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현대차, 정의선의 큰그림... 'K-배터리' 넘어 'K-모빌리티' 선봉 이끈다
[비즈 이슈] 현대차, 정의선의 큰그림... 'K-배터리' 넘어 'K-모빌리티' 선봉 이끈다
  • 김홍모 기자
  • 승인 2020.0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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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올 1분기 전기차 2만4,116대 판매... 글로벌 4위 기록
2025년, 11개 EV전용모델 등 44개 전동화 차량 운영 계획
미래 혁신 이끌 배터리 기술 발굴 및 전기차 시스템 개발 역량 강화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이 '전기차 배터리' 동맹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달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22일 LG화학의 충북 오창공장을 찾아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만났다. LG와는 30년 넘는 협력 관계를 유지해온만큼 이번 LG화학 방문은 실무급에서 논의가 시작돼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난 뒤 대기업 총수 간에 이뤄진 두 번째 ‘배터리 회동’이다.

정 수석부회장과 구 대표의 만남은 LG그룹의 초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LG화학이 자사 배터리 기술 개발 현황을 현대차 경영진에 소개하는 자리였다. 정 수석부회장과 구 대표는 이날 LG화학이 개발하고 있는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르면 다음 달 초 SK이노베이션을 보유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만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국내 배터리 제조사 총수들과 직접 만나는데 대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기차 공급 확대에 따른 배터리 업체 선점을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한다. 이렇듯 전기차를 놓고 잇단 총수 회동이 이뤄지면서, 국내 4대 그룹 간 ‘배터리 동맹’이 구체화 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확보전 치열... 국내 4대그룹 미래차 협력 가능성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오는 2025년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배터리 수요(1257GWh)가 공급(197GWh)보다 많아져 공급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LG화학은 25.5%의 점유율로 올 1~4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1위를 기록 했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도 각각 5위, 7위를 기록했다.

나머지 시장 상위 업체가 중국 CATL·BYD, 일본 파나소닉·AESC 등인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그룹으로선 기술력이나 안정적인 수급 측면 모두에서 국내 3사와 협력 관계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LG화학 등 배터리 업체 입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이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전기-글로벌 모듈 플랫폼)를 통해 전기차 양산에 돌입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 LG화학은 르노 조에, 테슬라 모델3(중국산), 아우디 E-트론 EV ▲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 BMW 330e ▲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기아 봉고 1T EV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다. 올해 국내 배터리 3사의 전기차 전체 점유율은 35.3%로, 전세계 전기차 10대중 3대 이상이 3사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글로벌 전기차 전문 매체인 EV볼륨즈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 총 2만4116대의 순수전기차를 판매해 테슬라(8만8400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3만9355대), 폴크스바겐그룹(3만3846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실적 세계 4위에 오른 현대·기아차에게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 받는 국내 배터리 3사와의 협력은 서로에게 윈윈(win-win) 전략으로 4차 산업시대를 맞이하는데 있어 국내 산업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새해 메시지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히며, 올해부터는 미래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 “2020년, 미래 시장 리더십 확보의 원년”... 빌드 업(build-up) 중인 현대자동차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20년 새해 메시지에서 “현대차그룹은 2020년을 미래 시장에 대한 리더십 확보의 원년으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등 미래 시장 리더십을 가시화 하고, 사업 전반에 걸친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의 전기차 전문 기업 카누(Canoo)와 협력해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설계 기술을 활용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동 개발 중이다.

미국 LA에 본사를 두고 있는 카누는 모터, 배터리 등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장착하는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분야에 특화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의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전기차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은 그 위에 용도에 따라 다양한 구조의 차체 상부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플랫폼 길이도 자유자재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기아차는 카누의 스케이트보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함으로써 전기차 개발 공정을 단순화하고 표준화하는 등 전기차 가격을 낮출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기업간의 협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을 통해 미래 혁신을 이끌 배터리 기술 발굴도 추진 중이다.

현대·기아차와 LG화학이 공동으로 전기차, 배터리 분야 유망 스타트업 발굴 프로그램을 가동중으로 ▲EV 주행거리 및 안전성 증대를 위한 차세대 배터리 소재 ▲배터리 효율 및 사용 편의성 증대를 위한 제어 및 유지 보수 ▲배터리 원가 절감을 위한 중고 배터리 등의 재사용 및 재활용 기술 ▲배터리 생산성 향상 및 품질관리를 위한 공정 기술 ▲전기차 구동 부품 ▲전기차 충전 및 에너지 관리 ▲전기차 개인화 서비스 등 총 7개 분야에 응모를 받아 최종 선발된 스타트업은 11월 현대차그룹 미국 오픈이노베이션 거점인 현대크래들 (Hyundai CRADLE) 실리콘밸리 사무소에서 열리는 워크샵에 참석, 상호 협업 구체화를 위한 논의를 이어가게 된다.

현대차그룹 지영조 사장은 “현대·기아차는 혁신적 아이디어로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과 차세대 배터리 혁신을 이끌 다양한 스타트업들과의 협력 파트너십을 기대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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