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40대 CEO 배출…주요 계열사에 50대 초중반 CEO 포진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국내 기업들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젊은 피' 수혈 인사를 단행하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기업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낼 수 있는 새로운 인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기업들은 50대 젊은 경영자들을 주축으로 그룹의 수익성 기반 성장 전략을 구체화해나가는 모습이다.
◆삼성·LG 등 40~50대 젊은 경영진 대거 '전진배치'
삼성그룹의 2021년 사장단 인사의 주요 특징은 '세대교체'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 2일 정기인사를 통해 50대 사장 5명을 배출, 젊은 인재들을 전진 배치하며 신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기회를 부여했다. 핵심 사업부인 반도체 부문에서 50대인 이정배 부사장과 최시영 부사장을 각각 메모리사업부장과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으로 승진 발령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의 또 다른 전자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50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번 인사를 통해 최주선 대형 디스플레이사업부장(57세)과 김성철 중소형 디스플레이사업부장(59세)이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LG그룹도 올해 연말 인사에서 유능한 젊은 인재들을 대거 발탁했다. LG그룹은 지난해 보다 18명 늘어난 총 124명의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이 중 45세 이하 신규 임원은 총 24명으로, 지난 2년간 각각 21명에 이어 증가했다.
1980년대생 신임 임원도 총 3명 탄생시켰다. 또 최연소 임원에는 지혜경 LG생활건강 중국디지털사업부문장 상무가 이름을 올렸다. 지 상무는 37세로, 지난 4년간 중국 디지털사업을 이끌며 젊은 감성으로 발 빠르게 대응해 현지 공략에 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그룹 40대 CEO 배출…50대 초중반 CEO 포진
SK그룹은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1974년생(46세)의 최고경영자(CEO)를 배출했다. 주인공은 추형욱 SK E&S 사장으로, 임원 선임 만 3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올랐다. 추 사장은 이번에 함께 승진한 유정준(58세) 부회장과 SK E&S 공동대표를 맡게 되며, 최근 출범한 SK 수소사업추진단 단장도 겸한다.
추 사장은 SK E&S와 SK㈜에서 사업 개발, 재무, 경영 진단, 투자 업무 등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해부터는 SK㈜ 투자1센터장으로 그룹의 친환경에너지, 반도체 소재·배터리 소재 분야의 신규 사업 개발과 인수·합병 등을 주로 맡았다.
추 사장은 2010년 SK그룹이 LNG 사업을 처음 기획할 당시 주축 멤버로, 불모지나 다름없던 국내 민간 LNG 사업을 주도적으로 키웠다. 또 최근에는 세계 최대 동박 회사인 왓슨과 KCTF 인수를 추진해 동박 사업을 SK의 차세대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기여했다.
한편, SK그룹은 지난 2018년 말 정기 인사에서 신임 임원 절반 이상을 1970년대생으로 채운 바 있다. 지난해 인사에서도 박성하(55세) 수펙스추구협의회 전략지원팀장, 최진환(52세) SK브로브밴드 사장, 이용욱(52세) SK머티리얼즈 사장 등 50대 초반 CEO를 대거 발탁했다. 이에 현재 SK그룹 내 주요 CEO들은 모두 50대 중·후반대로 채워친 상태다.
국내 기업들이 올해 연말 인사를 통해 '세대교체' 작업에 나선 것은 급변하고 있는 국내 산업환경과 무관치 않다. 현재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 악재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내 기업들에겐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위기 돌파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미래 먹거리 발굴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인재 양성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수장을 바꾸는 인사는 많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인사를 들여다보면 사업부장 등 주요 보직에 50대 초반이나 40대까지 상대적으로 젊은 인재를 등용해 신성장 동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