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이슈] 'LG에너지솔루션' 12월 공식 출범…LG 구광모호 순항 중
[비즈이슈] 'LG에너지솔루션' 12월 공식 출범…LG 구광모호 순항 중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0.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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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배터리부문 분사…세계 배터리 시장 1위 입지 다진다
구 회장 '선택과 집중' 전략 주효…로봇 등 미래 신사업도 탄력 전망

LG '구광모 호(號)'가 순항 중이다. 본격적으로 성장 궤도에 오른 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가칭)'이라는 독립법인으로 분할함으로써 해당 사업부문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분사 결정은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이를 계기로 그룹사 차원에서 추진해 온 미래 신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 작업에도 속도 붙을 전망이다.

◆LG화학 배터리부문 분사…세계 배터리 시장 1위 입지 다진다

구광모 LG 회장.[자료제공: LG그룹]
구광모 LG 회장.[자료제공: LG그룹]

18일 재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고 전지(배터리)사업부문의 회사분할안을 의결했다. LG화학은 "회사 분할에 따른 전문 사업 분야의 집중도 향상 및 경영 효율성 증대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사 방식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 부문을 떼어내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삼는 '물적분할' 방식이다. LG화학이 분사하는 배터리 회사의 지분을 100% 가질 수 있게 되는 데다, 지배력을 유지하고 향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배터리 시장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설 법인명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오는 12월 1일 출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출범 후 배터리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확보된 자금은 다시 배터리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의 설비 및 연구개발(R&D)을 위해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배터리 수주 잔량은 올해 초 기준 150조원 규모다. 해당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선 대규모 신·증설이 필요한 실정이다. IPO를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분할할 경우 경쟁사와 직접적인 가치 비교를 통한 전사적인 가치 상승이 가능하다"며 "또 IPO에 따른 대규모 자금 조달로 재무구조를 안정화 해 경쟁사 대비 투자 여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물적 분할은 배터리 지배력 희석화에 따른 가치 감소보다 재무부담 축소와 고속성장에 따른 배터리 가치 상승 및 거래소 프리미엄 상장을 통한 주주가치 상승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구 회장 '선택과 집중' 전략 주효…로봇 등 기타 미래 신사업도 탄력 전망

LG 로고.[자료제공: LG그룹]
LG 로고.[자료제공: LG그룹]

LG화학의 배터리부문 분사는 구광모 회장의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구 회장은 2018년 취임 이후 꾸준히 핵심 사업·역량에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해왔다. 비주력사업은 축소하는 대신 주력사업에 힘을 보탠 것이다. 

특히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2차전지사업(배터리 사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실제 매년 1조원 이상 집행되는 연구개발비 가운데 30% 이상이 배터리 분야에 투입되고 있으며, 올해의 경우 시설투자 6조원 중 절반에 해당하는 3조원이 배터리 사업에 투입됐다. 

그 결과 LG화학은 올 상반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또 2분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을 받았음에도 사상 처음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흑자를 냈다. 2분기 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은 1555억원으로, 전 분기(518억원) 대비 3배 늘어났다. 

일각에서는 이번 배터리 독립 법인 설립을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로봇 등 기타 미래 신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간 구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의 경쟁력이 부각돼 왔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배터리의 뒤를 이을 차세대 먹거리로 로봇사업을 점찍고, 투자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취임 3년 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조용하지만 안정적인 리더십으로 그룹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며 "특히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이어 받은 배터리 사업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구 회장이 관심을 쏟고 있는 로봇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들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배터리 사업은 '제2의 반도체'로 불릴 정도로 미래 가치가 높은 사업으로 평가 받는다. 업계에선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오는 2025년 180조원으로 메모리 반도체 (170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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