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경제TV 오진석 기자]
미국의 골드만삭스, 일본의 노무라 증권과 같은 초대형 투자은행이 우리나라에도 생깁니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5곳인데, 신규사업분야인 발행어음 업무는 한국투자증권만 인가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와 전망 들어봅니다. 세계파이낸스의 주형연 기자 나와있습니다.
(앵커) 한국형 초대형 IB가 선정됐는데, 지정된 5곳은 어디인가요?
(기자) 정부가 한국형 초대형IB 5곳을 지정 했는데요 그 대상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입니다.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목표로 초대형 IB가 출범됐는데요, 정부는 증권사들이 기업의 ‘돈맥경화’를 뚫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추면 예외 없이 초대형 IB로 지정됩니다. 자기자본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하는 등 단기금융도 할 수 있습니다.
단기금융의 최소 40%는 기업금융으로 운용해야 합니다. 기업금융으로 분류되는 자산은 기업 대출·어음 할인과 매입, 발행시장에서 직접 취득한 기업 증권, 유통시장에서 취득한 코넥스 주식과 A등급 이하 회사채 등입니다.
(앵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만 발행어음 사업 인가 받았는데?
(기자) 네, 초대형 IB의 신규 사업 분야인 발행어음은 한국투자증권만 인가를 받았는데요.
한투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하는 등 단기금융을 할 수 있습니다. 한투의 경우 자기자본의 두 배인 8조7000억원까지 어음 발행이 가능합니다. 증권사가 은행처럼 수신기능을 할 수 있는 셈입니다.
이 중 최소 50%인 4조3500억원은 기업 대출이나 어음할인, 저신용 기업의 회사채 인수, 기업자금 지원을 위한 주식 투자 등의 기업금융에 투입됩니다.
한투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연말까지 1조원, 내년엔 4조원을 조달할 계획입니다. 6월 말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계산하면 약 8조원 중반으로 추산됩니다.
한투를 제외한 나머지 4곳은 초대형 IB로 지정돼도 기업고객을 상대로 한 외화환전 업무 등의 제한적인 업무만 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 4곳은 대주주 적격성, 자본 건전성 등에 대한 심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 연내 출범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앵커) 골드만삭스와 한국투자증권, 어떤 차이가 있나요?
(기자) ‘한국판 골드만삭스’ 육성 정책의 모델인 미국 골드만삭스와 한국투자증권의 대표적인 차이점은 바로 ‘자본력’입니다.
이는 국내 초대형IB가 자기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 재무위험을 관리할 능력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골드만삭스의 3분기 총자산은 우리 돈으로 약 1041조원에 달합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기준 36조3000억원 수준으로 3.5%에 불과합니다. 같은 기간 자기자본 규모로만 봐도 한투는 골드만삭스의 5.4% 수준밖에 안됩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골드만삭스의 자본이 약97조원이고 한투 자본은 4조원밖에 안됩니다. 아시아 시장과 비교해 봐도 2~3배 이상 규모가 차이나고 있습니다.
작년 말 일본 노무라홀딩스의 자기자본은 28조원에 달했고, 중국 중신증권은 약 26조원, 일본 다이와홀딩스는 약 13조원, 말레이시아 CIMB는 약 12조원으로 한투 보다 훨씬 높은 수준입니다.
(앵커) 은행권에선 어떤 반응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은행권에선 현재 반발이 거센 상태입니다. 은행업계에선 증권사의 기업신용공여 한도 확대를 비롯해 공여 대상 기업을 중소기업으로 한정하는 것 자체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발행어음업의 경우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초대형IB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인가를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증권사가 은행 예금에 비견될 수 있는 일종의 수신 기능을 갖는 것에 반발한 것입니다.
또 은행연합회는 기업여신을 하면서 은행법 규제를 받지 않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업계 간 형평성과 건전성 규제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 대한 불만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협회는 “24조원 규모의 모험자본 공급이 가능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강조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일단 은행권의 반발을 ‘밥그릇 싸움’으로 일축하며 금투업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한국의 초대형IB, 전문가 및 업계 반응은?
(기자) 전문가들은 “초대형IB의 출범을 계기로 증권업계가 은행이 잠식하던 기업금융시장에 본격 뛰어들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고 평가 했습니다.
또 엔젤투자 등에 한정됐던 중소기업 및 혁신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처가 넓어진 만큼 혁신기업 성장 등 중소기업 생태계 선순환의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기에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없다는 시각도 많은데요,
자기위험을 최소화하면서 신생 및 혁신기업에 자금을 수혈하는 등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느냐가 초대형 IB의 성패를 가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또 아직 인가와 규제 등 걸려있는 문제들이 해결돼야 한다며, 지금은 ‘반쪽짜리 출범’이라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단기어음은 투자자 입장에선 만기가 짧은 증권회사 회사채를 사는 셈이라, 은행예금과 달리 예금자 보호가 안 되기 때문에 사려는 곳이 얼마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