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긴급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 사태로 금융시장은 물론 산업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막대합니다.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자동차와 배터리 산업도 예외가 아닙니다.
내년 1월 출범할 미국 트럼프 정권의 한국 배터리·반도체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까지 더해지며,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크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삼성SDI 등 국내 자동차, 배터리 업계는 사태를 예의 주시하며 긴급 대응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 계엄령 소동과 '공급망 리스크' 논란
계엄령 소동으로 인해 한국의 정치·사회적 안정성이 의심받으며, 미국 내에서 한국을 공급망의 잠재적 리스크로 간주하는 목소리가 커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트럼프 정권은 이를 명분으로 한국산 배터리 및 자동차 핵심 부품의 미국 내 생산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정세 불안정 지역에 의존하지 말고 미국 내에서 생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기존의 보조금 제도 폐지를 정당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통해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권은 이를 기반으로 한국 기업들이 미국 내 공장을 설립하도록 유도하며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 측은 관세 인상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취하며, 바이든 정권이 추진한 보조금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폐지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 국내 기업들 위기 대응은?
현대차그룹과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미 북미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트럼프 정권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전문가를 전진 배치하는 인사 조치를 단행했고, 삼성SDI 역시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고려한 조직 개편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보조금 정책이 폐기될 경우, 투자 회수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앞서 현대차는 76억달러(약 10조6035억원)를 들여 미국 조지아주에 메타플랜트를 건설해 지난달 초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메타플랜트는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전기차 공장입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액 공제를 없애면 미국에서 향후 연간 전기차 판매량이 현재보다 31만7000 대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 급등과 국내 시장의 자금 유출 우려 등 향후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라며 "최고 경영진 역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 정부와 민간 '공동 대응' 필요
트럼프 정권의 강경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설득력을 높여야 할 시점인데 계엄령 소동으로 인해 한국의 공급망 안정성이 약화되는 어려운 여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향후 트럼프 정권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기업들의 신속하고 단합된 대응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번 사태가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국제 신뢰도 하락이라는 중장기적 문제가 될 우려가 있다"라며 "국제 신용평가사와 비즈니스 환경에서 신뢰도가 중요한 만큼, 신뢰 훼손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덧붙여 "현재 상황에서는 조속한 안정화와 지도자의 교체, 시스템 복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내년 2~4분기 중 대선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 만큼 국가 신뢰도와 지원 시스템의 한계로 인한 수출 중심의 기업들의 혼란이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