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쎈뉴스] 갈현1구역 시공사 선정 무산 배후가 '롯데건설?'...조합원만 '피해'
[빡쎈뉴스] 갈현1구역 시공사 선정 무산 배후가 '롯데건설?'...조합원만 '피해'
  • 윤민영 기자
  • 승인 2019.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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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현1구역, 현대건설 입찰 문제 제기
현대건설 입찰 무효 총회 배후에 롯데건설 개입 의혹
은평구청, "현대건설 입찰 자격 박탈 아냐"

[팍스경제TV 윤민영 기자]

[앵커]

서울 갈현1구역 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수주전이 과열을 넘어 분탕질 수준으로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의 수주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일부 대의원들이 서면 결의를 통해 현대건설 입찰 자격 박탈 회의 소집에 나선 건데요.

롯데건설이 제대로된 설명 없이 대의원 서면 결의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상 입찰참여업체가 시공사 선정을 무산하려는 것입니다.

윤민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스탠드업]

서울시 은평구 갈현 1구역 재개발사업 현장에 나와있습니다.

지난 2006년 시공사 선정 무산 뒤 13년만에 다시 시공사 선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도 넘은 수주 경쟁이 펼쳐지면서 또 다시 시공사 선정 무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갈현 1구역 조합은 오는 26일 긴급 대의원회 소집에 나섰습니다.

입찰업체 중 한 곳인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 박탈과 보증금 몰수를 다루기 위해섭니다.

현대건설 입찰제안서 중 도면이 일부 누락되면서 조합을 무시하고, 이주비 제안이 법적인 문제가 될 수 있어서 자격을 박탈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같은 대의원회 긴급 소집 배후에는 경쟁사인 롯데건설이 있어 논란입니다.

더군다나 대의원들에게는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의원들을 속여 긴급 회의 소집 결의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이 서류는 갈현 1구역 재개발 조합 대의원이 작성한 서류 사본입니다.

한 장은 서면결의 철회서이고, 또 다른 한장은 사실확인서입니다.

철회서에는 "조합에 제출한 소집 결의서는 본인 착오에 의한 것이므로 본 철회서 제출로서 소집 결의서 의사를 철회할 것을 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미 제출한 대의원회 긴급 소집 결의서가 무효라며, 이를 사용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까지 묻겠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사실확인서에는 결의서 철회 이유가 자필로 쓰여있습니다.

"롯데건설 직원이 빠른 사업추진을 해야한다고 해 결의서에 서명을 했다"며 회의 소집 배경에 대해선 자세히 설명을 듣지 못 했다고 확인했습니다.

[갈현 제1구역 재개발 조합 대의원 'A'씨 : "빨리빨리 (사업을) 진행해야 하니까 (서명을) 하라고 해서 (내용은) 보지도 않고 '어련히 알아서 하겠지'하고 (L 건설) 과장님이 수고하고 다니시는데 뭐..."]

[갈현 제1구역 재개발 조합 대의원 'B'씨 : "(대의원회 긴급 소집 결의서) 쓴 사람들도 나중에 들으면 그냥 얼떨결에 쓴 사람 많아...(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우리(조합원들)가 다시 철회하자 이야기해야지. 그렇지 않겠어?"]

이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결의서에 서명을 한 것은 본인 책임이라는 입장입니다.

또, 직원 한 명의 잘못이라며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 박탈과 보증금 몰수를 위한 긴급 대의원회와의 롯데건설의 연관성을 부정했습니다.

[롯데건설 관계자 : "개인의 착오와 개인의 판단의 문제니... 거기 가서 본인이 찬성 내지 반대표를 던지시면 돼요... 어쨌든 조합이 주최하는 거예요. 의견이 전달되는 과정에서 직원 한 명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이같은 논란 속에 사업을 관리, 감독하는 은평구청은 입찰 자격 박탈이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갈현 1구역 조합은 입찰 참가 마감이 끝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현대건설의 입찰제안서 중 일부에 대해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은평구청에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은평구청은 '시공사 선정 계획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회신했지만, 며칠 뒤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입찰 참여 업체들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 '시공자 선정 절차를 진행'하기 바란다"고 최종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은평구청 관계자 : "여러가지 사항을 잘 살펴서 적합하도록 이행을 해라. 이런식으로 공문이 나간거 같아요. 우리가 (입찰 무효 결정을) 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에요. 조합, 시행자가 해야 할 사항인데..."]

결국 은평구청의 최종 입장은 모른척하고 최초 회신만을 근거로 현대건설의 입찰 자격 박탈과 보증금 몰수가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현대건설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적인 대응까지 불사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현대건설 관계자 : "은평구청도 제안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그랬으니까 저희는 정당하게 입찰제안서를 제출했으니까 그거에 대해서 저희는 법적인 검토를 들어가야죠."]

시공사 선정을 얼마 남겨두지 않으며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날만 기다렸던 조합원들은 이런 상황이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갈현 1구역 조합원 : "흠집잡기 싸움이 안됐으면 좋겠어요. 물에 떠 있는 것 같아요. 조각배 타고...이리 갈지 저리갈지 모르겠어요."]

[갈현 1구역 인근 공인중개사 : "일단 사업비가 더 들어가는 부분이 있고요. (사업) 스케쥴 진행 상 차질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자금 사정 때문에 또 (조합원들에게) 여러가지 손해가 생길 수 있고..."]

하지만 수주전을 둘러싼 분탕질로 인해 시공사 선정 무산과 이로 인한 소송전이 예상되면서 10년 넘게 사업 정상화를 바랬던 애꿎은 조합원들만 또 다시 기다림의 늪에 빠지게 됐습니다.

빡쎈뉴스 윤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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