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고객 유치 '출혈경쟁' 심화…결국 소비자 부담
카드사 고객 유치 '출혈경쟁' 심화…결국 소비자 부담
  • 한보람 기자
  • 승인 2017.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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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한보람 기자]

‘카드로 5만원 이상 결제하면 최장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해주겠다’ 또는 ‘아파트 관리비나 자동차 할부를 캐시백 해준다’라는 카드사 광고,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최근 카드사들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마케팅들 인데요.

금융당국은 카드사들이 과도한 출혈경쟁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경쟁, 과연 소비자에게는 좋은 일일까요?
한성대 이아영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카드사 출혈경쟁 어느 정도 수준인가? 

이아영 교수) 카드사의 출혈경쟁은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닙니다. 2003년 신용카드 대란에서 나타났듯이 카드사 출혈경쟁이나 과당경쟁이후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카드대란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카드사 출혈경쟁에 대한 지적은 있어왔습니다.

요즘도 길거리나 대형마트 통로 등에서 카드회원을 모집하는데, 카드를 발급신청하면서 현금을 받습니다. 보통 8만원 정도를 받고 카드신청을 합니다. 

제가 아는 분도 최근 카드 한 장을 더 내셨다는데, 85,000원을 받았다고 합니다. 연회비가 15,000원이니까 7만원은 이익인 셈이고, 물론 카드를 좀 사용해달라는 부탁은 받지만 그건 카드주인의 맘이니까 부담 없는 수익이 생긴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카드 발급부터 마케팅 비용이 지불되고, 또 사용시에 사용금액의 3%에 해당하는 캐시백을 해주는 카드들도 있습니다. 인터넷에 <카드 3%캐시백> 이렇게 검색하면 3% 또는 최대 3.5%까지 캐시백을 준다는 카드들이 여럿 나옵니다.

이러한 것들이 마케팅 비용을 증가시켜서 출혈경쟁이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앵커) 카드사들이 12개월 등 파격적인 무이자 할부경쟁 나서는 이유는?

이아영 교수) 카드사 할부경쟁 역시 단골 메뉴로 계속적으로 논란이 되는 문제입니다. 이유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것인데, 기존 고객을 타사에 뺏기지 않으려는 고육지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만원 이상이면 12개월 무이자 할부를 실시하는 카드사도 있는데, 이것은 할부기간 동안 기존 고객을 붙잡아 둘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실 5만원을 12개월 무이자로 할부한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을 듯 보이지만 할부기간 만큼 자사의 기존 고객을 붙잡아 둔다는 것이 신규회원을 유치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한 카드사라도 공격적 마케팅을 하게 되면 나머지 카드사들도 자기 고객을 지키기 위해 출혈경쟁, 과당경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경쟁에 적극 나서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한 카드사가 공격적 영업에 나서면 출혈경쟁 동참...극복방안

이아영 교수) 각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이기 때문에 특단의 방법으로 출혈경쟁을 금지시킬 방안은 없다고 봐야 합니다. 기존에도 수차례 반복적으로 출혈경쟁,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도 지금까지도 반복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카드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재건축 수주, 통신 보조금, 제약사 영업 등 과당경쟁이 나타나는 사례가 매우 많지만 특단의 해결책 마련이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금융당국에서는 마구잡이식 카드발급 제재라든지 휴면카드 정리,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의 정책을 통해서 과당경쟁을 제한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카드사 경쟁, 이용자에게 이익되나?

이아영 교수) 이익이 되는 이용자도 있고 이익이 안되는 이용자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용자산이 많은 부유층일수록 이익을 보는 이용자가 많고,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이용할 경우가 많은 서민층일수록 오히려 손해가 될 수도 있습니다. 

카드사가 카드발급부터 캐시백, 무이자할부, 각종 포인트 등 서비스하는 만큼 어디선가 그 비용을 벌어야 하는데, 대체로 카드사들이 손쉽게 수익을 낼 수 있는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의 이율을 높여서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기 때문에 서민들의 부담이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카드사 손실 카드론 수익으로 보전한다고?

이아영 교수) 채이배 의원이 공개한 금액은 201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그러니까 3년 6개월 동안의 카드론 수익입니다. 2014년 2조 6235억원....2015년 2조 9220억원...2016년 3조 3000억원...등 매년 카드론 수익이 늘어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감소 분과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서 카드론을 늘려가는 카드사 정책이 한 이유입니다. 카드론 한도를 높여주는 방법으로 대출조건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은행권 대출을 대신하여 카드론을 이용하는 고객을 유치하는 방법입니다.

이런 문제 제기에 대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으로 손실을 메우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과 맞지 않다. 그 반대로 카드사 현금서비스 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부분은 간과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악화?

이아영 교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카드사 수익 중 절반 정도가(2016년기준 54% 수준) 가맹점 수수료로 이루어진다고 보는데 수수료가 인하되면 그만큼 카드사 수익도 줄어들게 되겠죠. 문제는 수익이 줄어든만큼 비용을 절감하고 경영효율을 높여가며 충격을 흡수해야 하는데, 출혈경쟁이 심화되면 그런 비용절감이나 경영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현재 수익의 31%정도를 마케팅 비용에 사용하고 있는데 이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거나 현금서비스, 카드론의 이자율을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고 또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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