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경신 잇따라…올해는? "쉽지 않네"
금융지주,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 경신 잇따라…올해는? "쉽지 않네"
  • 김수현 기자
  • 승인 2020.0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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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스경제TV 김수현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했다. 5대 금융지주 중에서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신한·KB·하나금융 모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체감 경기가 바닥까지 곤두박질쳤던 2019년의 경기 둔화 흐름에서도 금융지주사들의 실적은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가계대출로 인한 이자수익 확대가 실적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신한·KB·하나금융 세 금융그룹이 지난해 거둔 이자수익만 약 23조원에 달한다.

다만 올해는 대출 규제 심화와 부동산 안정화 정책 등의 요인으로 금융지주의 실적 향상이 매우 어려워질 전망이다.

◆ 신한금융, '리딩지주' 타이틀 수성…KB금융, 격차 줄여 ‘턱밑 추격’

지난 4일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금융그룹 어닝시즌이 시작됐다. 매년 금융지주 순위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치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지난해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리딩지주’ 타이틀은 신한금융(회장 조용병)의 차지였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3조4천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7.8% 늘어난 순이익을 달성한 신한금융은 KB금융을 917억 원 앞서면서, 2년 연속 1위 금융그룹 자리를 지켰다.

KB금융(회장 윤종규)은 지난해 3조3천11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간발의 차이로 1위 금융을 놓쳤다. 이는 전년보다 8.2% 증가한 수치다. KB금융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2년 연속 3조원대 순이익이라는 결과를 이끌었다.

하나금융(회장 김정태)도 전년보다 7.8% 늘어난 2조4천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금융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이다

5대 금융그룹 중 우리금융(회장 손태승)과 NH금융(회장 김광수)만의 실적 발표가 남았다. 우리금융은 7일, NH금융은 14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두 그룹 역시 역대 최고 실적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 금융지주, '이자수익' 톡톡히 누려…신한·KB·하나금융, ‘23조원’ 손안에

금융지주사들이 호실적 쾌거를 이룬 데에는 이자수익 증가의 역할이 컸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연간 이자이익은 7조9천8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4% 증가했다. KB금융의 이자이익도 전년 대비 3.3% 늘면서 9조1천968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5조7천737억원의 이자이익을 달성했다.

세 금융그룹만이 지난해 얻은 이자수익이 약 23조원에 달하는 것이다. 추후 실적 발표가 예정된 우리금융과 NH금융의 이자이익까지 합산된다면, 5대 금융지주가 벌어들인 이자수익은 3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금융지주가 이자수익을 톡톡히 누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무서울 것 없이 치솟았던 집값과 이로 인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653조6천억원으로 1년 전보다 45조6천억원(7%) 늘었다. 이처럼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다 보니,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한 저금리 심화 국면에서도 금융지주의 실적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5대 금융그룹. (사진제공=팍스경제TV)

◆ 금융지주, ‘올해는 녹록치 않아’…“비이자이익, 이자이익 내기 힘들 것”

그러나 올해는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이어가기 매우 힘든 한 해가 될 전망이다. 말 그대로 ‘녹록치 않은’ 2020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지주는 정부의 초강력 부동산 안정화 대책과 대출 규제 강화 노력 등으로 이자이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더해 라임 사태, DLF·DLS 사태 등의 영향으로 올해 고위험 상품들에 대한 규제까지 확대되면서 금융지주가 비이자이익을 내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작년과 올해의 양상이 매우 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문가들은 금융지주의 올해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부동산 안정화 대책 또는 대출 규제 때문에 은행들이 벌써부터 대출 자산에 대한 목표를 대략 20%씩 낮추고 있다”라며 “이에 더해 고위험 상품들에 대한 규제가 많아지면서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비이자이익, 이자이익 둘 다 되게 어려운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대기 연구실장은 이어 “작년과 달리 올해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올해 금융지주의 실적은 많이 내려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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