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시행 첫 달] KT&G·롯데쇼핑·CJ 정시퇴근 정책 '문제없어'
[주 52시간 시행 첫 달] KT&G·롯데쇼핑·CJ 정시퇴근 정책 '문제없어'
  • 박혜미 기자
  • 승인 2018.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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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피씨오프제 대신 ‘인터넷 네트워크 오프제’
롯데, 피씨오프제와 탄력·유연근무제 사업 상황별 운영
CJ그룹, 피씨오프제와 스마트워크제 도입으로 ‘워라밸’ 실현

[팍스경제TV 박혜미기자]
(앵커) 지난달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제도가 시행됐죠, 초과 근무를 포함해 주 52시간 이상 근무를 시키면 사업주가 처벌을 받기 때문에 기업들은 추가 인력 채용이나 시스템 마련에 분주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현장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박혜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박 기자, 오늘로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된 지 딱 한 달입니다. 현장 분위기 어떻습니까?

(기자) 네 우선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피씨오프제 등의 시스템이 구축돼 시행중이라는 점입니다.

피씨오프제는 사용 중인 컴퓨터 화면이 퇴근 시간에 자동으로 꺼지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사전에 알림을 통해 화면이 꺼지는 시간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KT&G의 경우 컴퓨터가 꺼지는 건 아니지만 오후 6시30분이 되면 인터넷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네트워크 차단 약 한 시간 전부터 컴퓨터 화면에 노란색 알림이 뜹니다. 퇴근시간쯤에는 빨간 색 알림으로 바뀌면서 네트워크 차단 시간이 가까워졌음을 알립니다.

직원들은 네트워크가 차단되기 전 컴퓨터를 끄고 동료들과 함께 정시에 퇴근하는 모습이었는데요,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는 저녁도 함께 할 수 있는 여유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시간 내 근무를 마쳐야 한다는 점에서 일부 부담은 있지만 취지에는 공감하는 모습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배치율 KT&G 과장>
"작년부터 영업 제조분야 분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서 차근차근 준비해왔고요, 오후 6시만 되면 사무실에 불이 꺼지고 주차장에 차량이 일렬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면 근로시간 단축이 확실히 적용되고 있구나 이렇게 느끼고요.

본사의 경우 네트워크 차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간혹 불가피하게 시급하게 처리해야 하는 일이 있는 경우 어려움을 호소하는 직원들도 있지만 취지를 공감하는 만큼 직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백화점이나 유통업계는 영업시간이 다르거나 사정이 달라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래서 이번엔 롯데쇼핑을 가봤습니다. 롯데는 30여개 계열사에서 피씨오프제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정시출퇴근을 지키고 불필요한 야근이나 휴일 근로를 원천적으로 막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긴겁니다.

그러면서 필요에 따라 집중근무제와 유연근무제를 사업장 상황에 맞게 적절히 운영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안웅 롯데쇼핑 홍보실>
"피씨온·오프제도와 직원들이 원하는 시간대에 근무를 할 수 있는 유연·탄력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야근이 없어진 게 가장 큰 변화구요,

특히 퇴근시간대 이후에 직원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 취미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CJ그룹의 경우에도 계열사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정시퇴근을 위한 피씨오프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을 활용한 재택 결재나 보고 등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방식을 일찌감치 도입했습니다.

<김동환 CJ그룹 커뮤니케이션실 부장>
"작년 5월 인사제도 혁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는데요, 근로시간 단축 제도로 워라밸 중시 문화가 확산되면서 직원들의 업무효율성과 만족도도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CJ는 영위하는 사업이 다양하고 현장근무자도 많은 만큼 지속적으로 제도를 관리해 제도의 본래 취지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앵커) 주 52시간으로 직장의 퇴근 문화가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일자리 창출 효과는 어느정도 있을까요?

(기자) 네 우선 말씀대로 올해는 300인 이상의 사업장에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데, 사업주가 직접 처벌 대상이다 보니 사전에 인력을 채용한 곳이 많습니다.

특히 오늘 고용노동부의 발표를 보면 실제로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의 영향으로 일자리가 3만개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00인 이상 사업장 중 주 52시간 초과 노동자가 있는 기업 1400여곳 중에 800여곳이 2만9000여명을 신규로 채용하겠다는 겁니다.

또 300인 이상 기업 중 59% 가량은 근로시간이 주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기업 10곳 중 6곳은 근로시간 단축 시행 전에 이미 주 52시간을 지키고 있었다는 얘깁니다.

(앵커) 그런데 일부 ICT 업종처럼 근무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업종에는 탄력근로제같은 유연근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잖아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래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탄력근로제가 산업별, 기업별로 적용상황이 다를 수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에 면밀한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실태조사와 전문가 의견을 듣기로 했고요,

고용부 내부적으로도 이미 탄력근로제 시행과 관련한 조사를 진행중입니다. 결과를 토대로 한국노동연구원에서 분석을 통한 정책 연구를 진행할 전망입니다.

이와 함께 고용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미리 적용하는 사업장에게는 신규채용에 따른 인건비 지원 규모나 기간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0인 미만은 2021년 7월부터 제도가 적용되는데요, 6개월 이상 앞당겨 시행하면 혜택을 주면서 선도적으로 정착되도록 유도하겠다는 겁니다.


(앵커) 네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근로시간 단축이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기업 문화의 변화가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혜미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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