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경기 의존도 높아…고용 측면 개선 안보여
[세종=팍스경제TV 박혜미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1%로, 내년은 2.9%로 전망했다. 지난 4월(2.6%)보다 올해 0.5%포인트, 내년 0.4%포인트 각각 높였다. 올해 3% 성장은 무난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경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내년에도 3% 성장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6일 KDI는 '2017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우리 경제가 지난 2014년 이후 3년만인 올해 3%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 내년 전망치를 2.5%로 발표했지만 이번 발표에선 올해 3.1%, 내년 2.9%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이렇게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이유중 하나는 정부의 소득주도, 혁신 성장 정책의 효과가 민간소비에서 많이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같은 우리 경제 개선추세는 반도체 산업과 수출에 집중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견실하다는 평가는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대희 KDI 거시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이 빠른 증가세를 나타내면서 성장률이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3분기 성장률은 3.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만 4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제로성장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KDI는 내년도 수출 증가세가 올해 2.4%에서 3.8%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수입은 7.2%에서 3.7%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의 경우 반도체를 비롯해 IT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빠른 증가세가 두드러지면서 성장률 개선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제조업에서 반도체 생산에 편중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기업들의 제조장비 확충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우리 경제의 고용에 대한 가시적인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으며, 반도체 가격 하락이나 유가 상승, 교역조건 악화 등의 대외적 위험요인에도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정 연구위원은 "경기 개선에도 불구하고 고용 활성화가 미흡한 상황에서 정책기조를 긴축적으로 변화시켜야 할 상황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거시경제정책은 당분간 현재의 완화적인 기조를 유지하여 본격적인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산업 및 부문의 성장이 균형 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의 일자리 확충과 소득불평등 완화, 혁신성장 정책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재정정책은 경제 구조적 문제 해결이 가능한 지출수요에 대응해야 하고, 통화정책은 현재 수준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이다.
또 지출 면에서 효과높은 공공산업에 재정을 집중하는 지출 구조조정과, 사회보험 운영의 내실화, 재정건전성 확보 노력, 국가부채 관리 노력 제고 등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화정책은 당분간 현재 수준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되, 통화정책을 추가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내년도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융정책은 기존 가계부채 해결 대책 효과를 점검하고 방향성만 제시된 대책은 구체적 시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KDI는 노동시장 정책은 안정성과 유연성을 중장기적으로 확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규제정책은 혁신친화적인 규제환경 조성과 경쟁제한적인 진입, 영업규제의 개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대외리스크 요인 중 성장률 상방요인은 세계교역량 증가세 확대, 미국의 감세정책 등을 꼽았다. 반면 하방 요인은 주요 수출품목 단가하락, 대외경쟁력 약화 등으로 분석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산업 간 개선추세의 차이가 결국엔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우리의 산업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좀 저하되는 데서 나오는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혁신성장을 통해서 조금 더 성장의 잠재력이라든지 생산성을 좀 끌어올리는 그러한 노력들이 민관에 다 공통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