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이슈-공모주 광풍] 새 투자처로 후끈...묻지마 투자에 '빨간불'
[마켓이슈-공모주 광풍] 새 투자처로 후끈...묻지마 투자에 '빨간불'
  • 송현주 기자
  • 승인 2020.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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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투자처 찾아 공모주에 눈길
- SK바이오, 카카오게임즈 상장 후 하락 
- 빚투 등 통한 무분별한 투자 주의해야
[사진=PIXABAY]
[사진=PIXABAY]

# 금융투자업에 종사 중인 전모씨는 올해 SK바이오팜 공모주 열기에 놀라 뒤늦게 다른 공모주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 그는 공모주에 거액을 투자해봤자 몇 주밖에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무리수를 뒀다. 

결혼을 앞둔 상황에서 결혼자금 일부를 보태 총 3000만원을 투자한 것이다. 그러나 후회가 막심했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자금을 끌어모음)로 청약했는데도 고작 2주가량 배정 받았다.

게다가 해당 주식은 상장 직후 따상(공모가 2배+상한가)을 기록하며 강세를 보이는 듯 했지만, 며칠 후 급락세로 전환하더니 손실 규모만 나날이 커지고 있다.   

올해 공모주 투자 열기가 어느 때보다 뜨겁다. 적지 않은 신규 상장주들이 만족스런 수익률도 기록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공모주에 대한 관심은 계속해서 커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전모씨처럼 무리하게 공모주에 투자했다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상장 초반에만 급등한 뒤 주가가 점차 하락하는 사례가 많아서다. 


투자처 찾자...공모주에 몰려든 투자자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공모주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공모주의 위상’이 확 달라진 모습이다.

상장 후 무조건 수익을 낼 것이란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되고 있어서다. 때마침 시중에는 저금리, 부동산 규제에 막혀 투자처를 찾지 못한 돈이 넘쳐난다.

그동안 공모주는 짭짤한 수익을 누릴 수 있는 투자처로 평가됐다. 그렇다보니 기업공개(IPO)를 진행한 기업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모두 흥행 돌풍을 이어간다는 인식이 강했다.

특히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청약 당시 20~30대는 물론이고 50대 이상 중장년층들도 청약 열기에 동참했다. 결국 SK바이오팜은 일반청약 경쟁률 323대 1을 기록했다. 

증거금은 30조9000억원으로 코스피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후 카카오게임즈 청약에선 58조5000억원이 몰리며 코스피와 코스닥 합쳐 역대 최대 증거금을 기록했다.

이달 진행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일반청약 역시 뜨거웠다. 빅히트 청약 증거금은 총 58조4237억원으로 집계됐다. 공모주 투자 열풍은 당분간 지속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9월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정보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지난 9월 1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카카오게임즈의 정보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시작은 좋았지만...커지는 주가 하락폭에 절망


일부 새내기 주식들은 만족스런 수익률을 내고 있다. 지난 7일 종가 기준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공모가 대비 각각 192.86%, 127.08% 올랐다. 

그렇다고 장밋빛 전망만 할 수는 없다.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장중 한때 26만9500원에 달하는 최고점을 찍었는데, 이와 비교하면 현재 약 54% 하락한 상태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고점 대비 59%가량 떨어진 셈이다. SK바이오팜은 상장 5일차, 카카오게임즈는 3일차에 상승세가 꺾였다. 두 회사의 단기 실적 전망을 다소 낮게 보는 경우도 있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SK바이오팜의 경우 IPO 당시 3개월간 보호예수로 묶인 기관 물량(170만주)이 해제된 탓에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관이 이번에 풀리는 물량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주가는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신규 상장주들도 당초 기대와 달리 이름값을 제대로 못할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열풍이 광풍될라...무분별한 투자 주의해야


공모주 열풍이 자칫 광풍으로 확산될 수 있어 우려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공모주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에 무분별한 투자를 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무엇보다 공모주의 상장 초반 높은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 최근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자 공모주 청약 열풍이 지나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최근 공모주 청약 열기나 주식 예탁금 사상 최대 기록 등은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줬다"고 밝혔다. 

그는 "단, 주식과 채권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한다”고 우려했다. 또 과도한 투자 열기에 휩쓸려 이른바 빚투(빚을 내 투자하는 것)를 해선 안 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기 악화로 전반적인 신용대출 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대출을 이용한 주식 투자의 경우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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