인파가 HD현대 부스에서 머무는 등 건설기계 국가대표 브랜드의 위상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입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전시 부스 중앙에 1.7톤 미니 굴착기(HX17AZ)를 배치했습니다. 이 모델은 12년 전에 개발된 것을 2021년에 성능 개량해 지난해 유럽과 북미에서 먼저 출시한 제품입니다. 이미 해외에선 성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 지난해 10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올 상반기 기준 약 300여대 정도가 판매됐다고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전했습니다. 이 히트작을 당장 내년 초부터 국내에 투입합니다. 

지난 27일 한국국제건설기계전에 방문한 한 참관객이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사진=배석원 기자]

"한국 굴착기 시장은, 세계 시장과 취향이 다르다"는 게 굴착기 제조사의 목소리. 제조사 입장에선 우리나라는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힙니다. 굴착기에 부착하는 어태치먼트의 종류도 다양하고, 안전성과 부드러운 조작, 편의성, 장비 내구력 등 '한국향'만의 특징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 일본 기업들이 한 발 먼저 파고든 이 취향을 HD현대 건설기계 부문도 철저한 시장 조사와 분석으로 이번에 제품을 새롭게 개발한 겁니다. HD현대건설기계의 소형 굴착기 제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각종 호스가 밖으로 드러나있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두 굴착기의 팔 역할을 하는 붐 내부로 들어갔습니다. 이외에도 버킷과 암, 붐 등에 보호용 커버를 적용, 모든 실린더에도 보호 가드를 부착해 안전성을 키웠습니다. 좁은 공간 움직임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소선회 기능'도 개선해 장비 후면이 회전시 돌출되지 않도록 한 것도 특징입니다. 또 '가변형 트랙' 기술도 적용해 협소한 공간이 나오면 굴착기 궤도 폭이 더 좁아져 진입 편의성을 강화했습니다.

HD현대건설기계는 또 2톤 미니 전기 굴착기 모델(HX20E)도 처음 공개했습니다. 대용량 배터리(40kWh)를 탑재한 친환경 굴착기로 최대 9시간 작업이 가능하고, 배기음과 탄소배출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급속충전기를 사용하면 단 약 2시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입니다. 회사는 당장 내년부터 이 제품을 국내와 북미, 유럽까지 출시해 소형 전동화 굴착기 시장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HD현대건설기계는 1.7톤, 2톤 굴착기 외에도 6.5톤부터 52톤 굴착기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였는데, 모두 내년 초부터 새롭게 출시할 신규 모델입니다. 일부 모델은 이미 계약이 이뤄져 오는 12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굴착기 시장은 연초에 제품 판매가 활발한 만큼, 선제적으로 홍보·계약을 이끌어내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내년 초 출시할 1톤 미만 초미니 굴착기(DX10Z-7K). [사진=배석원 기자]

◆ 1톤 미만 초미니 굴착기 선보인 HD현대인프라코어, "내년 초 국내 출시"
HD현대인프라코어도 CONEX2024에서 초미니 굴착기(DX10Z-7K)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업계에서 초소형 굴착기는 1톤 미만을 가리킵니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 양사 통틀어 1톤 미만 굴착기를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제품은 건설기계용 면허 없이도 운행할 수 있는 모델로 알려졌습니다. 실내 철거 현장부터 농가 등 다양한 작업 현장에서 투입될 수 있어 활용 가치가 클 것으로 기대하는 제품 중 하나입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 역시 초미니 굴착기를 내년부터 국내 시장에 본격 출시해 소형 굴착기 내수화 지원에 나섭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전기 굴착기에 JK어태치먼트사의 장비를 부착한 시연이 진행 중이다.
[사진=배석원 기자]

지난해 8월 전 세계에서 5번째로 출시한 1.7톤급 전기 굴착기(DX20ZE)의 가동 시범도 이뤄졌습니다. JK어태치먼트의 어태치먼트를 부착한 채로 흙을 퍼내고, 벽돌을 움직이는 시연을 선보이는 등 내연기관 장비와 동일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소음이 작다는 특징을 부각시켰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26년까지 2톤급과 3톤급 모델을 차례로 출시하는 등 전동화 굴착기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14톤급 중형 굴착기 전동화 모델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전동화 모델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받은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초미니 굴착기 외에 당장 내년에 출시할 신모델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1톤, 6.5톤, 15톤, 55톤, 대형 휠로더, 도저까지 제품 라인업을 총망라해 선보이며 영업을 펼쳤습니다. 문재영 HD현대인프라코어 부사장은 "이번 전시회는 HD현대인프라코어에겐 아주 의미 있는 전시회"라면서 "HD현대인프라코어가 HD현대그룹 가족이 된 다음에 디벨론(DEVELON) 브랜드를 론칭한 지가 2년이 됐고, 이 브랜드로 국내 고객에게 처음 다다가는 자리였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리 HD현대 그룹의 대표 건설 장비 대표 브랜드. 그리고 대한민국의 1등 건설장비 브랜드로서의 위상을 알리는 장"이었다고 전했습니다. 문 부사장은 소형 굴착기 개발 외에도 현재 140톤 굴착기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HD현대건설기계의 현대커넥트(왼쪽), HD현대인프라코어의 3D 머신가이던스(오른쪽) 작동 모습.
[사진=배석원 기자]  

◆ "먼 거리서 앱으로 시동 켜고, 작업 공간이 위험한 지역이면 알림도 준다"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은, ‘거칠고 불편해 보이는’ 건설중장비 이미지를 기술로 바꾸고 있습니다. 단순히 크고·작고, 전기로 구동한다고만 강조하지 않는 겁니다. "굴착기 고객은 자동차 고객보다 까다롭고, 더 섬세하면서도 부드럽고, 정밀한 것을 원한다"는 게 기자가 현장에서 들은 업계 이야기. 수 킬로미터를 넘어 서울에서 제주도에 있는 굴착기 시동을 애플리케이션의 터치 한번으로 켤 수 있습니다. 원격공조, 가동현황, 굴착기 위치 확인까지 가능합니다. HD현대건설기계가 2008년 자체 개발한 원격 장비 관리 시스템 '하이메이트(HiMATE) 시스템을 통해 가능해진 건데, 이 기술과 현대커넥트(HYUNDAI CONNECT)앱을 연동해 올해 본격 출시했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도 '마이디벨론(MY DEVELON)'을 지난 4월 출시해 운영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모바일과 웹페이지에서 굴착기 등 장비 운용 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유지보수 신청과 부품 구매 등도 진행할 수 있는 솔루션입니다. 마이디벨론과 현대커넥트를 사용하면 굴착기 운용자가 작업할 때 국내 지하에 광케이블 매설 여부까지 알림으로 받을 수 있어 사고 안전성을 높여준다고 양사는 설명했습니다. 광케이블 알림은 KT 통신사와 협력하고 있습니다. 

한편 HD현대건설기계는 올 3분기 영업이익 43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0% 줄었습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207억원으로 76.9%나 떨어졌습니다. 판매 저조와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HD현대 건설기계부문 입장에선, 국내 소형 굴착기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아성을 깨뜨리고 입지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소형 굴착기 대비 수익성이 큰 중·대형 장비 판매 실적까지 함께 챙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 관계자는 “향후 시장 반등 상황에 대비해 지역별 맞춤형 제품 공급, 프로모션 등의 노력으로 선진 및 신흥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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