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이슈] 정몽구 명예회장 "현대차 완전히 떠난다"…정의선 체제 '공식화 선언'
[비즈 이슈] 정몽구 명예회장 "현대차 완전히 떠난다"…정의선 체제 '공식화 선언'
  • 이형선 기자
  • 승인 2021.0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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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명예회장 내달 그룹 직함 다 내려놔…정 회장에 힘 실어주기
정 회장 체제 더욱 '공고화'…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가속도'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공식적으로 완전히 손을 뗀다. 현대차·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에 이어 마지막 남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까지 내려놓기로 하면서다. 그룹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는 것이다. 1998년 현대차 회장에 오른 지 23년 만이다.

정 명예회장의 은퇴로 아들인 정의선 회장 체제는 더욱 확고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추진하는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작업은 한층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 정 명예회장 내달 그룹 직함 다 내려놔…정 회장에 힘 실어주기

[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 [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정 명예회장은 다음 달 24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이 자리에는 고영석 연구개발(R&D) 기획운영실장(상무)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다. 

정 명예회장의 현대모비스 사내이사 임기 만료는 내년 3월이다. 하지만 이미 아들인 정 회장에게 그룹 전반의 경영권을 넘겨준 상황이기 때문에 2022년 3월 임기까지 유지하지 않고 물러나기로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체제 구축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실제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3월 현대차 이사회에서 21년 만에 이사회 의장직을 당시 정 수석부회장에게 넘겨준 데 이어 10월에는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직을 물려주었다.

정 명예회장은 이번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 사임을 끝으로 그룹 내 공식 직함을 모두 내려놓게 됐다. 그는 지난 2014년 현대제철, 2018년 현대건설 등기이사직에서 차례로 물러난 데 이어 지난해 현대차 사내이사직도 내려놓은 바 있다.

1938년생인 정 명예회장은 지난 1999년 현대차 이사회 의장 겸 그룹 회장을 맡아 현대차그룹을 세계 굴지의 자동차회사로 키워냈다. 특히 2000년에는 동생인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과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인 끝에 현대차 계열 회사만 들고 나와 홀로서기에 나섰다.

또 정 명예회장은 IMF 위기 당시 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서도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회생시켰다. 이를 발판으로 현대차그룹을 출범 10년 만인 2010년 글로벌 5위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 정 회장 체제 더욱 '공고화'…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가속도'

[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과 케빈 클락 앱티브 CEO가 지난 2019년 9월 자율주행 합작법인 본계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정 명예회장이 그룹 경영에서 공식 손을 떼는 만큼 향후 정 회장 체제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정 회장이 이미 지난해 공식 회장직을 물려받은 후 자신만의 경영 색깔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만큼 그룹 내에서의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정 회장은 2018년 공식적으로 수석부회장에 오르면서 사실상 총수역할을 해왔다.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을 맡은 2년여 기간 동안에는 그룹의 미래 혁신 비전을 제시하고 핵심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정 회장은 자동차 산업과 모빌리티 재편에 선제적으로 과감한 투자와 제휴, 적극적인 인재 영입 등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전환시키는 데에 주력했다.

이를 위해 정 회장은 '2025년까지 60조원 투자' 계획을 세운 것을 바탕으로 지난해 3월 세계 최고 완전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한 합작 기업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모셔널은 오는 2023년부터 미국 주요 도시에서 자율주행차 기반의 '멀티마켓 로보택시' 서비스를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정 회장은 미래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의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 고도화 및 사업 확대를 통해 글로벌 수소 생태계 주도권을 확보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에는 포스코그룹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관련 사업 분야에서 다각적인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양사는 포스코 포항, 광양제철소에서 운영하는 트럭 등 차량 1500대를 단계적으로 수소전기차로 전환하고, 각 제철소 내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을 위해 상호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아울러 포스코그룹이 수소를, 현대차그룹이 수소연료전지를 공급하는 형태로 연료전지 발전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한편, 수소에너지 활용 확대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의 건강 이상설이 돌기 한참 전부터 정 회장으로의 경영 승계 작업이 이어지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면서 "정 회장이 평소 엄격한 스타일인 정 명예회장의 교육 방침 아래 승계 수업을 받았고, 현재 아버지 못지않은 경영 능력을 충분히 인정받은 상태라 그룹 내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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