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새 수장 이동걸…매각 어떻게 추진할까?
산은 새 수장 이동걸…매각 어떻게 추진할까?
  • 한수린 기자
  • 승인 2017.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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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이슈 : 세계파이낸스 주형연 기자

 

[팍스경제TV 한수린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회장이 지난 11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대우건설과 KDB생명 매각 등, 이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관련해서 세계파이낸스 주형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취임했죠, 취임식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지난 11일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 회장이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의 반발로 출근이 늦어지는 금융공기업 CEO들이 많은데, 이 회장은 노조의 반발 없이 취임식을 가졌습니다.
이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원활한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며 노조의 취임 승인에 화답했습니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투명한 절차에 따라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성장 분야 육성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 회장은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의 원칙에 대해 “일자리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1년 뒤 죽을 기업을 끌고 가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어떤 기업을 지원할 때 10년, 20년 이상 갈 수 있다는 예상이 되면 거기에 맞춰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새로운 회장이 취임한 만큼 해결 과제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우선 금호타이어 매각이 가장 큰 과제일텐데요. 박삼구 회장 측이 제출한 자구계획이 반려됐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이 회장의 당면 과제로는 기업 구조조정 수행이 우선적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당장 매각 협상이 결렬된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문제부터 해결해야 합니다.
매각 협상 결렬로 현재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타이어를 살리기 위해 추가로 올해 최대 4100억원 이상의 신규 자금 투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이달 말 돌아오는 채권만기 자금은 1조1000억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산은은 지난 12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작성한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자구안을 받았습니다. 우선협상자인 중국 더블스타도 이날 금호타이어 매매계약 해제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산은에 보냈습니다.
산은을 비롯한 채권단은 박 회장이 제시한 자구안이 미흡하다고 판단할 경우 박 회장과 금호타이어 경영진 전원을 해임시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금호타이어는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채권단은 일단 금호타이어 매각이 좌초된 상황에서 손실을 안고 법정관리까지 가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이동걸 회장이 직접 만날까요?

(기자)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건 사실입니다.
박 회장은 '신임 산은 회장을 만날 계획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계획은 항상 있다"라며 "우리 주거래 은행이니까 항상 만나게 되겠죠"라고 말했습니다.
박 회장은 지난 7월 전임 이동걸 회장이 만남을 제안했을 때 거절했다. 박 회장은 기자에게 "상표권 계약에 대해 주주협의회가 먼저 결정하고 그 이후에 만나자고 하는데 만날 이유가 없었다"고 거절 이유를 밝혔습니다.
당시는 금호산업이 이사회를 열고 상표권 사용 조건을 결정하기 전이었다. 채권단이 박 회장측의 의견을 수용해 '금호' 상표권 사용 조건을 수정 제안하고, 박 회장과의 만남을 요구한 것이다. 박 회장과 전임 이동걸 회장의 만남이 불발되고, 금호산업 이사회는 다시 수정안(12.5년ㆍ0.5% 요율)을 제안했습니다.
박 회장은 대표 사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자구안에 대표 사임안이 들어가냐는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해야한다"고 날을 세웠다. 또 '생산직 구조조정도 들어가나'고 묻자 답변을 피했습니다.

 

(앵커) 대우건설 매각은 어떻습니까?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던데요. 산은 회장이 바뀌면서 대우건설 매각에도 변화가 생길까요?

(기자) 산업은행은 KDB 밸류 제6호 사모투자 전문회사를 통해 대우건설의 보통주 2억1100만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대우건설 매각은 이 주식을 파는 작업인데요.
산은은 오는 15일 대우건설 매각주간사로부터 실사보고서를 제출받기로 했습니다.
앞서 산은은 지난 7월 말 매각주간사로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 회계자문사로 한영회계법인, 법무자문사로 법무법인 세종을 각각 선정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입니다.
늦어도 이달 말에는 대우건설의 매각공고가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매각 여건은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무엇보다 대우건설의 주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반기 대우건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과는 반대로 주가는 뒤로 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옥죄는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향후 주택사업의 성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매각 전 조직 슬림화 등의 구조조정을 통해 인수자금을 낮춰 대우건설의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매각에 유리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KDB생명 매각은 어떤가요?

(기자) KDB생명은 2014년 이후 지난해 세 번째 매각을 시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원인으로는 가격 차이 등이 꼽히고 있는데요.
당시 이동걸 전 산은 회장은 KDB생명의 매물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KDB생명은 노사 갈등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아울러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더라도 지역 색깔이나 눈치 보기로 인해 매각이 원만하지 않을 것으로 채권은행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해외 자본이 인수전에 뛰어드는 게 이상하지 않다는 반응입니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과거 산은의 조선업 구조조정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의 칼럼을 쓴 적이 있어, 앞으로 정책금융 운영방향을 바꿀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금호타이어, 대우건설, KDB생명 매각 외에 또 남은 해결과제는?

(기자) 이 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신성장 분야 육성, 창업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산업구조 재편을 통한 전통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도 이뤄야 합니다.
또한 임직원 앞 인재양성, 손익 및 리스크 관리, 행 내 원활한 소통을 위해 윤리경영을 펼쳐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 회장도 이를 각인하고 취임사를 통해 “우리경제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현 상황에서 대한민국 금융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겠다는 뜨거운 열정과 사명감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각자가 인정승천의 자신감과 의지로 맡은 업무에 충실히 임할 것”을 직원들에게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동걸 회장이 취임하는 과정에서 낙하산 논란은 없었나?

(기자) 이 회장이 내정됐을 때 ‘낙하산 인사’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회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입니다.
이 회장은 금융연구원장,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거친 진보성향의 금융 전문가입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출범 전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고, 2009년 1월 금융연구원장에서 물러나면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 회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1969년 경기고에 입학한 동기이기도 합니다. 이 회장은 노무현 정부 출범 전에 장 실장을 초대 금융감독위원장으로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산은 노조는 이 회장의 이러한 과거 이력들을 검증하고자 이 회장의 취임식 전, 토론회를 갖기도 했습니다.
산은 노조원들은 토론회에 참석한 이 회장에게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대한 입장, 정책금융 수장으로서 운영방향 등을 물었습니다.
이 회장이 투명한 답변을 했다고 판단한 노조는 이 회장의 취임식날 출근저지를 하지 않고 바로 취임식을 열 수 있도록 동참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주형연 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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