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불거지는 합당 논의 "거대 양당체제로 회귀하나”
정치권에서 불거지는 합당 논의 "거대 양당체제로 회귀하나”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0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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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는 합당과 협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 한지붕 한식구였던 민주당과 국민의당, 그리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다시 힘을 합칠지 주목이 되고 있는데요.

혼란스러운 정치권, 해법은 있을지 아시아투데이 최태범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지금 정치권에서는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에 흡수통합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이유에서인가요?

최태범 기자) 바른정당이 창당한 과정을 보면 작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과정에서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비박계 의원들이 탄핵에 찬성하면서 탈당해 만들어졌는데요, 새로운 대안적 보수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 창당 목표였지만 지금 정당 지지율은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더군다나 최근에는 황영철 의원의 보좌관 월급 유용 혐의와 이혜훈 전 당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에 이어 바른정당 소속인 남경필 경기지사 아들의 마약 범죄까지 잇단 악재가 터지면서 바른정당은 현재 역대 최대의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이혜훈 전 대표의 사퇴로 생긴 지도부의 공백을 전당대회로 극복하려는 계획이었지만, 지금으로서는 바른정당의 존립자체가 흔들리고 있어 지지 기반인 중도 보수층에서도 외면을 받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바른정당을 대표하는 주자를 꼽자면 창당의 주역인 김무성 고문과 당의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 그리고 남경필 지사와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있는데, 남 지사의 경우 이번 사태로 인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을 도전하는데 있어서도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습니다. 

앵커) 이런 상황이지만 보수통합 논의에는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네요 

최태범 기자) 이렇게 바른정당의 존립이 위협받고 대표주자에 대한 타격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자유한국당은 바른정당과 가장 큰 대척점에 있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 관한 문제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출당이라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본격적으로 보수통합 논의에 불을 지피고 있습니다. 

바른정당 내부적으로는 자강파와 통합파로 나뉘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지만, 멀지 않은 시점에 바른정당이 자유한국당으로 흡수 통합되거나, 아니면 바른정당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탈당해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가능성은 이전보다 훨씬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당에서도 통합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고요 

최태범 기자) 이는 민주당 쪽에서 강력하게 의지를 갖고 있는 부분인데요, 민주당은 5월 9일 대선을 통해 집권여당이 됐지만 국회 의석수가 120석으로, 원내 과반수를 갖고 있지 못해 107석의 자유한국당과 비교해도 실질적으로는 별다른 힘이 없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정부 예산안을 비롯해 인사청문회, 정부제출 법안 등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면 야당과의 협조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보수성향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는 협조를 기대하기 어렵고, 민주당 출신 인사들로 상당수 구성된 국민의당과는 충분히 협력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당이 가진 마흔석의 의석수는, 이게 아주 절묘하게 매번 어느 한쪽에 과반의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어떻게든 국민의당과 협력을 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민주당 입장에서는 국민의당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최근 그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가 있었죠?

최태범 기자) 네, 최근 국민의당의 이런 역할이 부각된 사례를 하나 꼽자면, 일주일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안이 부결된 것인데요, 민주당 출신의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으로 표결을 밀어 붙이기까지 했지만 찬성과 반대가 각각 145표 동수로 나오면서 부결돼 헌정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국회 총 300석 의석 중 민주당이 120석으로, 과반을 위해서는 30석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당론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했던 만큼 남아 있던건 국민의당의 40석이었는데, 민주당이 표 계산을 잘못한 것인지 이탈표가 발생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이번 사례를 통해 국민의당은 국회의 제3당이라는 입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앵커) 오는 21일 열리는 국무회의에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에서도 국민의당이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겠네요 

최태범 기자) 오늘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야3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절차에 임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번주 금요일 전으로 본회의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는데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은 김명수 후보자에 대해 반대입장을 표시하고 있어 표결이 진행된다면 국민의당이 또다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국민의당 의원들 사이에서 찬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때처럼 부결될 가능성도 있어 민주당으로서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정치권의 통합 연대 논의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최태범 기자) 사실 이렇게 국회에서 벌어지는 상황보다 여야 정당들이 더 크게 신경쓰는 것은, 당의 존립을 결정짓는 각종 선거전입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전까지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간 보수통합이나, 민주당과 국민의당간 연대, 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간 통합 논의가 물밑에서만 나오다가, 선거국면에 접어들면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현행 선거체제는 승자 1명이 모두 독식하는 구조인데 지금처럼 분열된 상황에서 표가 나뉠 수밖에 없고, 마땅한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하면 당의 입지는 휘청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즈음하면 각 정당들이 서로 주판알을 튕기면서 복잡한 합종연횡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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