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시간 단축? 게임업계 “인원 보강하고, 출시일 늦추고”
근로시간 단축? 게임업계 “인원 보강하고, 출시일 늦추고”
  • 박주연 기자
  • 승인 2018.0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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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박주연 기자] 

<앵커>일주일에 일하는 법정근로 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새 근로기준법이 통과가 됐습니다.

하지만 야근이 많은 게임 업계 업무 특성상 이같은 기준을 지키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게임 출시까지는 늦추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박주연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박기자, 오는 7월부터 주당 근로시간이 줄어듭니다.

새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기존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되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주당 근무시간을 40시간으로 정해져 있긴 하지만 노사가 합의하면 12시간까지 연장근로를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관행적으로 주말 근무는 이 규정의 예외처럼 용인되어 왔고요.

지난 2000년에 1주에서 휴일을 제외한다는 행정해석을 내놓아 토요일, 일요일 1일 최대 근무시간인 8시간을 더하면 68시간이 주당 최장 근로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그 법을 개정하기로 했고요. 새 법의 주요 내용은 당연히 일주일에 토요일, 일요일도 들어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토요일, 일요일까지 합쳐서 일주일에 52시간만 일을 할 수 있도록 한 것, 그게 이번 개정안의 골자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는 7월부터 적용될 예정인데, 게임 업체들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기자> 

대부분 기업들은 일단은 도입을 하겠다는 반응입니다.

게임업계의 경우 작년부터 이미 유연근무제도입으로 근무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는데요.

넥슨은 오전 8~10시 등 원하는 출퇴근 시간대를 선택할 수 있는 유연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넥슨 관계자는 이미 탄력근무제 등을 통해 유연하게 근무시간을 조정, 직원들의 근로시간 준수를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앞으로 시행시기 전까지 개정안에 맞춰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유연근무제를 강화해 법정 근무시간을 준수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1월부터 주 40시간 근무원칙으로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7시부터 10시까지 30분 단위로 본인이 출퇴근 시간을 정할 수 있고, 퇴근 시간도 그 이후에 어떻게 할지 정할 수 있는데요. 1일 근무시간 최소 4시간, 최대 10시간으로 정해놓고 직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이외 추가적으로 탄력적 근무시간제를 검토하고 있는데요.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게임업계의 특성상 신규게임 출시를 앞두거나 테스트할 때 업무강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면서 성수기에는 탄력적 근무시간을 통해 한 주의 근무시간이 넘어가면, 다른 주에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구로의 등대'라는 오명까지 얻었던 넷마블은 야근과 주말근무를 없애고 탄력근무제, 유연근무제들을 이미 도입해 운영중에 있습니다. 또한 넷마블의 경우 연장근무 발생을 차단하기 위해 연장근무는 사전 신청했을 때만 가능하고, 야근 승인을 부사장이 직접하는 등 회사에서 전사적으로 직원들의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넷마블 관계자는 일하는 인원을 더 많이 충원한다던가 초과 근무가 발생하게 될 경우 게임 출시일을 늦춘다던가 하는 방향으로 새근로기준법에 대응할 계획이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사실 근무시간과 관련해서 가장 말이 많이 나왔던 기업들이 게임업계잖아요? 아무래도 야근이 잦기 때문에 고용주들 입장에서는 난감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새 근로기준법을 두고 게임 업체들은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게임업계의 특성상 주 52시간을 획일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업무 특성상 게임 출시를 앞두고 일이 몰리면서 퇴근은 커녕 며칠동안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특히 대규모 신작게임 출시를 앞두고는 평균적으로 3개월 이상 꼬박 준비를 해도 시간을 부족한 게 현실인데요.

하지만 새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면, 게임 출시 직전이라고 월~금요일 5일 동안 3시간씩 야근을 한다면 불법입니다. 이렇게 되면 합산한 초과 근무가 15시간이 돼 연장 근로 한도(주 12시간)를 넘었기 때문이죠.

게임업계 관계자는 큰 게임회사의 경우 인원이 많기 때문에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겠지만, 중소형 게임회사는 앞으로 더 힘들어질 수도 있다 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고용주들 입장과 달리 근로자는 환영한다는 반응입니다.

게임업계 종사자는 야근을 없애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환경이긴 하지만, 작년부터 업계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확실히 달라진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마자막으로 그런데 규모에 따라서 대응이 다른 것 같은데, 신작 게임 출시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소규모 업체를 중심으로 일단 출시 게임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전망인데요.

엔씨,넥슨,넷마블 등 국내 5개 게임사 등 선두 게임 회사들은 인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게임 대작 출시를 앞 둔 경우 타 개발팀의 인력을 재배치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 1,2,3등을 나눠놓고 중요한 게임 순서대로 인력을 배치하고, 캐쥬얼 게임의 경우에는 인원을 적게 배치하거나 하는 방법으로 근무시간은 적게 가져가는 등 인력 재배치가 가능한 것이죠.

 

하지만 게임빌, 컴투스와 같은 중소형 게임사들은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재배치를 통한 운영이 어렵습니다.

특히 인원을 뽑자니 비용이 많이 들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포기하는 게임이 늘어나면서 출시 게임을 줄일 수 밖에 없겠죠,

때문에 당분간 게임업체들의 퍼블리싱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퍼블리싱이라는 것은 다른 게임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사서 그 회사의 이름으로 출시하고, 로열티를 제공하는 것을 이야기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만들어진 게임을 가져다 회사 이름으로 출시하고, 로열티를 제공하면 되니 퍼블리싱을 통한 게임 출시가 늘어날 것이다 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네, 박주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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